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정확히는 노형동.
나에게는 '지구 밖, 우주의 어느 곳'쯤으로 여겨지던 곳.
세상의 모든 소음을 차단하고 숨어 들 수 있던 곳.
그럼에도 지구, 여기, 서울,로 언제나 다시 되돌아 왔었어야 했던 곳.
단 한번도 그곳으로 진짜 도망치지 못했지만 그 때의 나에게 그곳은 '집'이었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 그래서 가끔씩 그곳에 가면 늘 나는 졸음이 쏟아지곤 했다.
정말 이상하리만큼 잠이 쏟아졌다. 마음의 짐과 긴장을 다 내려놓고 무언가 빠져나간 그 자리를 잠으로 다 채우듯이.
그 곳에서의 기억들은 물 샐틈 없는 밀도깊은 것들이어서
그래서 이렇게 내 의지와 관계없이 불쑥, 일을 위해 가야한다는 것이 영 불편하다.
꼭꼭 숨겨둔 내 비밀의 장소를 원치않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이런 기분.
아무튼 이번주는 워크샵 덕분에 주 6일 근무.
사는게 힘들다,로 마무리 지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