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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왼쪽에서가장아래쪽까지B급좌파김규항이말하는이시대의진보와영
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 정치일반 > 정치비평에세이
지은이 김규항 (알마,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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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 : 영성은 교회와 어떤 매개 없이도 가능한 개인적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김규항 : 물론이죠. 교회뿐 아니라 종교와도 필연적인 관련은 없어요.
그런데 여기서 개념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종교적이라는 것과 종교는 다른 것입니다. 영성은 분명히 종교적인 태도죠. 그러나 실재하는 종교는 그다지 종교적이지 않아요. 전부 그런 건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 그렇죠. 무신론자를 자처하지만 종교적으로 사는 사람도 있고요. 참으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지만 전혀 종교적이지 않은 사람도 있어요. 보통의 사람보다 훨씬 물질주의적이고 탐욕스러운 사람도 많습니다. 옛사람들을 보면 종교 체제에 속하지 않고도 종교적이었어요. 예를 들어 우리 세대의 할머니 정도 되는 분들을 보면 대단히 종교적이잖아요. 나무고 바위고 세상 만물에 생명이나 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기도하고 정성을 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건 잘못된 일이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한테 잘못하면 결국 벌 받는다고 생각해요. 말하자면 자기 내면과 사회와 우주 만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래서 조화롭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죠. '나'라는 존재는 그런 구조 속에서 보면 '먼지처럼 보잘것없다'는 겸손, 이런 것들이 종교적인 태도입니다. 한국 사회를 보면 기독교인이 많아질수록 종교적인 사람은 줄고 있어요. 많은 수의 한국 교회가 섬기는 신은 하느님이 아니라 돈이니까. 아니라고들 하겠지만, '예수 믿으면 가난해진다'고 전도해봐요. 교회의 9할은 바로 문 닫죠.














인터뷰의 이 부분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쓴 <예수전>을 읽고 싶었던 것이었다. 내가 원하는 말을 해 줄것 같아서.
'종교적'인 것들이 좋아, 그래서 '종교'를 갖기 시작했는데 막상 '종교'는 그다지 '종교적'이 아님을 알았을 때의 그 배신감. 내가 어린시절 봤던 '종교'는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어느 하나의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그런 까닭이었다.



이 인터뷰를 읽고 떠올랐던 박완서님의 산문집 <호미>의 일부분.

유교적인 집안이라고 기도를 안 하는 건 아니다.
6.25때 북으로 끌려간 오빠의 생사를 모를 때 엄마는 새벽이고, 밤이고, 끼니때고 아무 데나 대고 빌고 또 빌었다.
부뚜막에 오빠의 밥그릇에다 밥을 담아놓고도 빌었고, 장독대에 정안수를 떠놓고도 빌었고, 하늘 보고 북두칠성한테도 빌었다. 
까치가 짖으면 고마워서 까치한테도 두 손을 모았고, 까마귀가 짖으면 까마귀한테 삿대질을 하며 저주를 퍼부었다. 체면을 중시하던 분이 이성을 잃으니 미친 사람 같아서 집안 식구를 불안하게 했다. 전쟁이 끝나고 엄마의 모든 정성은 무위로 돌아갔다. 엄마는 그 후 절에 다니시면서 마음을 달래시다가, 말년에는 독실한 불교신자가 되셨다. 기도는 사람의 정신을 돌게 하는게 아니라 바로잡아주는 것이고, 바로잡는 다는 건 중심을 잡아주는 일이 아닐까. 종교의 다름은 그 중심에 누구를 세우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경험한 기도의 묘미는 잗다란 기도는 잘 들어주시는데 큰 기도는 잘 안들어주신다는 것이다. 큰 기도는 과욕이나 허욕 아니면 신의 영역을 넘보는 기도였으니 안 들어주시는 게 당연하다고, 잗다란 기도는 잔근심에서 나온 것이니 그런 잗다란 근심은 기도하는 과정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게 되니까 들어주실 수 밖에. 기도의 은총으로 이루어지고 안 이루어지고에 있는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기도한다.

p.170-171 박완서 <호미 中- '그는 누구인가'에서>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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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지승호.

Book- 2010. 9. 4. 01:00

어릴 때 정말 좋아하던 만화 중에 <미스터리 극장, 에지> 라는 일본 만화가 있었다.
원본 제목은 아마 <사이코메트리, 에지>일거다.
'사이코메트리'란 물건이나 장소에 남아있는 잔상이나 사람들의 잔류 사념들을 읽어내는 심령술의 일종인데, 고등학생인 '에지'에게 그런 능력이 있었고, 어느 여자 형사와 함께 그 능력을 이용하여 사건을 풀어나가는 내용이다.

2009년의 나와 2010년의 내가 명확히 달라진 한 가지를 꼽자면 그건 내가 '지승호'라는 사람을 알았다는 데에 있다.
'알았다'는 건 단순히 knowing의 개념이 아니라 'conscious'했다고 해야하나.
지승호씨 책은 '신해철의 쾌변독설'이나, 공지영씨와의 '괜찮다, 다 괜찮다' 같은 책을 읽어봤었지만. 난 '지승호가 인터뷰 하는 사람'은 보여도 '인터뷰하는 지승호'는 보이지가 않았다.

우연히 효은이 덕분에 지승호씨 까페 모임을 알게 되고, 사실 그게 계기가 되어 지난 두 달간 그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분이 인터뷰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대'를 반영하는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정도 out-of-date되어 있는 것들도 있었지만 상관하지 않고 읽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세상이 보이고, 새로운 사람들을 알았다. 그렇게 알게된 사람들의 또 다른 책까지 읽게 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아프기도 했고, 따끔하기도 했고, 재밌기도 했다.
결국 그걸 계기로 김규항씨를 알고, 예수전을 읽고, <고래가 그랬어>를 후원하는 고래 이모도 되고, 지승호씨 까페 모임까지도 다녀오게 되었다.

지승호씨 책을 두 달 사이에 열권쯤 읽다보니 어느 순간 이 사람이 참 안쓰러워졌다. 
사이코메트리를 하다가 다른이의 감정과 생각들이 너무 많이 읽히게 되어 지쳐있던 '에지'의 모습이 그려진 그 만화책이 떠오른건 그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 사람이 참 안쓰럽다고 생각하는 즈음에 까페에 지승호씨가 '인터뷰란 만만치 않은 노가다인 동시에 여러가지 의미에서 상당한 감정의 소모를 요하는 감정 노동'이라 지친다고 써놓으신 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이코메트리 에지의 이야기 완결이 잘 생각 안나지만, 어쨌든 에지는 사람의 생각을, 마음을 읽어내고, 그것을 토대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구할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한다. <미스테리 극장, 에지>의 이야기가 비록 허구 말 안되는 만화 일지라도, 현실에서는 나같이 '변화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지승호씨가 계속 누군가의 마음과 생각을 읽어내는 인터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p.s. 이 포스팅을 통해 장횬젠에게 심심한 감사를. ㅋ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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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의쾌변독설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음악 > 대중음악 > 연예인이야기
지은이 신해철 (부엔리브로,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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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나쁜 근성 중의 하나가 자기 히어로를 중간에 내다 버리는 건데요.
자기 히어로를 버린다는 것은 어쩌면 자기를 버리는 거거든요.
10대 시절과 20대 초반까지 자기가 열광했던 히어로는 그 사람의 평생을 결정짓는 정체성이 되어버려요.
그런데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보수 기득권층에 영합되어버리는 순간 자기 히어로도 같이 버린단 말입니다. 그럴 이유가 없는데.
자기 히어로를 끝까지 안 버리고 지키는 대표적인 나라들이 영국, 일본인데요.
그 나라 팬들이 그런 특질을 강하게 나타내죠. 한번 블랙사바스는 영원한 블랙사바스고, 한번 구와다 게이스케는 영원한 구와다 게이스케라고 하는 것이 그쪽 팬들의 태도구요. 우리나라 팬들은 20대 후반만 되면 '내가 10대 때 XXX이 좋아했었는데, 그땐 미쳤었지' 라고 합니다.
그건 자기 자신에 대한 모욕이 되는 거잖아요. 별로 멋있어 보이지도 않구요.
제가 볼 때 우리나라 대중들은 여자는 결혼 적령기가 다가오면 - 결혼 적령기라는 단어 자체를 부인하지만- 남자는 군대에 갔다 오면 일제히 보수 기득권 층을 향해서 맹렬히 돌진하면서 자기가 지금까지 사랑해왔던 모든 것을 내던져야만 거기에 골인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문화비를 사용하거나 예술에 관심을 갖거나 하면 내가 낙오되거나 도태되지 않을 까 하는, 어릴 때 받았던 협박이 다시 재폭발하는 겁니다. 잠복기를 거쳐서.
그 잠복기의 시작은 언제냐, 대학교 1학년 때입니다. '야, 이제 대학생이야. 나 한번 놀아줘도 돼'' 라고 잠시 풀어져 있다가 결혼 적령기와 군대 갔다 온 시점에 그 바이러스가 재폭발하면서 그 협박에 몸을 사리게 되는 데요. 그러면서 문화적인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을 시간적, 경제적, 정신적 낭비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도 술 처먹을 돈과 시간은 언제든 있어요.
























사람들이 자신의 히어로를 중간에 내다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상은. 인간의 나약한 어리석음에서 비롯된다고 누가 그랬던가. 
그 우상이 더 이상 우상이 아닌 허상이 되는 건. 그 사람이 더 이상 나약하지 않고 더 이상 어리석지 않기 때문인가?
아직도 어린시절의 '히어로'에 열광하는 것은 자신이 나약해보이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어린시절의 히어로를 허상으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스스로 현실적인, 똑똑한 사람이 되었다고 믿는건가?

나는 신해철의 '자기 히어로를 버리는 일은 자신을 버리는 일' 이라는 말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

분명 그 '히어로'들을 보고, 의지하고, 배웠던 지난 날들로 인하여 '나'라는 사람이 완성되었을 것인데.
그것을 모두 부인하면. 나 자신의 중심을 부인하는 일 밖에 더 되겠는가.
적어도 지나온 시간과, 그 때의 내 마음과, 그들에게 받았던 그 '어떤 것'에 대한.
인정과 존중은 필요하지 않을까.
보수 기득권층을 향하여 달려가는거야 본인 선택이겠지만.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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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심다박원순이당신께드리는희망과나눔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박원순 (알마,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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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고 하는 사람들의 '대단한' 이야기를 사실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지승호씨는 '평범한 가운데 비범함이 나오고, 평범한 가운데 진리가 있다'며 박원순씨의 '평범함'에 대해 얘기했지만, 내가 보기엔 하나도 평범하지 않다. 그런식의 몰입과, 그런식의 성공은. 아무에게나 있을 수 있는건 아니다.

어쨌든 배울 것도 많고, 얻어낼 이야기도 많았던 책.
배움을 멈추고, 생각을 그만하고, 지금은 움직여야 할 때 인 것이다.

젊은 시절에 언어를 공부해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됐죠.
저는 그게 새로운 문명, 또 다른 우주와의 셔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세계를 알게 되면 우리가 좀 더 진취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간은 자기 우주를 가지고 있어요. 자기가 본 만큼, 자기가 생각하는 만큼의 우주를 갖고 있는 겁니다. 그 우주는 다 다르지요. 나이가 열살이면 벌써 의사소통이 되고, 스무 살이 되고 서른살이 되면 인류가 지난 5,000년의 역사 동안 쌓아온 지혜를 대충 다 이해하잖아요.너무 대단한 거지요. 그 중간 역할을 하는 매개자가 책인 것 같아요.  -p.48



불안이라는 것은 자기가 열심히 안 할 때 생기는 거잖아요. 물론 열심히 한다고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죠. 인간이 전지전능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인간의 일은 최선을 다하면 두려움은 사라진다고 봅니다. 시간 차이는 있을 수 있겠죠. 저도 두번 재수 했잖아요. -p. 73



그것을 뭐라고 합니까? 한곳에 몰두하는 마니아라고 할까요.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일본은 그런 그룹들이 많아요. 평생 한 주제를 가지고 게속 연구하고, 강의하고, 그것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 그 힘이 대단해요. 뭐든지 한곳에 몰두하면 뭔가를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일정한 시간이 되면. 어떤 문제라도 계속 파다보면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거든요. 그 사람들이 책을 쓰거나 글을 남기거나 그러면 역사가 발전하는 건데요. 그 시대가 두터워지는 거잖아요. 전문가들이 많이 생기는 거죠. 공무원도 3년이면 바뀌는 제도라든지 기자도 마찬가지고. 전부 겉핥기식으로 하면 이것저것 이해는 하는데 깊이 들어가면 정확히 잘 모르는거죠. 그렇게 해서는 우리가 일본을 당해낼 도리가 없습니다. 저는 끊임없이 정리하라고 말합니다. 사람을 만나면 책 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요. 누구나 자기 겅험을 정리해놓으면, 그게 설사 부족하고 일부 잘못된 것이라 해도 그 다음 사람이 한 계단 딛고 올라갈 수 있잖아요. 그것을 지적하는 일은 쉬우니까. -p.140-141.



오히려 요즘 느끼는 것은 '역사가 일직선상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요. 늘 그렇잖아요. 2보 전진했다가 2보 후퇴하기도 하고, 때로는 3보 후퇴해서 3보 앞으로 가기도 하는데요. 우리가 성취한 2보 앞에서 당장은 잠깐 후퇴하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그 2보 앞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죠. 시민사회나 구성원들의 노력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데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지면 사람들이 '경제,경제' 하고, 경제를 위해서는 다른 것을 양보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막상 후퇴가 일어나고 나면 불편해지고 저항하게 되어 있습니다. -p.167



저는 외국에 갔다 오면 비행기가 떨어지지 않을 가 걱정됩니다.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너무 많은 자료들을 가져오거든요. 가서 보고 배워오면 그것의 가치가 몇 조원이 될지 모르는 일이죠. 그런데 선진국의 세관 사람들이 바보같이 물건은 전부 스캔하고 뒤지는데 제 머리와 거기에 든 생각은 그냥 통관시키거든요. -p.196



아버님이 논을 갈기 위해 써레질을 해요. 소에 쟁기를 달아서 그 위에 우리더러 타라고 했어요. 그래야 땅이 깊이 갈리거든요. 그런데 돌 위로 지나가면 우리 몸이 덜컥하잖아요. 개척 초기 단계에는 곳곳에서 계속 돌이 나오는 겁니다. 돌을 계속 바깥으로 던져내야 온전히 흙으로만 된 풍요로운 땅이 된단 말이에요. 그 돌에 쟁기가 걸려 덜컥하는 느낌, 그 느낌을 시민운동하면서 매일 같이 느꼈어요. 절망을 일상적으로 느껴요.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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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지승호 (인터뷰어) (시대의창,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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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속에는 상처받은 아이들이 하나씩 있다고 저희들은 생각하거든요.
어렸을 때 큰 충격에 의해서 고착되어버리고,  거기서 더 이상 자라지 못한 아이가 있을 경우에 그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됩니다. 어렸을 때 엄마가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아버지가 지나치게 혹독하게 대해서 아버지를 굉장히 무서워하거나 갈등했을 경우에 거기서 더 이상 발달을 못하게 됩니다. 커서 몸은 어른이 됐는데, 그 아이의 사고방식과 그 아이의 경험으로 세상을 이해하거든요. 사람들은 원래 그런 사람들이고, 나는 약한 아이고, 여기서 방어를 하게 되는데, 실은 적을 알아야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듯이 '아, 내가 이래서 끝없이 사랑을 추구하고 외로움을 못 견디는구나.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면 아이디얼라이즈(idealize, 이상화하다)했다가 실망을 하는 것을 반복하는 구나' 하는 것을 깨달아야 되는 거죠. 이것을 알게 되면 그것을 고칠 수 있는 힘이 생기거든요. 그 감정들이 풀어져 나오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그것을 거쳐야 거기서 해방되고, '그래, 엄마, 아버지도 똑같은 인간이었지' 하면서 과거를 떠나보내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과거를 기억해서 거기에 매달리는 작업이 아니고, 기억하고 이해한 다음에 떠나보내는 작업인데요. 사실은 누구나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는 겁니다. 상처가 너무 커서 항상 고통이 있는 사람들이 여건이 되면 하는 것이고, 안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죽을때까지 나름대로 웬만큼씩 극복을 해 나가니까 반드시 모든 사람들이 받을 필요는 없지만, 어떤 문제가 지나치게 반복될 때는 그 문제 안으로 들어가봐야 하는거죠. p.163

당신이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무언가에 미쳐보는 경험을 해보라. 그것이 일이든, 취미이든 인생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에 당신을 던져보라. 미치도록 무엇엔가 열주우했던 경험이 훗날 무엇에든 도전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또한 살아있음의 환희를 당신에게 안겨줄 것이다. -p.190 


- 다행이다. 나는 미쳐봤고, 미쳐있고, 살아있음의 환희를 받을 수 있어서. 미쳐있어서. 참 다행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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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지승호 (인터뷰어) (시대의창,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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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가장 결여된 것이 감정이입의 능력이야. 
결정적으로 결여된 게 그건데, MB가 어떤 상태에 대해 코멘트를 하더라도 알맹이가 없는 발언들을 하잖아.
원인을 들여다보니까 상대방이 왜 그런지 이해를 못해. 상대방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능력이 없는거야. 
감정이입 능력이 결정적으로 결여된 것이 사이코패스잖아. 그리고 사이코패스 대부분이 남자야. 

유인원을 보면서 얼마나 사람하고 유사한지를 생각하다가 그 특징들을 발견해 낸것이 다 여자라는 것, 그 여자들이
결국 남성적인 접근을 포기함으로써 상대와 의사소통을 하고, 상대가 자신에게 접근을 하게 만들고, 그들과 일원이 되어서 상대를 파악하게 되고,좀 거창하게 만들면 평화를 만드는 거잖아. 여성적인 방식으로, 남성적인 통제방식을 벗어나서.
그래서 MB를 침팬지 관찰하는 데로 보내야 되나, 제인 구달이 연구했던 탄자니아 곰베로 보내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
이런식으로 동물과 관련된 자료를 뒤져보고 생각이 떠오르고, 그것을 쓰고, 책으로 내고 그럴까도 생각하는 중이야.
유인원으로 출발했는데 하다 보니까 악어도 재밌고. -p 54.


하는걸보면 침팬지보다 못하지. 
침팬지도 정치를 해요. 프란스 드 발이라고 네덜란드에서 연구한 영장류 학자가 있는데, 침팬지들을 연구해보니까 침팬지들이 정치를 하더라는 거야. 
늙은 침팬지가 하나 있고, 굉장히 힘세고, 젊고 똑똑한 침팬지가 하나 있고, 그것보다 비실비실한 침팬지가 하나 있어.
자연상태에서는 당연히 가장 강력하고, 힘세고 젊은 침팬지가 짱 먹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침팬지 사회에서는 아니더라는 거야.
물론 한때 가장 강력하고 힘센 놈이 먹긴 먹어.
그런데 늙은 침팬지하고 어수룩한 침팬지하고 연대를 하더라는 거야. 
연대를 해서 결국 가장 강력하고 젊고 여자들한테 인기있는 침팬지를 제고하고, 얘네 둘이 권력을 잡아버렸어.
거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회한 침팬지의 정치전략 이었던 거지. 
어수룩한 침팬지는 늙은 침팬지가 없으면 안 되고, 노회한 침팬지는 힘으로는 젊은 침팬지를 못 당하니까 서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힘센 놈을 몰아내더라는 거지. 
부시가 이라크 쳐들어가고, 가장 힘센 침팬지 역할을 했잖아. 
그랬더니 프랑스, 독일, 러시아가 반미연대를 해버렸는데, 잘 연대를 안하던 놈들이고, 불과 50년 전만 해도 서로 죽이고 살리고 그런 애들인데 연대를 하게 되는 거지. 사람이 정치력에 있어서는 어떤 면에서 침팬지보다 못한 거야. 
실제 침팬지는 서로 죽일만큼 싸우지 않아. 물론 극단적인 경우 죽이기는 하나, 수컷 침팬지 싸움에서는 상대에게 경고하고, 우회하고, 회유하고, 그런 외교 전술로 사태를 대부분 진전시키거든. 이명박은 침팬지한테 배울게 많아. 
p.56-57. 

<김어준씨 인터뷰 中>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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