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많은 눈이 내린 이번 겨울.
어제부터 내린 이 비는 그 눈이 만들어낸 비는 아니겠지.
눈이 녹고,
땅속으로 스며들고,
나무가 그 물을 머금고,
태양이 다시 그 물을 증발 시키고,
구름이 만들어지고,
그 구름이 비를 만드는 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할테니까.
'순환' 이라는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니까.
'첫번째 비' 가 그렇게 쉽게 내려줄 수 있었다면.
그는 그런 가사를 쓰지도 않았을거야.
하지만...토독토독, 차갑게 내린 이 비에 내가 또 설레여버린 이유는-
얼어있던 세상이.
조금쯤은, 아주 조금쯤은 녹아내린듯한 기분이 들어서였을거야.
차갑게 쌓여있던 눈들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것을 보면서
조금 내 마음도 녹았으면 좋겠다고...생각했거든.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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