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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5 2015. 5. 23. 23:30

1. 로맹가리의<자기 앞의 생> 첫머리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그들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친거야."

나는 대답했다.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

 

 

 

 

2. 영화 <Mad Max>를 보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시메이의 하이쿠.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으려다

미쳐버렸네

 

 

 

3. <헤세로 가는 길>의 정여울 작가가 헤세의 <황야의 이리> 중 가장 좋아한다는 문장.

"미친 사람만 입장하세요."

 

 

4. 존 버거의 <A가 X에게>중,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죠. 마치 코끼리들이 긴 코로 물을 뿌리며 서로를 씻어 줄 때처럼요. 우리는 멈추지 않았고, 점점 더 미친듯이 과장된 소리를 질렀어요. 왼팔을 긴 코처럼 내젓는 두 마리의 코끼리! 그러는 동안, 우리 둘은 각자의 수감 시절을 떠올렸고, 그 시절의 농담과 함께, 우리가 연기(演技)하고 있는 건 해방의 꿈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맞아요, 미친 거죠. 무엇보다도 그 광기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광기에 대한 묘사들.

광기로 인해 더 삶이 더 나아진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아갈 수는 있지 않을까. 매드맥스의 주인공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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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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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7년전의 그날이 생각났다.


공연을 보던 그 날의 햇빛, 기분, 너의 미소. 우리의 대화, 그 밤 어둠의 밀도 이런것들.

"다음 공연을 너와 함께 볼 수 있을까?"

나의 질문에 너는 그렇게 될 수 있을거라고 했다.



그때의 우리는 지금의 우리를 짐작조차도 할 수 없었다. 지나온 날들이 또 까마득하다.

시간이 흘렀다, 라는걸 이렇게 온 몸으로 느끼는 순간.

앞으로의 우리를 또 짐작조차 할 수도 없는 순간들.

더 깊어져 갈 '감성과 시간의 두께'.


공연을 함께 하는 내내, 우리 지나온 청춘의 모습들을 꺼내어 보여주겠다고 그가 약속했다.

그의 말대로 였다. 사랑과 이별이 뭔지도 모르던 날들부터 그게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게 돼버린 날들.

그와 함께 웃고 울었던 아주 많은 날들. 

그래서 당신의 노래 가사를 더 잘 알게되었던 날들.

그때의 나의 모습들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아련하다. 

그때가 좋았었기 때문이 아니라 다시 올 수 없는 시간들이니까.

그리고 우린 이제 하루하루 힘겹고, 위로가 필요한 날들을 살아가고 있는 어른이 되어버렸으니까.


언제나와 같은 그의 변태성 유머센스가 튀어나오는 순간에 나는 웃었고,

해철이형의 죽음 이야기 앞에서 나는 끅끅대며 울었다.


'여름날' 가사처럼

우리 얘기도 그래서 끝이 있겠지만,   

언젠가 또 지금의 우리를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다.


 

문득 아주 행복하다고 느껴졌다.


언젠가 그가 얘기했듯. 행복은 이런 잠깐의 순간을 담는 사진 같은 것인가보다.


공연 끝, 울고 있는 그를 

웃으며 울며 위로하고, 마음을 받았다.

수없이 많은 청춘의 나날들이 그의 음악속에 있다.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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