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참 피곤한 하루였는데, 하루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평소보다도 더 늦게 퇴근하겠네.
술이 무척 마시고 싶은 날이지만, 혼자 마시고 싶진 않은 날.
혼자든 아니든 술을 마신다면 분명 퇴근 후 나만의 자유 시간이 술과 함께 훌쩍 가버릴 것이다.
이렇게 하루를 쓰는건 아깝다. 그래서 또 참는다.
나에게 남은, 많지 않은 (울산에서의) 시간들을 아껴쓰도록 해야지.
#2.
멀티 태스킹쯤이야. 훗. 난 실험실의 모든 프로젝트를 머릿속에 넣고 데이터를 전부 기억할 수도 있는 사람이지만.
인생을 놓고 돌아보니 난 한번에 한가지씩 밖에 집중을 못하는 사람이더라고.
이러니 내 인생이 여기까지밖에 못 왔지.
그래서 그때로 돌아간대도, 영화 <about time>의 주인공처럼 하루를 두번씩 살아간대도
나는 별로 달라지지 못할 것 같다.
#3. 지난 주말의 구영리. 우리 동네.
이곳이 삶의 터전일 땐 별로 사진 찍고 싶단 생각이 안들었는데, 떠날 곳이라고 생각하니 간직하고 싶더라.
가지랑 산책하면서 구석구석을 찍었다. 앵글에 담고보니 참 그냥 시골이다. 적막하기까지한.
그리고 나에겐 정말 특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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