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어떤 눈물들은 아무리 해묵은 것이라 할지라도 끊이지 않고 뜨거운 느낌을 뿌리고, 살갗에 심장의 살갗에 다시금 진주처럼 맺히고 있으니 말이다.
왜냐하면 어떤 눈물들은 그것들을 흘린 두 눈이 감겨지고 꺼진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흐르기를 그치지 않으니 말이다. 우리의 두 뺨에 흐르기를 그치지 않으니 말이다.
프라하 거리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의 그 크고 비물질적인 몸 속에서 나직하게 소리내며 흐르는 것은 비탄에 잠긴 사람들의 그 눈물인 것이다.
그 울고 다니는 여자는 두 가지 세계 사이에서, 가시적인 세계와 비가시적인 세계, 현재의 세계와 과거의 세계, 살과 숨의 세계와 먼지와 침묵의 세계 사이에서 끝없이 다리를 쩔뚝거리고 있다. 그 여자는 하나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 사이를 오간다. 사라진 자들과 살아 있는 자들의 것이 한데 섞인 눈물의 남모르는 밀사가 되어.
버려진 집 안에서 바람이 씽씽 불고 있었다. 그 바람에서는 말라버린 잉크와 오래된 종이, 그리고 피에 젖은 빵의 맛이 났다.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던, 그리하여 그것의 빛마저 짓밟아버렸던, 수천 수백만 개 별들이 풍기는 악취들, 혹은 진흙 속에 뒹구는 개털같이 구역질나는 영혼들의 악취일까?
그 까닭은 그 그 바깥공기 속에서 역사가 악취를 풍기기 때문이다.
희생자들의 고통이 정말 얼마나 사람을 아프게 하는가를 알려면, 한 방울의 눈물이 엄청난 무게라는 것을 사람들이 잊지 않으려면, 그 냄새를 맡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고 또 그것을 말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한편의 詩 와 같았던 책.
아름다우며 마음이 욱죄여 오는 문장들.
할 수만 있다면 이 한권의 책을 다 외우고픈 욕망이 들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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