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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들의 도서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12.02 [책] 김중혁 <악기들의 도서관> 1
악기들의도서관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김중혁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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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나누지 않더라도, 어떤 이름 하나만으로 서로 달랐던 공간과 시간이 하나로 합쳐지는 경험. 지난달에 있던 이적의 공연을 함께 보고, 우리는 맥주를 한잔씩 마셨고, 그렇게 앉아 우리는 '패닉'과 '이적'을 좋아했던 서로 다른 경험을 꺼내놓았다.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를 모르는 채 오랜시간 살아왔지만, '이적'이라는 음악인의 이름만으로 접점이 만들어지는, 그래서 마치 함께 있었던 것 처럼 느껴졌던 시간.

얼마전 '유희열'이라는 사람을 주제로 우리는 같고도 다른, 다르고도 같은 이야기를 썼고, 나는 '악기들의 도서관' 중의 <나와 B>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리는 한 시간 동안 음악 이야기를 했다.
A부터 Z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이름을 쉴새없이 내뱉었다. 때로는 완벽한 문장을 말하는 것보다 어떤 이름이나 어떤 단어가 어떤 고유명사를 얘기할 때 이야기가 더 잘 통하는 법이다. 그때가 그랬다. 그저 누군가의 이름을 대기만 했는데도 10년을 알아온 사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건 마치 핵 융합같은 것이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한 시간 만에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악기들의 도서관> p.191 -나와 B


그래서 오랜만에 다시 이 책을 읽었다.
김중혁의 표현들은 청각과 시각과 때로는 후각과, 통각까지 그 모든것을 아우르고 있어서 좋다.
때로는 그의 문장에서 향기가 나는것도 같고, 때로는 음악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고, 때로는 손에 잡힐듯 하기도 하다.


이적의 공연을 본 날,
친구들과 '가사'에 대하여 이야기 했고,
정말 좋은 가사는 마음에 울림을 남기지만, 
때론 '가사'가 음악을 듣는데에 때로는 방해가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나눈 그날 밤의 이야기가  <나와 B>이야기의 어느 한 부분과 또 닿아있어,

나는 이 책이 더욱 좋아졌다.
"어쿠스틱 기타는 사람의 목소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해요. 
사람의 말을 전달하기 위해서 소리를 최대한 줄여놓은 거죠. 
밥 딜런 선생님께서 전기 기타를 들고 나타난 건 자신의 목소리와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길 바랐기 때문이에요. 목소리가 하나의 악기가 되려면 전체 음악에 묻혀야 된다고 생각한 거에요. 그래서 전기기타가 필요했던 거에요. 실제로 관객들이 야유를 퍼부었죠.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예요. 작전이 제대로 들어맞은 거죠. 
의미보다는 음악이 중요해요. 밥 딜런 선생님께서는 무의미의 음악을 창조하셨어요. 음악에서 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사 같은건 들리든 말든 상관없어요."

p.193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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