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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18

Diary/2011 2011. 1. 18. 23:31

#1. 춥다. 이제 추운것도 적응해간다. 무슨일이든 똑같이 20일동안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고 예전에 누가 그랬는데.
그래서 이제 추운것도 습관이 되버렸나. 내 의지를 통해 습관을 만드는건 아무것도 없는건가. 일찍 일어나는 것도. 아침을 먹는것도. 매일 몇 리터의 물을 마시는 것도. 공부를 하는 것도. 심지어는 이 블로그에 하루에 글 하나를 쓰는 것 조차도. 아무렇게나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뒤죽박죽 살던 원래의 성격과, 계획을 세우면 못견디게 되버린 일부러 만들어낸 성격이 뒤섞여 원래의 내가 뭔지도 모르게 되버렸지만. 은희경이 <그것은 꿈이었을까>에서 그렇게 말하지 않았나. 사람들은 늘 지나간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비교하기를 잊지 않는다고. 사람들은 지나치게 변화를 의식한다고.

#2. 박범신의 책은 두 권밖에 읽지 않았지만 <은교>를 읽고 그에게 흠뻑 매료되어버렸다. 꽤 오래전 인터파크에서 하는 작가와의 만남을 신청해뒀는데 오늘 당첨 문자가 왔다. 정신이 없는 나날이라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오늘 어찌나 기뻤던지. 그나저나 그의 새 책<비지니스>를 다 읽고 가고 싶은데 시간이 부족하다. 잠도 부족하고. 그래도, 그를 만나러 꼭 다녀와야지.

#3. revise 때문에 아직껏 매일 매일 고생인데 이번 한 주 내내 고생할 예정일듯. 그래도 한 주만 고생하는거라고 누가 정해준다면 눈 딱감고 그럴 수 있겠다. 기쁜 마음으로 하고 싶은데 그러기엔 나는 너무 피곤한 상태다. 새 실험에, 새 공부에 매진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으니 답답한 노릇. 언젠가 다짐했던 '좋은 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좋은 끝'은 아직 진행중이다. 그리고, 사실은.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일지도 모른다. '좋은 끝'의 절정부분에 서있는건지도.

#4. 오늘은 말 그대로 '지옥철'을 탔다. 출근 시간 2호선의 고장으로. 사실 몸이 터질 것 같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숨막히게 끼어있는게 힘들었던건 아니다. 원래 나는 상일동/마천 방향 5호선 영등포 구청역 2-2번 칸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는 사람들을 보는것조차도 무서워하는 사람이다. 오늘 아침, 그 많은 사람들이 누가 넘어지든 말든. 누가 내리든 말든. 무조건 타보겠다고 밀쳐대는데, 그 군중들에게 흘러나오는 그 기운과 표정들이 진심으로. 무서웠다.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따로 보이지 않고 커다란 덩어리 처럼 보였다. 다 같은 표정을 짓고 있어서. 언젠가 미경이가 나에게 공포를 느끼게 하는게 무엇이냐고 물어봤을 때 딱히 대답하지 못했는데. 나는 오늘 아침 공포를 경험한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느낀게 공포가 맞다면. 난. '2호선이 고장나 한 방향으로 밖에 운행하지 않을 때, 어떻게든 출근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사람들을 밀치고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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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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