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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4- 좋은 끝.

Diary/2010 2010. 10. 13. 12:23
좋은 끝.
요즘 생각하는 한가지 - 기억도. 사람도. 모두 좋은것만 남기고 싶다.

이곳에서 보내온 지난 날들 중 많은 날들이 내게는 쉽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너무 어려웠다. 잠들기 어려운 날들도 있었고, 눈뜨기 어려운 날들도 있었다. 지는 해가 감사하고, 떠오르는 태양이 무서운 날들도 있었다. 
여기서 내가 올바른 끝을 맺지 못한다면 난 앞으로 살면서 그 어떤 일도 제대로 끝맺을 수 없을 거라는 그 사람의 충고를 쓴 약 사이에 먹는 사탕 한알처럼 여기며 견뎌왔던 시간들도 있었다. 견뎌내기 위해 나는 또 얼마나 많은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포기했었어야 했는지.
그 시간들을 함께 했던 누군가는 본인의 나쁜 기억력 덕택에 지나온 시간이 기억나지 않음에 감사했고,
누군가는 그 기억때문에 괴로워했다. 누군가는 그 시간을 함께한 나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나쁜건 거르고, 좋은것만 남기고 싶다. 
그녀가 이곳을 떠나기 직전. 힘들어하던 어느 날, 나는 그녀에게 연금술사에 나왔던 한 구절을 들려주었고, 그녀는 두고두고 그걸 고마워했다.
이 끝 뒤의 새로운 시작에는 초심자의 행운이 함께 해 줄 거라는- 그 행운을 얻기 위해 우리는 더 힘든 끝맺음의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는, 그 거짓말같은 이야기. 그건 그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었다. 

이 곳으로 온지 얼마되지 않아 라디오에서 들었던 그 이야기. "낙천성은 성향이 아니라 능력이다."
나의 '낙천성'은 시간이 만들어 준 것들일테니까. 더 많은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으리라 믿으며.

이 모든 시간의 조각들을 퍼즐처럼 하나하나 맞춰가는 요즘. -나쁘지 않은 날들.

그리고,
좋은 끝에 대하여 내내 생각하고 있던 어제.
올해의 두산 야구가 끝이 났다. 석패했지만 두고두고 남을 최고의 승부를 보여주었고, 그래서 마음을 다해 감동했던 플레이오프 시즌이었다. 
내게 마음을 묶어둘 수 있는 그 단단한 무엇중에 하나가 야구가 되었고, 그게 베어스여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어제 두산은 나에게 '좋은 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베어스가 져서 아까운 마음보단 이렇게 또 올 시즌이 끝났음이 아쉽고 허전했는데.
오늘 베어스 미투에 임태훈의 모자 사진이 올라왔다.
이 아이가 그 어려운 시간을 통과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가 마음과 마음을 통과해 전해온다. 그래서 마음이 짠해온다. 
아- 또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지. :) 베어스도. 나도.


임탠 모자챙에 써있던 한 마디. ㅠ_ㅠ 고생했다. 이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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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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