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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05

Diary/2010 2010. 8. 5. 21:34
#1. 어제는 재현이 환송(?)회.

난 이제 정말 누군가 떠나가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렸다.
떠남이 아무렇지 않다기 보단,
삶에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되는 것이 너무 많아져버린 탓이다.
내내 그리워했던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 우리가 더 이상 마음이 닿아있지 않다는걸 알아챈 순간이 있었다.
아쉬워할 수도 없었다.
당신과 나 사이를 오가던 바람은, 우리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져 버린 어느 순간. 더 이상 우리를 이어주지 않을 수도 있다. 그 바람은 더 이상 불지 않을 수도 있다.
바람이란, 원래 그런것이니까.
그래서 재현이에게 내가 아끼는 온다 리쿠 컬렉션 중 세 권을 선물했다.

책을 소장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그것을 누군가가 더 의미있게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에 그런 내용이 있었던 걸 어렴풋이 떠올리며.
왜 이 녀석들은 다 여름에 떠나는 걸까 하고 생각하며.
텁텁하고 습한 여름 바람에 누군가가 계속 떠올라야 한다니.


#2. 양군 득녀 소식.
2003년 겨울, 연말 시상식에 양군이 프로듀서 상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무심결에 틀어놓은 TV에서 양군이 수상소감을 발표할 때, 그 때까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있던 TV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아줌마가 되어있을, 또는 직장인이 되어있을 서태지와 아이들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이 영광을 바칩니다.” 라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나에게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군과 ‘프로듀서’ 양현석은 전혀 다른 의미이지만.
그의 그 말엔. ‘서태지와 아이들’ 팬만이 알 수 있는.
정말 그 시간 동안 ‘우리’가 되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들이 담겨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해주는 양군이 고마웠었다. 형식적으로 보이는 말이었지만, 난 그 사람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나고. 솔직히 난 이제 그가 ‘태지를 외롭지 않게 해주는 좋은 친구’로 지내주어서.
현실감각이 zero인 태지 옆에 그런 사람이 있어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는데.
그가 오늘 딸을 낳았다는 소식에 이렇게까지 기쁘고, 마음이 짠해질 줄은 나도 몰랐다.

우리가 함께 어른이 되었고,
어느 시간 우리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고.
달라져 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웃을 수 있는 좋은 사이가 되었기 때문일거다.

Bill Evans가 조카를 위해 만들었다는 Waltz For Debby를 아까부터 찾아서 듣고 있다.
참 아름답네. Debby는 좋았겠다. :)
우리 태지도 조카를 위해 혹시 어떤 음악을 만들까?
그럼 우리가 질투할 테니 그런건 안할지도 모르지.
양군의 아이가 태어났는데 어쩜 난 태지가 또 궁금하다.

그리운 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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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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