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전에 내가 생각해냈던 실험 아이디어들이 꽤 괜찮은 저널에 실려있는걸 봤을때, 절반은 기쁘고 절반은 좌절스럽다. 내 아이디어가 괜찮았음을 이런식으로 증명받는 거니까.
대학원 시절에 "이런이런 실험을 해보고 싶다" 고 말했던 내 실험 아이디어가 -그때는 선배한테 그게 뭐냐고 구박 받아 시작도 못해봤었는데- 오늘 어느 교수의 세미나 강의에서 세련미있게 진행되어있는걸 봤을때도 비슷한 기분.
실험 process를 보니 그때의 내가 이 실험을 진행했다면 아마도 실패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는 너무 얕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리고 그 투박한 아이디어를 세련되게 다듬어줄 사람이 부족했으며, 나를 믿어주지 않는 지도 교수 밑에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누구 탓을 할 수는 없지. 내 아이디어를 100% 믿지 못했던건 나였으니까.
#2. 어느 순간에도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자기 자신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느냐도 삶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나 같이 절대 100%, 120%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은. 겸손하거나 자기 비하를 하겠다는게 아니라, 그냥 나는 내 능력치를 알고 있고, 나를 너무 괴롭히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어제의 술자리에서 말이다.
#3. regularity. 쉽게 무너지는 regularity. 아마 오늘의 몸 상태는 그래서- 인듯. 다시, 제자리로.
#4. "나의 욕망은 너에게서 시작된다." 나의 욕망 역시, 그 어리고 어린 꼬맹이 나의 욕망의 시작도, 당신, 이었지.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이해받을 수 없는 것을, 너무 많이 말하지 말자.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