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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보기 전엔, 공연 후에 까뮈와 그의 소설과, 또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지 했는데.

보고 나오니깐 딱 한가지 생각만 간절하다.

그가, 그의 공연이, 공연장의 우리가, 

참 많이 보고 싶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형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까.

노랫말이 새삼스러이 들린다. 그의 노랫말이 참 좋다.

솔로시절의 음악이 더 많이 쓰인 까닭이 거기 있을지도 모르겠다.

덜 직설적이고, 더 은유적이라. 해석의 여지는 더 많았을테니까.



그리고, 

당신은 지난 시간동안참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구나, 싶다.

넓고, 다양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려주고 싶었구나.

그의 그런 이야기를 내가 계속 듣고 있었구나.

그의 음악을 먹고,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의 내가 되었구나.



또 다른 그의 음악을 들어서 좋았던 날.

열심히 속으로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어서 좋았던 공연.


아쉬웠던 연출과 다른 것들에 대한건

한번 더 보고 와서 생각해야지.


지금은 그냥, 

즐거운 기분. :)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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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츠의 효고마치 아케이드 구석에 있는 티 까페.

2013년 첫 시코쿠 여행 때, 간판이 마음에 들어 가보고 싶었는데, 돌아오는 비행기 시간이 조금 남아 들렀던 곳. 때마침 비도 내렸고. 

ははそのもり는 참나무 숲이라는 뜻이었구나. 이제서야 찾아봤다. 




조그만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 까페가 있고, 2인 테이블 밖에 셋팅 되어있지 않다.

혼자 앉아 책이나 잡지를 읽으며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두어명.


우리는 떠들다가 발소리조차 내지 않고 서빙하는 주인 아저씨에게 몇번이나 혼이 났다.

제발 조용히좀 하라며, (웃으면서 조곤조곤!) 야단치던 주인아저씨가 가끔씩 생각나고, 

떠올리면 즐겁고, 

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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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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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1

Diary/2015 2015. 7. 11. 09:16

 

 

지난 8개월간,

나는 이 노래를 몇번이나 들었을까.

 

매일 내게 위안이 되는 노래.

기도같은 노래.

퇴근 길, 이어폰에서 이 노래가 흘러 나오면 하루가 무사히 끝났다는 안도감이 밀려온다.

 

고마운 사람, 

다정한 당신의 노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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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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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5 2015. 5. 23. 23:30

1. 로맹가리의<자기 앞의 생> 첫머리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그들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친거야."

나는 대답했다.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

 

 

 

 

2. 영화 <Mad Max>를 보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시메이의 하이쿠.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으려다

미쳐버렸네

 

 

 

3. <헤세로 가는 길>의 정여울 작가가 헤세의 <황야의 이리> 중 가장 좋아한다는 문장.

"미친 사람만 입장하세요."

 

 

4. 존 버거의 <A가 X에게>중,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죠. 마치 코끼리들이 긴 코로 물을 뿌리며 서로를 씻어 줄 때처럼요. 우리는 멈추지 않았고, 점점 더 미친듯이 과장된 소리를 질렀어요. 왼팔을 긴 코처럼 내젓는 두 마리의 코끼리! 그러는 동안, 우리 둘은 각자의 수감 시절을 떠올렸고, 그 시절의 농담과 함께, 우리가 연기(演技)하고 있는 건 해방의 꿈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맞아요, 미친 거죠. 무엇보다도 그 광기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광기에 대한 묘사들.

광기로 인해 더 삶이 더 나아진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아갈 수는 있지 않을까. 매드맥스의 주인공들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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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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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7년전의 그날이 생각났다.


공연을 보던 그 날의 햇빛, 기분, 너의 미소. 우리의 대화, 그 밤 어둠의 밀도 이런것들.

"다음 공연을 너와 함께 볼 수 있을까?"

나의 질문에 너는 그렇게 될 수 있을거라고 했다.



그때의 우리는 지금의 우리를 짐작조차도 할 수 없었다. 지나온 날들이 또 까마득하다.

시간이 흘렀다, 라는걸 이렇게 온 몸으로 느끼는 순간.

앞으로의 우리를 또 짐작조차 할 수도 없는 순간들.

더 깊어져 갈 '감성과 시간의 두께'.


공연을 함께 하는 내내, 우리 지나온 청춘의 모습들을 꺼내어 보여주겠다고 그가 약속했다.

그의 말대로 였다. 사랑과 이별이 뭔지도 모르던 날들부터 그게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게 돼버린 날들.

그와 함께 웃고 울었던 아주 많은 날들. 

그래서 당신의 노래 가사를 더 잘 알게되었던 날들.

그때의 나의 모습들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아련하다. 

그때가 좋았었기 때문이 아니라 다시 올 수 없는 시간들이니까.

그리고 우린 이제 하루하루 힘겹고, 위로가 필요한 날들을 살아가고 있는 어른이 되어버렸으니까.


언제나와 같은 그의 변태성 유머센스가 튀어나오는 순간에 나는 웃었고,

해철이형의 죽음 이야기 앞에서 나는 끅끅대며 울었다.


'여름날' 가사처럼

우리 얘기도 그래서 끝이 있겠지만,   

언젠가 또 지금의 우리를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다.


 

문득 아주 행복하다고 느껴졌다.


언젠가 그가 얘기했듯. 행복은 이런 잠깐의 순간을 담는 사진 같은 것인가보다.


공연 끝, 울고 있는 그를 

웃으며 울며 위로하고, 마음을 받았다.

수없이 많은 청춘의 나날들이 그의 음악속에 있다.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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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만에 만나는 규호오빠.

일년만인데 그는 많이 달라져 보인다.


일년전, 거짓말을 부르며 눈물을 쏟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그였는데

편안한 얼굴로 노래를 부르는 그를 보니 

"나도 괜히 따라 웃게 되는거야"


밴드 사운드로 라이브로 만나는 그의 음악은 또 새로웠고

메리홀을 가득 채우는 그의 음악은 또 다른 울림을 남긴다.



공연을 앞두고 구매하셨다는 핑크 수트를 못봐서 아쉬웠지만.

이렇게 아주 천천히 조금씩 오랜 시간을 들여 우리가 만나다 보면

또 언제간 기회가 있을지도.


다른 시간을 사는 것 같은 

그를, 그의 모습을, 그의 음악을 이렇게 가끔씩 만나며

나도 다른 시간속에서 잠시 숨 쉬는 기분.

또 다른 "세상 밖으로" 잠시 나와 있는 기분.


고마워요.





오빠의 얼굴이 새겨진 kyo주 소맥잔에 사인을 ㅋ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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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 여러분의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세요


내 모든 것.

이 노래를 사랑해 줄 이가 얼마나 있을지, 혹은 없을지도 모르는 채,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채,

기계의 샘플링으로 환호 소리가 삽입되었던 이 노래는

24년 뒤,

이제 오직 그 곡만을 위한 진짜 환호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이제 우리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고 했다.


나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가 될 수 있을까.

나는 당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나는 당신에게 어떤 소리가 되어줄 수 있을까.


이런 명제가 내 존재의 한 걸음이라고 생각하면 허투로 살고 싶어지지 않아진다.

비록 내가 무엇이 될 수 없다고 해도 말이다.




#2. 어이 친구! 당신이 만든 기타 소리를 들어보지 않겠어?


12년 동안 나무를 깎고 말려 기타를 만든 팬.

그리고 그 기타를 선물 받은 그는 Take 3를 연주했다.

그가 그 곡을 연주하는 동안 난 숨도 쉴 수 없었다. 넋을 놓고 그 소리를 들었다.


내 삶 속의 '기도'같은 노래 중 하나.

가장 불행했던 순간에 몇번이고 노트에 가사를 적었던 그 곡.


-네가 계속 나약해질수록

 기억해라

 불행은 너를 사랑한다


 죽기를 바라는 것처럼 너를 일으켜


뭐랄까, 그냥 그에게 받을 수 있는 전부를 다 받아버린 기분이었다. 이 연주는, 이 노래는.




#3. 빛이라는건 일어서는 것 가까이있게


앵콜 공연 첫째날.

2층 첫째줄이었던 내 자리에선 

바로 아래, 휠체어를 타고 공연을 관람하시던 분이 보였다.


공연 내내 휠체어에 앉아있던 그 분이

공연의 가장 마지막 곡이었던 Take 5를 부르며, 

위태롭지만 난간을 짚고 힘겹게 일어나는 모습에 마음이 울려온다.


Take 5의 노래 가사가 현실이 되는 마법같은 순간.


- 할 수 있는 마음. 변치 않는 모습.


그래서 당신에게 내가 빛이 되어주고,

나는 서태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


그렇게 서로가 되어가는 우리.


짧았다면 짧았던 9집 활동의 끝이지만

그리고 또 그가 아주 많이 보고싶어질 테.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편안한 마음이다.

난 여기서 당신의 새로운 음악을 또 기다릴테니까.

앞으로 가는게 힘든 어느날, 가만히 뒤돌아 봐도 될테니까.

지나온 시간 속에 우리가 없는 순간은 없을테니까.



곧 다시 만나기를.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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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29

Diary/2015 2015. 1. 29. 20:55

제주, 정확히는 노형동.


나에게는 '지구 밖, 우주의 어느 곳'쯤으로 여겨지던 곳.

세상의 모든 소음을 차단하고 숨어 들 수 있던 곳.

그럼에도 지구, 여기, 서울,로 언제나 다시 되돌아 왔었어야 했던 곳.


단 한번도 그곳으로 진짜 도망치지 못했지만 그 때의 나에게 그곳은 '집'이었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 그래서 가끔씩 그곳에 가면 늘 나는 졸음이 쏟아지곤 했다.

정말 이상하리만큼 잠이 쏟아졌다. 마음의 짐과 긴장을 다 내려놓고 무언가 빠져나간 그 자리를 잠으로 다 채우듯이.


그 곳에서의 기억들은 물 샐틈 없는 밀도깊은 것들이어서 

그래서 이렇게 내 의지와 관계없이 불쑥, 일을 위해 가야한다는 것이 영 불편하다.

꼭꼭 숨겨둔 내 비밀의 장소를 원치않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이런 기분.

아무튼 이번주는 워크샵 덕분에 주 6일 근무.

사는게 힘들다,로 마무리 지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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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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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을 붙들고 엉엉 통곡하고 싶은 하루였다.

지난 1년을 돌아보니 울고싶어졌다.

이 외로움과 

늘 종종대며 발을 온전히 땅에 붙이지 못하고 살아가는 불안정함. 

누군가를 붙잡아야 한다면 다른 누구도 없지.

당신일 테.지.

황정은의 책을 읽으며 엉엉 울고 싶었지만 

왠지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하루를 보내며 당신이 빨리 보고팠다.

당신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울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여전히, 결국은, 당신.

어쩌면 이 감정들이 지루하고 안타깝다고도 생각되었던 것 같다.


우리의 한 시절은 지나갔는데.

난 여전히 당신에게 파묻혀 있고 싶다.



#2. 

<watch out>을 부를 거란걸 모르지 않았었는데

어,어- 하는 순간 시작해버린 그 노래.

그토록 사랑하면서도 나는 종종 이 노래의 존재를 잊어버린다.

- 나는 네가 외롭다는 걸 알아

- 네 절망 끝엔 내가 서 있을게

꾹꾹 눌렀던 눈물이 터질 것 같다.

당신은 여전히 나에게 감동 그대로인 존재. 

마음 속으로 사랑한다고 백번도 넘게 말하면서.


나는 당연히 나나일것이라 생각했는데

어쩌면 전심전력, 애자였나- 라고 생각한다.

애써 나나이고 싶었지만 애자였나. 단 한 사람 당신에게 전심전력 살았나.

그래서 어쩌면 당신을 뺀 다른 것은 어찌되어도 상관없어져 버리는 허무함과

매번 이렇게 싸우고 있나.


진짜 두려운건,

사실 진짜 경계하고 있는 건,

아무데도 섞이고 싶지 않은 안쪽의 어느 부분이 불쑥 튀어나올까봐.

나는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아닌 나의 허무와 싸우고 있다.


그의 공연을 보며,

딱 이 자리에서, 이 순간 죽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걸 위해 여기까지 왔구나,

이 길 끝에 당신이 있었구나.

이 앞에도 당신이 있어준다면 또 몇 발자국 떼어볼까.


평생 이렇게 당신을 따라왔구나.


저 눈빛, 미소를 따라.


그런 주제에 한 시절이 지나갔으니 난 당신을 좀 내려놓아야지, 하고 생각했다니.

미안해진다.



#3. 

그렇게 당신과 함께 시간을 건넜다.

해를 넘겼다.

폴짝, 징검다리 건너듯. 

새로운 해를 이렇게 맞아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까마득하다.

이까짓게 뭐라고 이렇게 감동인가. 아마 

2014년의 끝에 당신이 서 있었기 때문일거다. 이렇게 한 해를 지났는데 거짓말처럼 당신이 서 있었고,

같이 또 가보자고 말하는 당신을 보며, 위안받았기 때문일거다.


그 끝에 당신이 서 있다면. 나는 또 걸어갈 테니까.



#4.

선물을 받았다. 숲을 선물 받았다.

우리는 그렇게 이 지구가 멸망하는 순간까지 함께 있을 것이다.

순환. 

순환하는 우주의 어느 작은 일부분이 되어 우리는 남아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하나씩 내가 다시 노력할게

언젠가 당신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노력하고 있구나, 당신은.

일분 일초 쉬지 않고 감동으로 다가오는 당신은, 사실은 아주 많이 노력하고 있는 거구나.


당신은 우리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다고 했지만.


나무도 너무 외로웠으니까 소년을 사랑한게 아니었을까, 나처럼.

어쩌면 숨쉬기 위해 나무도 소년을 사랑한게 아니었을까, 나처럼. 

마음을 내어 자유로운 소년에게 매달아 놓지 않으면 한없이 가라앉아버릴까봐 사랑한건 아니었을까, 나처럼.

그게 그렇게 각인, 되어버린건 아니었을까,

나처럼.

-찰나의 순간 네 눈빛조차 내 안에 소중히 각인되어 있으니까 


황정은의 소설에서처럼, 나도 새끼 오리였을것이다. 

그리고 그 때 당신을 만났지. 24년전에. 아무데도 마음붙일 데 없었던 새끼 오리가.

당신과 당신의 음악을 만났지.

그렇게 각인, 되어버린 것일테.지.




#5.

맞다.

우리의 한 시절은 분명 지나갔다.

근데 또 새로운 날들이 시작되었고, 우린 더 안정되고 따듯한 관계가 되었다.

분명 그런 마음이 들었다.

더 노력하지는 못해도 덜 잊어버리며 살고 싶다.

당신은 결국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고, 나의 가장 부드럽고 연약한 부분.

나의 약점, 그리하여 나를 강한 존재로 만드는

당신은.


여전히 

나에게 

아이러니한 

그런 사람.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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