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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배신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출판사
부키 | 2011-04-0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긍정주의는 미국의 신사상 운동에서 태동하여 신복음주의 교회 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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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로 시작하는 동요가 '양성평등 저해'의 이유로 유해 판정이 났을때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만일 이 노래가 유해하다면, 이건 '아빠'의 문제가 아니라 '힘내세요'의 문제라고. 


힘내기를 강요하는 사회.

긍정과 힐링으로 넘치는 사회.

긍정적이지 않음을 약점으로 여기고, '극복'해야 할 문제로 여기는 사회.

이 아이러니에 문제를 던지는 책이 바로 애런라이크의 '긍정의 배신'이었다. 


동기 유발 산업은 이런 새로운 현실을 교정할 수 없다. 동기 유발 산업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현실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고치라고 제안하는 것뿐이다. 기업 구조 조정은 환영해야 할 즐겁고 진보적인 변화이고, 실업은 스스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회이며, 새로운 ‘승리자’집단은 격동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기업들이 동기 유발 업체에 높은 비용을 치르면서 해 주길 바라는 일도 바로 그것이다. p. 164




이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는 아마도, 모든 문제를 당신에게 떠넘기기 위해 '긍정'이라는 교묘한 방패막을 쓸 것이다.

'긍정적이지 못한 개인'을 질타하면 모든게 쉬워지니까. 

조지 클루니가 주연을 맡았던 <up in the air>라는 영화도 떠오른다. 해고 전문가 조지 클루니가 누군가에게 해고를 통보하며, 이걸 기회삼아 너의 꿈을 찾으라고도 하지. 얼마나 달콤한가.


경영진이 더없이 사치스러운 세계에 격리되어 살아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폴드는 집을 다섯 채 가지고 있었고, 그레고리는 롱아일랜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집들 중 하나에서 헬기로 출근했다. 더즌홀은 위기관리에 관한 책에서 “걸프스트림에서 리무진으로 갈아타고 4성급 호텔에서 열리는 모임에 가는 인물은 끊임없이, 그리고 무비판적으로 점점 강화되는 인공의 환상 속에서 살게 된다. 그것이 문제다. 그는 삶의 알력에서 유리되어 마음에 드는 말만 들으면서 신격화된 존재가 된다. 최고급 제트기인 걸프스트림을 타고 3만 피트 상공에 떠 있으면 수많은 모기지 계약자를 탈선으로 몰고 간 일상의 위기 같은 건 당연히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아파 일을 못하는데 의료비 청구서가 쌓이고 차가 고장나 비싼 수리비가 들고, 갑자기 직장에서 해고되는 일은 시시하게 보일 테니 말이다. p. 262-263








애런 라이크의 비유대로다. 로또를 몇번을 맞아도 국내 최고 기업 총수의 재산을 따라 잡을 수 없다고 한다. 

일상의 위기를 맞는건 내가 게으른 탓이지 구조의 문제가 아니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의 거대한 음모일지 모른다.


이 책에 따르면 미국으로 건너온 유럽의 칼뱅 장로교의 지나친 금욕주의로 인한 '신경 과민'과 '우울증'을 극복하는 과정, 그리고 자본 주의의 발달로 인해 이런 과도한 긍정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긍정적 사고에서 제시하는 화려한 우주는 북극광이 드넓게 펼쳐져 빛나는 가운데 욕망이 그것의 실현과 자유롭게 결합하는 곳이다. 거기서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 당신이 바라는 그대로 이루어진다. 꿈은 밖으로 나가서 자기를 실현하고, 소망은 명확하게 표현하기만 하면 된다. 그 우주는 지독히 외로운 곳이다. p.110


자, 과연.

이 과도한 긍정으로 피로해지고 지쳐가는 지금이 지나가고 나면  어떤 시대가 도래하게 될 것인가. 

모두 지독하게 외로운 우주에서 미아가 되어 표류하게 될지도.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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