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서태지와아이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3.30 [책] 이재익 - <압구정 소년들>
압구정소년들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가족/성장소설
지은이 이재익 (황소북스, 2010년)
상세보기

인터넷 뉴스에 떠 있는 연예인 A군과 B양의 스캔들.
가수 누구누구, 제작자 누구누구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을 소설로 만든 이재익의 장편소설.
실제 방송국 PD라, 더 적절하게 현장에 대한 묘사가 이뤄진 듯.

실제 우리나라 가요계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섞어,
한국형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는 장르로 부를 수 있겠지만.

나와 비슷한 세대를 살았던 이 압구정 소년들은
경제적, 사회적 능력있는 부모 아래 속편하게 적당히 놀고,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한 사교육으로 적당히 일류대를 가는 그 기득권 자제들의 이야기기도 하다.

반전이 약하고,
어쩐지 몰입도가 좀 떨어지는 구성이었던건 어쩔수 없지만.
소재의 독특함 인정.

대체 아직도 난 이 책의 표지가 왜 샤갈의 그림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중간에 잠깐 나오는 서태지와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 90년대부터의 가요계 이야기를 다루는데 그들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리가 없지.
나 역시, 내 10대에, 내 유년시절에 그들과 함께였고,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도 그들을 어떤 형태로든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이들이 이렇게 정의 내리는 그는 '사회적 혁명' 이지만
나에게 그는 '따듯함'. 오랜 친구. 

 

한국 가요 역사상 가장 극적인 혁명이 완성되기까지는 채 몇 달이 걸리지않았다. 데뷔 무대에서 심사위원들에게 핀잔을 받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 몇 달 만에 가요계를 뒤집어버렸다. 내가 무덤덤하게 목격한 '특종 TV연예'의 '신곡 무대'가 그 혁명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1992년 여름에는 이미 전국의 중고등학생이 '난 알아요'와 '환상 속의 그대'를 흥얼거렸다. 수학여행 장기자랑 무대에서는 회오리 춤이 빠지는 법이 없었다. 서태지와 아이들 1집 앨범은 초유의 판매고를 올리며 음반 시장 규모 자체를 키워놓았다. 
그 시절 국내 가요 시장은 발라드와 댄스 뮤직으로 양분되어 있었다. 시나위, 블랙 신드롬 등의 록 그룹이 있었지만 방송 활동은 거의 없었고 록 음악은 명맥만 이어지는 실정이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아예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며 등장했따. 오랜 군부 정권이 끝나고 문민정부가 들어선 것처럼 가요계에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서태지의 음악 자체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하지만 대중문화 평론가로서 그들이 만들어낸 변화의 규모에는 '혁명'이라는 단어를 아끼고 싶지 않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이후 가요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랩 댄스, 랩 메틀이라는 하이브리드적인 장르의 노래를 선보였다. 요즘 가요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멜로딕한 노래에 랩을 가미한 곡들의 효시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그들은 아이돌 그룹의 전범이 되었다. 동시에 10대가 음반시장의 주체로 등장한 계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서태지와 아이들은 자신을 추종하며 등장한 다른 아이돌 그룹과는 아예 궤를 달리했다. 서태지 자신이 자기 음악의 프로듀서였으며 서태지와 아이들이라는 기업의 CEO였다. 기획사가 인형처럼 찍어 만드는 꼭두각시 아이돌 그룹하고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그들은 가요계 밖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들이 입는 옷은 10대의 패션 트렌드가 되었다. 그들은 기성 권력과 맞서는 반항의 아이콘으로도 존재했다. 이데올로기가 쪼그라들어버린 1990년대 학원가에 서태지와 아이들은 열사이자 불온서적이었다. 교육 현실을 다룬 노래 교실 이데아나 국가 기관인 심의위원회와 맞짱을 뜬 4집 앨범 '시대 유감'은 그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p.102-103


 

 
Posted by [TK]시월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