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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왔다.
이것으로 2010년을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내 힘들 마지막 순간을 이겨낼 수 있을 것만같은. 
부적을 받아든 기분.

아니, '기분'같은게 아니라, 정말 그럴 수 있겠지.
늘 그럴때마다 나를 찾아와. 나를 숨쉬게 하는 당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보고 또 봐야지.

이 달이 질 무렵.
당신은 돌아올테니.

고마워요.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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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내가 그.곳.에. 있었구나.
그 뜨거웠던 여름에.

당.신.과.함.께.

내가 그렇게 행복했었던게
가끔은 꿈일거라고도 생각했는데.
당신과 함께 내가 숨쉬고 있었구나.

처음볼 땐 당신의 아름다움에 가슴설레고.
두번째 볼 땐 당신의 행복한 표정에 기뻐지고.
세번째 볼 땐 우리가 그 여름, 함께 있었음에 감사하게 되고.
.
.
.
.
.
한참을 그렇게 보고나서야 눈에 들어온 포토북 제목.

We are always there together.

내가 만든 작은 불빛이 당신의 마음을 조금이나 밝혀줄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I miss you so much. 
Posted by [TK]시월애
|

012


이 사람의 노래를 이렇게 새로이 들을때마다
외부의 모든 문제가 다 차단된다.

이 세상에 마치
이 노래와, 나와, 이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존재하는 것같은 착각을 하게되어
정말로 아무것도 하고 싶어지지 않아진다.
그래서 복잡하고, 힘들고, 어려운 세상의 일들을 내려놓고만 싶다.
아니. 정말 내려놓아버리게 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데이지의 인생>에 그런 글귀가 나왔지.

추억은 언제나 특유의 따스한 빛에 싸여, 
저 세상까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육체도 저금 통장도 아닌 그런 따스한 덩어리일 뿐이라고.
나의 세계가 그런 것들을 몇 백 가지나 껴안은 채 사라진다면 좋겠다- 고.

그 사람과의 추억은
늘 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따듯하고 반짝이는 빛으로
나를 이끌어.

일년 전이 꿈인것 같지만.
아프게 깨어나지 않아도 될.

아. 마치 새 (정규) 앨범 나온 기분.
93년, 6월 처음 하여가를 들을 때 보다 더 떨린다.
지금의 내 모습이 그때 열세살 꼬마 때 내 모습과 너무나도 똑같아서
자꾸만 자꾸만 웃음이 나온다.ㅋ


'09 The Mobius Ver. 하여가




Posted by [TK]시월애
|


이별의 시작은.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다.
18년간 반복 되어왔지만, 매번 똑같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 많이 웃어주고,
더 많이 손 내밀어주고,
더 많이 얘기해주려는 그가.
가까운듯, 멀게- 먼듯 가깝게 느껴진 공연.
마음이 더 먹먹하더라.
 
많이 보고플거고,
많이 그리울거고,
많이...또...사는게 힘이들겠지....만. 
그를 잊어버리는건 내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겠지.
오랫만에 이 시간에 깨어 그의 노래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어지럽네.
 
outro- '내친김에' 들려준 아웃트로에.
장난스레 불러준, tears in heaven...
왜 그렇게 어젠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투지만
난 어제 그를 조금 마음에서 보내준 것 같다.
Posted by [TK]시월애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전에 우리 공연을 왔던 어느 기자가 그런 말을 했었지.
꼭 밀월 현장에 와 있는것 같았다고. 

서로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힘이되어주는게 벌써 17년이 지났고, 
그가 우리에게 정말 많은것을 보여주고 싶어하고, 해 주고 싶어 했었다는걸 마음 깊이 느꼈고 
("너희가 원하는건 뭐든지 다 해줄게"-라고 했던 그의 멘트 ^-^) 
우리도 그 마음을 오롯이 느끼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언제나 전국투어는...이런 느낌....
이 느낌은, 여기에서 이렇게 교감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거니까. 

 내가 또 너무 많은걸 받았네..당신에게. 
서로가 서로에게 점점 필요한 존재가 되어가고, 
헤어짐이, 만남이.....점점 더 애틋해지네. 

Mobius. 헤어짐과 만남은 하나라는 뜻일수도 있겠다.. 

 "우리, 내일 다시 만날 수 있겠지?"
 .
 .
 .
 .
 .
 .
 - 물론이지. ^^ 알면서 물어본거지?
Posted by [TK]시월애
|

계절의 죽음 앞에 서서................

작성자 김석중

작성일 2007.11.14. 22:41


중략)................................................................................................................................


주머니속 휴대폰의 진동이 잠깐 울렸다.

티타임을 알리는 태지형의 호출이다.

브랜드가 어디꺼였더라? 암튼 꽤 괜찮은 원두를 가지고 계신다.

내가 예민하고 촌스러운 구석이 좀 있어서
술 담배 커피를 특히 못하는데 태지형이 권하는
아메리카노 만큼은 다는 아니더라도 홀짝홀짝 잘 받아서
마시는 편이다

물론 설탕을 밥숟갈로 두스푼이나 넣는 나 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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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 지만 운명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개인적인 에피소드 두개가 있다

내가 어릴 적엔 굉장히 유약했던 탓에 음악을 듣다가
스탕달 컴플렉스를 경험했던 적이 두번이나 있었는데

처음은 6살 즈음해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Em op.11 을 들었을때 이고
또한번는 초등학교 5학년때 하여가를 들었을때 이다.

오래된 전축 라디오에서 무심히 들려오던 하여가 때문에
스탕달컴플렉스를 일으키며 마루에서 떨어졌다가

읍내 병원에서 왼쪽 눈썹을 열한바늘이나 꿰맸고
입에 물고 있던 막대사탕 때문에 어금니 반쪽이 깨진 채
깨어났던 적이 있다.

눈썹이 찢어지는 아픔도 기억나지 않고
왜 정신을 잃어야 했는지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는데,
눈앞이 캄캄해지고 온몸에 힘이 빠져 버릴 때 귓가에
들려오던 낯선 노래의 잔상만은 너무나 선명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땐 정말 왜 그랬는지,
그냥 막연히 그 노래를 불렀던 사람을
내가 늙어 죽기 전에 꼭 한번은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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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재능도 주목받을수 없는 캄캄한 시골학교에서
미술, 음악, 영화따위를 탐닉 하며 죽어지내야했다.

난 아직도 가끔 그때의 초중고 시절 사람들과
세계관이 마구뒤섞인 악몽을 꾸거나 가위에 눌리곤 한다.
그만큼 지루했으며 어두웠고 언제나 그렇듯 늘 고독했다.

여러 컴퓨터 작업들을 하기 위해
펜티엄 컴퓨터를 처음 장만했던 그해엔
학교 급식실에 배치된 TV에서 미국에서 날아온
전율의 TAKE TWO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태평양 건너에 있는 사람을 그로부터
약5년후에 만나게될줄 그땐 꿈에도 상상할수 없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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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시간의 침식 속에서 육신은
사라질지언정 영혼적 생기만은 끝까지 살아남게 해
자신의 존재론을 확립한 대부분의 천재들은 재능에 있어
자신과 닮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만일 태지형과 비슷한 음악만을
시도 하려하거나 내 개인의 창의성이 결여된
비슷한 생각만을 추종 하려 했다면 그는 분명 지금의 내게
그 어떤 예술적 관심도 두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그들이 지닌 예술적 존립의 가치와 의욕적인
파괴력을 함의한 운명론적 본능이기에

스스로가 행하려 한다면 대부분의 재능을
소유할 수 있을 서태지가 가지지 않은 것,
물론 힘들겠지만 가능하다면 그것을 내가 가지고자
노력해야 했다.

이게 내 예술적 운명을 위한 어릴적 필요충분 조건중
하나였던 셈이다.

간단명료하지만 결코 쉽지 않을 명제 하나를
여물지 않은 어린가슴속 깊은 곳에 품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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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스물다섯을 넘기기전에 대한민국
그어떤 사람도 쉽게 조우하기 힘든 서태지를 만날수있다면
그를 통해 내 예술적 그릇과 에너지를 확인할수 있으리나 확신했다.

2002년에 대경성을 처음 작업했으니 횟수로 벌써 6년이나 흘렀다

태지형을 처음 만났을때를 회상해 보면
그땐 꿈보다 더 꿈 같은 현실이였다.

시골촌뜨기에다 나이도 젤 어렸었던 나를
아티스트로 배려하며 따뜻하게 맞아 주셨던 날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과거 하여가 때문에 어금니가 깨졌던 꼬맹이의 예언이
틀리진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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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바람이 두뺨을 날카롭게 스쳐갈 때
나는 가만히 눈을 감고 눈썹에 난 유년시절의 상처를
새삼스레 만져보았다.

오래된 기억의 아련한 여운이 또 나를 가슴 뭉클해지게 했다.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차가운 저녁 끝자락에서 여문
태양의 마지막 손짓과 어둑어둑해진 공기를 주시했다.

마천루의 곧은 직선들을 선회하며
도약하는 이 어둠은 내게 있어
심연의 그늘이 아니다.

느린 정체는 그 느림과의 작별을 위한 준비이며
깊게 물든 진한 계절의 양분이 될것이다.

가을바람이 서서히 고조되는 듯 하다 태지형께서 배려차
손수 갈아주신 은은한 원두향기의 깊은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하루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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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지형이 건내는 이 커피를 마실수 있는 사람을 다 합해도
아직까진 우리나라에서 10명이 채 안될듯

그래서 난 태지형께서 권하는 커피만은 마신다.

탑형도 이 티타임을 꽤 좋아하신다.

티와 소소한 간식을 겸한 총각들의
화기애애하고 왁자지껄한 수다가 예고된다.

우리 셋만 모이는 이 시간이 하루중 가장 즐겁고 편안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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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죽음을 확인한 후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에 전율이 감도는 무게 감이 실렸다
하지만 그리 썩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이 무게 감은 곧 우아한 유희적 축제를 위한
강력한 자신감으로 응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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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장막 뒤에서 환희를 위한
삼중주 2막 2악장정도를 이미 연주하고 있다.

누군가가 이 글을 읽게 될 쯤엔 아마
우릴 가리고 있던 거대한 장막 하나가 걷힌 후일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고대하고 있을
오랜 열망을 폭발력 있는 환희로 바꿔놓을
그 진중한 거대함 속에서

나는 하루를 숨쉰다
................................................................................................................

존재감과 이름만으로도 항상 열린 해석이 가능했던,

조금은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내 예술적 뿌리이자 멘토인 서태지.

그리고 매번 나보다 더 썰렁하고 이상한 유머 하시는
편하고 재밌는 태지형.

긍정적인 양면을 모두 가진
그는 얼마 지나지 않은 미래의 그어느날을
위한 현재의 아다지오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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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곧 긴장감 있는 아르페지오의
한 부분으로 완성되어갈 것이다.

내 흥분된 이성 한켠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진 육중한 중압감은 내가 아닌 다른이들이
경험할 변화와 진화의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변화로 가득할 이 압도적인 게임이 침묵이
거세된 무리 속에서 곧 시작될 것이기에
나는 애써 흥분을 감추려 하지 않는다.
.....................................................................................................................

시간이 지난후 고맙게도 지루한 장문의 이글을 읽는,
비록 이름과 얼굴은 알수 없지만

나와 같은 예술적 기대와 깊은 격정을 간직해왔을 오랜 벗에게
몇자 적자면...

당신이 긴 기다림 끝에 손에 쥐게 될 전율의 카드는
아마도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와 같은

패왕의 패일 것이다

길고 길었던 갈증의 시간을 풍요한 카타르시스로
치환해줄 당신의 강력한 패를 나는 벌써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단지 지금의 새로운 서태지를
당신 보다 조금 일찍 만났을 뿐이다.

우월한 연금술을 머금은 화려한 여행이
고요한 상념마저 아우르는 아름다운 소용돌이
그 중심에서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나는 그때까지 절대 모른척 하고 있겠지만

이 여행이 오직 당신만을 위한것이라는 걸 태지형이
이따금씩 비추는 들뜬 눈빛에서 남몰래 읽어 낼수 있었다.

내가 실제로 겪고 있기에 더 경외할수 밖에 없고
거의 모든면에서 압도적인 태지형이지만

그가 절대 숨길수 없는게 있다면 그건 오로지
당신만을 위한 설렘과 따뜻한 말들일것이다.

당신과 그와의 재회 속에서
우리들이 지니고 있던 각기 다른사연의 목마름들이
자유롭고 더욱 강렬한 불멸의 축제로 소통될 수 있길 바래본다.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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