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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적군의 소극장 공연.
2007년 소극장 공연을 못갔으니 이게 몇년만인가.
문득 또 그 때를 생각하며, 그 땐 참 바쁘고 가난했구나- 하는. 그래서 여길 못왔었겠구나 싶어진다.

소극장이라, <적군의 방>만큼의 규모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큰 스케일의 무대.
그래도 그의 보조개까지도 보일만큼 가까이에서, 그와 함께 호흡했던 시간.


지난 전국 투어와는 많이 다른 선곡 리스트. 다른 편곡들.
그 중 몇몇 곡들은 정말 오래전부터 라이브로 듣고팠던 것들. 특히 <회의(懷疑)>같은 곡은.
전국투어를 마친지 얼마되지 않아서 바로 선곡리스트를 짰을텐데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그의 말대로,
서서히- 서서히 음악에, 공연에 젖어간다.
서서히 마음이 따듯해진다.

1995년, 16년 전 그 때의, '우리끼리'의 노래를 부르자며, 
'아무도'와 '달팽이'를 부르는데 
이 노래들은 공연장에서 들을 때마다 마음이 짠하다.

그가 "가수들은 다른 직업과 다르게, 공연 준비를 하면서 자신의 모든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된다고. 과거의 자신과 맞닥뜨리게 된다" 고. 그래서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또 예전의 노래들을 들으며 또 지난 날을 보게 되었다"고 했지만.

사실, 그건 그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였다.

그의 음악 한 곡 한 곡에 지난날의 추억이 고스란히 깃들어있는 나 같은 사람들 역시,
아니, 아무 추억같은게 없더라도.
그의 음악을 타고, 내 지난날의 어느 순간에 도달하게 되어 지난 시간의  나를 만나는.
공연장에서 듣고있는 그의 지난 노래들이 그저 '노래'일 뿐 만아니라
거기에 시간의 깊이까지 더해져-

마치 오래된 술처럼. 향기가 더해지게 되는.

그런 시간.
그런 공간.
그런 노래.
그런 공연.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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