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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1

Diary/2015 2015. 7. 11. 09:16

 

 

지난 8개월간,

나는 이 노래를 몇번이나 들었을까.

 

매일 내게 위안이 되는 노래.

기도같은 노래.

퇴근 길, 이어폰에서 이 노래가 흘러 나오면 하루가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이 밀려온다.

 

고마운 사람, 

다정한 당신의 노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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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5 2015. 5. 23. 23:30

1. 로맹가리의<자기 앞의 생> 첫머리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그들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친거야."

나는 대답했다.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

 

 

 

 

2. 영화 <Mad Max>를 보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시메이의 하이쿠.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으려다

미쳐버렸네

 

 

 

3. <헤세로 가는 길>의 정여울 작가가 헤세의 <황야의 이리> 중 가장 좋아한다는 문장.

"미친 사람만 입장하세요."

 

 

4. 존 버거의 <A가 X에게>중,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죠. 마치 코끼리들이 긴 코로 물을 뿌리며 서로를 씻어 줄 때처럼요. 우리는 멈추지 않았고, 점점 더 미친듯이 과장된 소리를 질렀어요. 왼팔을 긴 코처럼 내젓는 두 마리의 코끼리! 그러는 동안, 우리 둘은 각자의 수감 시절을 떠올렸고, 그 시절의 농담과 함께, 우리가 연기(演技)하고 있는 건 해방의 꿈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맞아요, 미친 거죠. 무엇보다도 그 광기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광기에 대한 묘사들.

광기로 인해 더 삶이 더 나아진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아갈 수는 있지 않을까. 매드맥스의 주인공들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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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5 2015. 1. 29. 20:55

제주, 정확히는 노형동.


나에게는 '지구 밖, 우주의 어느 곳'쯤으로 여겨지던 곳.

세상의 모든 소음을 차단하고 숨어 들 수 있던 곳.

그럼에도 지구, 여기, 서울,로 언제나 다시 되돌아 왔었어야 했던 곳.


단 한번도 그곳으로 진짜 도망치지 못했지만 그 때의 나에게 그곳은 '집'이었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 그래서 가끔씩 그곳에 가면 늘 나는 졸음이 쏟아지곤 했다.

정말 이상하리만큼 잠이 쏟아졌다. 마음의 짐과 긴장을 다 내려놓고 무언가 빠져나간 그 자리를 잠으로 다 채우듯이.


그 곳에서의 기억들은 물 샐틈 없는 밀도깊은 것들이어서 

그래서 이렇게 내 의지와 관계없이 불쑥, 일을 위해 가야한다는 것이 영 불편하다.

꼭꼭 숨겨둔 내 비밀의 장소를 원치않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이런 기분.

아무튼 이번주는 워크샵 덕분에 주 6일 근무.

사는게 힘들다,로 마무리 지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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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5 2015. 1. 3. 10:53

#1. 

평화로운 아침이다.

가지와 아침 식사를 하고, 나는 빨래가 다 되기를 기다리며 책을 뒤적대고,

가지 녀석은 이불을 둘둘 말더니 카펫 위에서 고개만 쏘옥 내밀고 곯아 떨어졌다.


지난 새벽


"여긴 우리의 동굴이야.

우리는 상처를 입고 이곳에 숨어들지.

우린 여기서 비바람을 피하고, 배를 채우고, 

웅그리고 누워 체온을 나누는거야."


하고, 잠에 취해 가지에게 말해주었다.


말하고, 쓰고, 읽는 시간이 많아졌다.

외로워졌고, 본연의 나로 돌아가고 있나보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2. 

지난 주 회사에서.


"그들은 서로 물과 기름 같은 사이군요? 

하지만 우리는 물과 기름을 섞게 할 수 있잖아요?

유화제 역할을 해 주세요."


라고 누군가 말했다.

반쯤 (회사의 특성을 섞은) 유머가 담긴 농담같은 말이었는데, 속으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던건 아마.


난 평생 무리의 가운데서 유화제 역할을 해 왔던 거구나. 애초에 태어날 때 부터.

근데 난 또 여기서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거네. 이건 운명같은건가-

싶어서.


지나치듯 들었던 농담이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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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4 2014. 12. 18. 21:42

점심 시간, 김연수 작가님의 <소설가의 일>을 조금씩 읽고 있다.

하루에 한 챕터씩 읽어볼까 했는데, 그건 역시 힘들고. 이틀에 한 챕터 정도.

그는 점점 더 글을 너무(!) 잘 쓰고 있는 소설가이고,

언젠가 내가 지루하게 읽었던 <지지 않는 다는 말>의 동일 작가답지 않게(!)

유려한 문장과 고퀄리티 유머 감각을 자랑하며 <소설가의 일>에 대해 말하고 있어

난 매일 혼자 앉아 키득대며 책을 읽는다. 



그러다 어제 책 속에서 만난 라디오 헤드. 

불현듯 <Pablo Honey>앨범이 너무 듣고 싶어져서 플레이를 시작하고서는 무한 반복을 하고 있다. 

예전엔 이 앨범에서 "Anyone play with guitar"노래를 이렇게까지 좋아하진 않았는데. 

아마 그 땐 creep이 너무 좋아서였겠지만.(그리고 creep은 여전히 좋지만)

아무튼 이 노래가 참 좋다. 머리를 길게 기르고 나도 짐 모리슨이 되어볼까.

봄이 오면 기타를 다시 배우고. 그러면 나도 좀 의미있는 존재가 되는걸까.


3년 전 겨울, 어느날 아침. 

따듯한 울산집 침대에 누워 아이폰으로 사람들의 출근길 포스팅들을 보며

내가 무엇으로부터 달아나, 그곳으로 갔는지를 명확히 깨달았던 때가 있었지.


오늘.

내가 어느곳으로 다시 되돌아 왔는지 정확하게 깨달았고,

그래서 약간은 눈물이 날 것도 같았던 아침이었다.


이게 다 김연수 작가님 때문이다-로 마무리 지으련다. 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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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11

Diary/2014 2014. 12. 11. 22:21

#1. 이럴 여유가 있어서는 안될 날이지만, 할일을 또 가득 쌓아두고는 

성시경의 감미로운 캐롤을 들으며 pseudo-comfort. 


참으로 오랜만의 일기.

뭘 생각할 마음과 머릿속의 여유도 없고, 시간도 없는 날들이었고,

아마도 어쩌면 당분간은 그런 생활이 계속 되겠지만 최대한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어느 순간에 내가 무너지는지 알고 있으니까.

나이를 허투루 먹는건 아니다.



#2. 한동안 사진첩에 남은 지두의 사진 때문에 사진첩을 뒤적거리는 것조차 괴로웠는데,

또 일상은 많은 것들을 무뎌지게 한다.

엊그제 퇴근 길, 집 앞에 돌아다니는 개 한마리를 만나 쓰다듬어주다 문득 지두가 그리워졌다. 

날이 무척 추워졌는데 잘 지내고 있으려나. 

앞으로도 많은 날들, 마음에 뭐가 얹힌듯, 지두 생각이 날 것 같다.



#3. 낯선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게 되어, 자꾸 익숙한 사람들을 보고 싶어 하나 보다. 

규호오빠를 보러 전주에도 내려갈 뻔 했고, 뜬금없는 약속들을 잡고, 지난 주말엔 병희님 결혼식에도 다녀오고.

하루에 뱉을 수 있는 말의 총량에 대해 깨달았던 울산 생활이었다면,

하루에 들을 수 있는 말의 총량에 대해 깨닫는 최근의 날들이다.

너무 많은 말들을 들어야 하는 날엔, 나는 몸을 많이 움직인 것보다 몸과 머릿속이 훨씬 피로하고, 때때로 괴로우며

그래서 가장 익숙한 음악들을 크게 들으며 가능한 혼자 걸어 퇴근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수치로 정량할 수 있다면, 난 남들보다 참아낼 수 있는 voice의 limit이 아주 제한적인것이 틀림없다.



#4. 아침, 어떻게 기분을 끌어올릴까 하다 '숲 속의 파이터' 노래 한 곡에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여전히 나에게 그는 가장 따듯한 존재.


그를 생각한 어느날,  

우리의 한 시절이 지나갔음을, 

지나가고 있는 그 순간엔 미쳐 몰랐으나 이미 다 지나가고 난 그 시절을

이제는 어떤 서글픔과 애틋함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그가 여전히 그립고,

12월 31일의 공연이 기다려진다.

그와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난 뒤에는, 또 한살을 먹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여전히 나에게 그는 아이러니한 존재.

시작부터 그랬으니, 아마 마지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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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4 2014. 10. 26. 23:11


#1. 

일주일만에 울산집에 돌아왔는데, 오랜만에 악몽을 꾸었다. 몸이 아픈 탓인가.

잠든지 두시간쯤만에 소리를 지르다 깨서는 주차장에 내려갔다. 새벽 다섯시 반.

저녁때 지두가 없어 이부자리를 정리해주고 올라왔는데, 새벽에 내려가보니 지두가 무심하게 자다깨서는 날 한참 바라본다.

유난스럽지도 않게. "응? 왔어?" 하는 표정.

그래서 고마웠다. 내 맘이 좀 편안해지도록, 그냥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것 같은 표정을 지어줘서.

나도 지두를 한참 바라보다가 들어와서 다시 잠이 들었고, 아침까지 깨지 않고 잘 수 있었다.



#2. 

지난 금요일. 몹시 아픈 상태로 누워있다가, 알람까지 맞추고 자다 일어나 슈스케 본방사수. 

오디션 프로그램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심지어 슈스케라는 방송을 이날 처음 보았다;

그의 음악을 해석해 불러야만하는, 이 힘든 과제를 직면한 참가자들과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잘 모르는 듯한 심사위원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고 있었는데.

프로그램이 끝날 즈음 나타난 그.

문이 열리고 그가 걸어오는데, 왜 난 0909가 떠올랐을까. 

20년이 넘게 그를 봐 왔지만. 이날의 그는 내게 또 알 수 없는 일렁임을 남겼다.


어제의 컴백 방송에서 <내 모든 것>을 다시 듣고 싶었지만. 그날의 그 감정은,

그 자리에 있던 우리만 아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진심은 더 꼭꼭 담아두고 싶은 마음. 



#3. 

일주일뒤면 새로운 곳에서, 다시 새로운 시작.

한달 전, 제주에서 면접을 보고 잠깐 들렀던 협재의 바다에서 삶이 나를 어디로 이끄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몇개의 sign들이 만들고 있는 길이 보이겠지. 

그러면 방향도 보일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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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4 2014. 9. 19. 02:33

#1. 

생각할 것도, 스트레스도 많은 날들.

아, 나 참 예민한 사람이었지, 하고, 한동안 잊고 있던 스스로를 꺼내 어색하게 마주하고 있다.


살아가는 순간 순간,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balance'라면,

그 순간들을 이어붙였을 때 그것이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즉 directivity가 삶의 목표 비슷한 것이라는 걸 최근 깨달았다.



김연수 작가님의 어느 소설 한 구절처럼,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바람일테고, 어떤 방향의 바람을 잡아 탈 것인지는 나의 선택이겠지만.

지난 많은 날들, 나를 휘감는 바람을 알아채지 못했고 또 원하는 때에 바람이 불어주지 않았을 때도 있었으니까.

바람이 어디에서 어떻게 불어오고 있는지, 

지금 나를 휘감은 바람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는 지혜와 시야가 필요하다.

기도같은걸 하고싶어지는 요즘이다.



#2. 

classical inorganic chemistry와 material science 사이에서 참 어중간하다고 계속 생각하다가

최근 논문들을 훑으면서 과연 내가 어떤 논문들을 더 재밌게 찾아 읽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해보니

crystallography나 coordination chemistry쪽에 가깝다는 결론. 하긴 뭐 material쪽으론 base가 부족하고, 또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언젠가 기회가 되면 graphene쪽은 더 공부하고, 연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지난 논문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겠지.

오늘 박사님과 그런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박사님의 결론은 "결국 너도 올드한거야"라고.ㅋㅋ

앞으로 연구를 계속 하게 될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가 없지만 여러 가지를 열어두고 생각하고 싶다.



#3. 

이곳에서의 마지막 포항 출장.

마티케와의 마지막 주행.

내일은 마티케를 깨끗이 씻어줘야지. 문득 아쉽고,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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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4 2014. 8. 12. 23:16

#1. 가만히 누워있는데 문득 아주 아주 오래 전 주리의 편지 속 한 문장이 떠오른다.

"나에겐 눈 앞에 닥친 일이 아무리 많아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각'이란걸 하고 있는지 없는지 의식 할 수 조차 없는 시간이 하루에 두 세시간쯤 필요해. 그런 시간이 없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


논문 두 개를 챙겨왔고, 독일 출장 계획 짜느라 책도 두 권 빌려왔고, 북마크 해 놓은 블로그들도 봐야 하고, 사 놓은 신간들과 넘치는 SNS, 뉴스들.

읽고 싶다는 욕망과 읽기에서 해방되고 싶은 욕망.

두 개의 상반된 욕망 사이에서 사실은 내가 무엇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심신을 괴롭게 하고 있는 듯 하다.


퇴근 하자마자 이 시간까지 이것 저것 뒤적이다 지쳐 침대에 가만히 누워본다. 

그리고 주리의 편지 속 그 문장을 떠올린다.



#2. 아침 CNN 뉴스 속보로 받은 로빈 윌리엄스의 자살 소식에 아직도 마음이 아려온다.

어쩌면 오늘 이렇게 힘든건 아침부터 계속 감정을 억누르고 있던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의 영화를 보고 자랐던 이들은. 그를 통해 웃고, 울고, 생각하고, 위로받았다. 그런 그가 너무 외롭게 세상을 떠난 것 같아 마음이 더 아프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사는게 쓸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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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4 2014. 8. 4. 17:01

떠돌이 개, 지두가 우리집 주차장에서 생활한지도 이주가 넘어간다. 처음엔 걱정도 엄청 많이 하고, 밥 그릇을 누가 훔쳐가는 일도 있었지만, 지두도, 가지도, 나도, 이제 조금씩 "함께 지내는 것"에 대해 적응 해 가고 있는 것 같다. 비가 많이 내린 주말 내내, 오지 않는 지두가 좀 걱정됐는데 오늘 또 반갑게 인사한다.


트위터로 알게 된 캣맘분이 계신데, 그분이 돌보던 아깽이가 주말 사이에 죽었다. 참 단란하고 예쁜 숲 속 고양이 가족이었는데, (내가 알기론) 어미가 최근 새로 임신을 하고, 아직 너무 어린 새끼들을 떼어내버린 탓에 새끼가 다치고 외로워 했었다고. 아기 고양이를 구조하고, 병원에 데려갔으나 결국엔 하늘 나라로 갔다고 글이 올라왔다.


그 분을 보면서 삶과 죽음을 돌본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삶을 돌보는 건 책임감 만으로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죽음을 돌보는건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 할 것 같다. 내 손으로 기르지 않았던 생물의 아픔을 나누고, 죽음을 기꺼이 지키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해 줄 수 있다는건, 그만큼 넓은 사람이어서 가능한 일이 아닐까.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죽음, 아픔, 슬픔을 겪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건. 그럴 준비가 되어있는 사랑이라는 건. 


사실 여전히 지두와 정드는 것이 걱정이다. 어느 날 지두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봐 걱정이고, 그래서 또 두려운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나의 얄팍함에 대해 돌아본다. 오래전에 키웠던 산세베리아도 그랬지. 어느 순간 이 녀석이 죽으면 외로워지겠구나. 그래서 키울 엄두를 내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무언갈 사랑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때로부터 지금의 나는, 얼만큼 더 넓어졌을까. 얼만큼 달라져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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