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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거짓말' 잘 들으셨죠?

...

1집 활동 이후 이 노래를 기억 속에서 지우고 살았습니다.

그냥 이 노래를 떠올리는 게 서글프고 지루하고 싫었어요.

물론 공식적으로 활동도 없었지만,
간간히 노래 부를 일이 생겨도 이 노래는 부르지 않았습니다.

"내가 널 버릴테니, 지난 어두움과 상처를 니가 다 가져가"

그저 그 노래에게 다 떠 미루고,
아무렇지 않게 살라는 주문을 걸어 놓은 것 처럼...

그렇게 긴 시간은 흐릅니다.

돌아서면 뭔가를 잊고
그래서 뭔가를 잃는 나이가 되니

이젠 내가 널 멀리하려는
그 그럴듯한 이유조차
기억해 내기가
참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한겨울에 집밖으로 내쫓은 아이를
뒤늦게 찾아 나서는
못난고 미련한 부모의 마음으로

4월 11일 공연에서는
그 덧없음을 부둥껴 안고
흐느껴 울고
미안해 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가슴 한 켠에 평온이 자리 잡기 시작한 거 같아요.

오늘 공연에서는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담담하게 부를 수 있었음 좋겠는데.....

(어땠나요?ㅋ)

앨범과 공연 준비하면서,
많은 분들이 애써주셨는데요..

섬세하고 꼼꼼하게 악보와 편곡을 맡아준 귀요미 박용준님!
세상에나 전곡 베이스 업적을 이뤄주신 귀하디 귀한 Doekee 조동익님!
당근과 채찍식 호된 모니터링과 소리를 예쁘게 다듬어 준 등돌리면남 이종학님!
푸곰 아티스트들을 위해 애쓰시느라 밤잠 못주무시는 단벌신사 푸곰대표 허성혁님!
이번 공연 훌륭한 연주를 해주시는 민재현,이성렬,신석철,이경님!
앨범과 공연에 늘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 주는 안지혜님!
환상적인 조명을 위해 젤 먼저와서 애써주는 박순규님!
항상 내 옆에서 통로가 되어주는 고마운 윤소라님!
오랜만의 공연임에도 선뜻 기획을 감행해준 프라이빗커브 식구들!
음향에 정성을 쏟아준 바인사운드!
오랫동안 함께해온 정다운 우리 보물섬 같은 푸곰식구들
내 오랜 음악 좋아해줌이~ 다음 규호의바다 친구들!

그리고 아빠 엄마 동생 재호, 하늘나라 순애씨 사랑합니다!

오늘 종종 걸음으로 여기까지 와주신 여러분들!
모두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조동진님의 제 앨범에 관해 쓰신 글의 한부분을 공유합니다.


"이 음반의 연주를 들으면, 연주자들이 얼마나 규호를
아끼고 사랑하는지가 느껴진다.
그건 최고의 음악행위이며, 우리 삶의 목적이기도 하다.

최근 푸른곰팡이에서 제작된 일련의 앨범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래, 여기가 바로 보물섬이다. 어쩔래?

내가 왜 스티븐슨의 보물섬에 나오는 "애꾸눈 잭"이 되어가는지 이제야 알 거같다.

홍보는 젠장...!
보물을 어떻게 홍보 한단 말인가!?
보물은 곡괭이 들고 찾아서 오는 게 보물이지..."


보물섬 등대지기 조동진님~ 항상 감사드리고 건강하세요!


여러분! 오늘 말이죠~

물음표는 접고
마음속 빗장을 풀고
곡괭이를 들고 보물 하나 씩 꼭 캐가시길 바랍니다!


2014.6.7 KYO



지난 주 공연을 마치고, 사랑스런 KYO의 편지.

이번 공연에선 못 만났지만, 가슴 한 켠의 평온함이 언젠간 온 마음 전체로 퍼질 수 있길 바라며.

그리고 그 평온함을 내게도 좀 나누어 주길 바라며.

언젠가, 조만간, 곧 만나기를. :)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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