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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지산 락페에게 밀려버린 펜타가 이를 악물고 올해 공연을 준비했다고 들었다.
사실 옐로우 나인의 의리 문제 어쩌고 하는걸 떠나서.
락페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에 다양한 성격의 락페가 있었으면 좋겠고. 난 펜타포트가 우리나라 락페스티벌에서 갖고 있는 역사성에 의미를 많이 두는 사람이기 때문에 무시 못할 무언가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은 올해. '왠만하면 펜타를 다녀오자'는 마음이 있긴 했다.
라인업도 마음에 들었다. 토-일. 홍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밴드들 말고도, 간만에 Pia도 보고싶었고. Stereophonics, Ego-Wrappin', Hoobastank, LCD Soundsystem 같은 해외팀들도 내가 좋아하는 밴드들이 많았다.

그런데 공연이 임박해서 다시 라인업을 살폈을 때, Pia와 Stereophonics가 내가 가지 못하는 금요일로 바뀌어 버려, 여러가지로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래서 펜타를 가지 말아야 겠다고 마음 접었을 때 쯤. 아무 생각없이 응모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일요일 펜타에 가게되었다.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얼굴을 꽁꽁 싸매고, 그 멀고 먼(...) 인천 드림파크로 향했다.


도착했을 땐 메인 무대에서 이한철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한철의 노래를 들으며 메인 무대에서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있을 무렵 라이브를 꼭 한 번 보고싶었던 Ego-Wrappin'이 나왔다.
독특하다. 무대도, 의상도, 스타일도. 굉장히 흥겨운 재즈 무대인데. 락페 무대와의 이질감이 전혀 없다. 정열적으로 춤추고, 뛰어다니며 노래부르는 보컬 Nakano Yoshie씨의 목소리도 좋고. 브라스 소리도 좋다. 이 노래에 취해 밤새도록 춤 출 수도 있을 것 같다. Kuchibashini Cherry, Paranoia, Whole World Happy 등등을 불러주셨던 것(!) 같다.
12월에 내한 할 예정이라고.




Ego-Wrappin'에 맞춰 춤을 추다보니, 계속 춤을 추고 싶어져버린 마음에 서브 무대로 얼른 옮겨 가 킹스턴루디스카의 음악에 맞춰 또 춤을 췄다. 그 많은 사람들이 정신을 놓고(!) 스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은 좀 장관(...) 이었는데. 사람들이 그런 락페에서 뿜는 그 엄청나게 즐거운 에너지들은 정말 사랑스럽다. 에고래핑과 킹스턴루디스카의 음악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기분. 우린 또 흥겹게 스카 춤을 춘다. 서브무대 사운드는 정말 별로였는데. 사람들은 음악에 미쳐있는 순간만큼은 그런것들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 듯 하다.


두 무대에 에너지를 쏟아부어버려. 그 다음 무대인 김창완 밴드때에는 맥주를 마시며 잔디에 누워 공연을 즐겼다.
김창완 아저씨의 무대는, 참 독특하다. 김창완씨가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사람들을 선동하거나, 어떤 있어보이는 근사한 멘트를 하는 것도 아닌데. 난 그분 무대에는, 아니 그냥 그 분 자체에서 엄청난 카리스마를 느낀다. 그냥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와 아우라 만으로 사람을 압도하는게 있다. 
옛 노래와 요즘 노래를 섞어 부르는데, 거기엔 나이 든 사람들도 있고 매우 어린 친구들도 있는데, 그 모든게 문제 되지 않는 듯 하다. 그냥 모든게 다 잘어울리는 기분이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 운치있는 공연장에서 Dir En Grey를 기다렸다. 음악을 들어보지 않았기때문에 가장 궁금하기도 했다. 무슨 이유인지 Dir En Grey 공연이 너무 많이 딜레이가 되어버렸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난 Ian Brown의 무대를 못 보고 오게까지 되어버렸는데, 해마다 행사를 치르면서도 아직까지도 이런 미숙함이 너무 많이 보이는 펜타포트에 좀 실망스러운 부분도 어쩔 수 없이 생겼다.

Dir En Grey는 솔직히. '상상 이상' 너.무.좋.았.다.
뜨거운 감자를 보러 서브 무대로 가려고 몇번을 붙잡고 있던 바리케이트에서 손을 떼었는데, 내 발걸음은 도저히 Dir En Grey의 기타 소리 때문에 떨어지지가 않았다.
예전엔 일본 비쥬얼락 같은 것도 꽤 많이 좋아했었는데 (너무 옛날일이라...)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내가 이 밴드의 음악을 들어본적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 이 밴드를 라이브를 먼저 보게 되어 정말 좋았지 싶다.

디르앙 무대때는 슬램도 하지만, 주로 모슁을 하는데 모슁도 참 재밌을 것 같더라.
드럼과 베이스 소리가 심장을 두드리고, 일렉기타소리에 피가 끓을 때, 
락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심장에 봉인해놓은 무언가를 해제한다.
누구나 갖고 있는 열정과 광기.
드럼.베이스.기타. 이것들은 락 매니아들의 광기를 깨워주는 열쇠가 된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과 깨어나는 순간을 공유하는 일이 즐겁다.

막차 시간 때문에 Ian Brown을 보지 못하고 그냥 나왔다.

시설 문제와 위치와, 사운드(!).
그리고 심한 딜레이에도 변변한 공지 하나 없이 기다리게 한 점이라던지.
타임테이블의 급 수정. 비자문제로 오지못한 펜들럼이라던가.
몇년간의 경험에도 아직 수정해야 하고,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아마 내가 텐트촌을 이용했다면 더 생각할 부분이 많았겠지.
그 모든 문제를 일단 뒤로 미루어놓게 했던건.
음악과 음악인들 덕분이었다.

할 이야기가 많지만 나중에 더 해야지..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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