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 토요일 밤 11시에 EBS에서 해주는 <세계의 명화>를 챙겨보는 취미(?)가 생겼다.
오래전에 본 영화를 다시 챙겨보는 일이 많지 않으니, 지금 다시 보며 새로운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이 좋고,
또 제목은 익숙한데 보지 못했던 고전을 보는 재미도 좋다.
스무살 때부터 몇 년, 영화 음악 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하던 시절에 봤던 영화들은
영상보다 음악들이 더 깊게 각인되어 있는데,
그 때 만났던 영화 중에 하나가 여인의 향기.
어제 EBS에서 해 주는걸 챙겨 다시 봤는데, 지금은 스무살 그때완 또 다른 여운이 남는다.
그리고 전혀 새로운 두가지를 느꼈으니,
하나는 페라리 운전은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낸다는 것이고 (엥)
두번째는 이제 고인이 된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젊은 시절을 보고 있노라니 참 애틋하다는 것이었다.
단역에 가까운 역할을 하던 그가 할리우드 최고 유명한 주연배우가 되어 죽음에 이르렀던 그 시간들이
순간이었던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터널처럼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술로서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 내는 사람들은
작품으로, 지나온 시간의 끈에 자신만의 표식을 남기는 것 같다.
표식을 따라가 보면 그 시절의 그들이 그곳에 있다. 참 멋진 일이 아닌가.
카포티가 다시 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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