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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25

Diary/2010 2010. 9. 25. 18:04
#1. 계속 짜증이 나 있는 상태.
어제 넘긴 보고서의 오탈자가 지금 발견된 것 때문에 나는 이토록 짜증이 나는걸까.
다음주 중간고사 때문에 이번주에 무려 네 번이나 과외를 가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이러는걸까.
오늘 아이폰 때문에 시끄럽고, 사람많고, 공기 탁한 곳에 있다 온 탓일까.
하루종일 짜증이 나서 견딜 수 없다.


#2.  아이폰을 오늘 받고. 번호도 새로 받았지만, 꺼내보지도 않고 있다.
옛날 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을 좀 정리할까 싶어서 지금 번호를 쓰고 있는건데, 다시 옛날 번호로 아이폰을 받아들었으니.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는 중. 

이 고민을 재룡이한테 말했더니, 그애의 한마디. "왜이렇게 어렵게 살아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게.
나 왜이렇게 어렵게 살지?

그토록이나 폭우가 쏟아지던 며칠 전. 휴가 나온 그 아이를 만났다.
오랜 옛 제자. 
지난날 연락도 없이 약속을 깨버린 나를, 그애는 탓하지 않는다. 웃으면서 넘긴다. 나를 잘- 알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내가, 이상하게 그애한테는 솔직해진다.
그 어떤 잣대로도 나를 평가하거나, 내 판단에 대해 옳고 그름을 말하지 않기 때문일거다.
'전적으로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

위태로웠던. 건드리면 터질 것 같았던 그 아이의 사춘기 시절에 
내가 붙잡고 있었던걸 그녀석은 아직도 고마워하고 있다.
그 고마움만큼 나도 고마워 하고 있다는걸, 모르겠지.

만날 때마다 "지난번에 우리가 언제봤지?" 하고 날짜가 헷갈리는 우리지만.
이번 만남만큼은 절대 잊어버릴 일이 없겠다.
폭우가 내린 추석 전날. 다리까지 물이 차올랐던. 홍대에서 만났다.


#3. 진짜 간단하지않은가.
나는 돈이 필요하고. 나는 가난하다. 그럼 돈을 벌어야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이용해서.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쓰는가 하는건 나중 문제.
그래서 현실을 부딪히기로 했다.
제발. 남들도 나처럼 다- 이렇게 고민하다가 다- 그저 그렇게 사는건 아니라고.
누가 좀 말해주면 좋겠다. 
진실이든. 거짓이든.


#4. 바뀐 가을 바람냄새를 맡으며, 눈이시릴만큼 파란 하늘을 보면서 Take 5를 들었다.
한칸도 남지 않은 엠피쓰리 배터리를 안타까워하며-

나. 당신이 필요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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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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