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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11

Diary/2014 2014. 12. 11. 22:21

#1. 이럴 여유가 있어서는 안될 날이지만, 할일을 또 가득 쌓아두고는 

성시경의 감미로운 캐롤을 들으며 pseudo-comfort. 


참으로 오랜만의 일기.

뭘 생각할 마음과 머릿속의 여유도 없고, 시간도 없는 날들이었고,

아마도 어쩌면 당분간은 그런 생활이 계속 되겠지만 최대한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어느 순간에 내가 무너지는지 알고 있으니까.

나이를 허투루 먹는건 아니다.



#2. 한동안 사진첩에 남은 지두의 사진 때문에 사진첩을 뒤적거리는 것조차 괴로웠는데,

또 일상은 많은 것들을 무뎌지게 한다.

엊그제 퇴근 길, 집 앞에 돌아다니는 개 한마리를 만나 쓰다듬어주다 문득 지두가 그리워졌다. 

날이 무척 추워졌는데 잘 지내고 있으려나. 

앞으로도 많은 날들, 마음에 뭐가 얹힌듯, 지두 생각이 날 것 같다.



#3. 낯선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게 되어, 자꾸 익숙한 사람들을 보고 싶어 하나 보다. 

규호오빠를 보러 전주에도 내려갈 뻔 했고, 뜬금없는 약속들을 잡고, 지난 주말엔 병희님 결혼식에도 다녀오고.

하루에 뱉을 수 있는 말의 총량에 대해 깨달았던 울산 생활이었다면,

하루에 들을 수 있는 말의 총량에 대해 깨닫는 최근의 날들이다.

너무 많은 말들을 들어야 하는 날엔, 나는 몸을 많이 움직인 것보다 몸과 머릿속이 훨씬 피로하고, 때때로 괴로우며

그래서 가장 익숙한 음악들을 크게 들으며 가능한 혼자 걸어 퇴근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수치로 정량할 수 있다면, 난 남들보다 참아낼 수 있는 voice의 limit이 아주 제한적인것이 틀림없다.



#4. 아침, 어떻게 기분을 끌어올릴까 하다 '숲 속의 파이터' 노래 한 곡에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여전히 나에게 그는 가장 따듯한 존재.


그를 생각한 어느날,  

우리의 한 시절이 지나갔음을, 

지나가고 있는 그 순간엔 미쳐 몰랐으나 이미 다 지나가고 난 그 시절을

이제는 어떤 서글픔과 애틋함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그가 여전히 그립고,

12월 31일의 공연이 기다려진다.

그와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난 뒤에는, 또 한살을 먹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여전히 나에게 그는 아이러니한 존재.

시작부터 그랬으니, 아마 마지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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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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