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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04

Diary/2014 2014. 8. 4. 17:01

떠돌이 개, 지두가 우리집 주차장에서 생활한지도 이주가 넘어간다. 처음엔 걱정도 엄청 많이 하고, 밥 그릇을 누가 훔쳐가는 일도 있었지만, 지두도, 가지도, 나도, 이제 조금씩 "함께 지내는 것"에 대해 적응 해 가고 있는 것 같다. 비가 많이 내린 주말 내내, 오지 않는 지두가 좀 걱정됐는데 오늘 또 반갑게 인사한다.


트위터로 알게 된 캣맘분이 계신데, 그분이 돌보던 아깽이가 주말 사이에 죽었다. 참 단란하고 예쁜 숲 속 고양이 가족이었는데, (내가 알기론) 어미가 최근 새로 임신을 하고, 아직 너무 어린 새끼들을 떼어내버린 탓에 새끼가 다치고 외로워 했었다고. 아기 고양이를 구조하고, 병원에 데려갔으나 결국엔 하늘 나라로 갔다고 글이 올라왔다.


그 분을 보면서 삶과 죽음을 돌본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삶을 돌보는 건 책임감 만으로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죽음을 돌보는건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 할 것 같다. 내 손으로 기르지 않았던 생물의 아픔을 나누고, 죽음을 기꺼이 지키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해 줄 수 있다는건, 그만큼 넓은 사람이어서 가능한 일이 아닐까.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죽음, 아픔, 슬픔을 겪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건. 그럴 준비가 되어있는 사랑이라는 건. 


사실 여전히 지두와 정드는 것이 걱정이다. 어느 날 지두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봐 걱정이고, 그래서 또 두려운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나의 얄팍함에 대해 돌아본다. 오래전에 키웠던 산세베리아도 그랬지. 어느 순간 이 녀석이 죽으면 외로워지겠구나. 그래서 키울 엄두를 내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무언갈 사랑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때로부터 지금의 나는, 얼만큼 더 넓어졌을까. 얼만큼 달라져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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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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