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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06

Diary/2010 2010. 11. 6. 10:31


#1. 토요일 밤 열시 오분.
희뿌연 안개가 감싸고 있는 이 도시, 서울에 이제야 도착했다.


잘 보지도 않는 트위터 타임라인의 글들을 기차에서 모두 읽고,
그에 대한 추모 글들과 그의 '음악'이 아닌, '음원'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다.
대체. 이제와서. 그런 이야기들이 무슨 소용이 있단말인가.
왜 분노해야 할 때, 우리는 분노하지 못했는가.


커피를 한 잔 시키고, 이병우의 기타를 듣고 있으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의 '음원'이, 제대로 댓가를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들이.
그를 추모하고 그리워해야 할 오늘, 이렇게 '소문'이 되어 돌아다닌다.
그의 죽음으로, 뭐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것인가.
결국 이 이야기들은 '우리끼리의' 이야기가 되버리지는 않을까.
이런 이야기들을 읽어야 할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절대 읽지 않는다고. 김두식씨가 그랬던가.

 


거대 대기업의 횡포 뒤에는 이 모든걸 가능하게 만드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있다.
음악가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단체가 아닌, 그런 저작권으로 자기들 배를 불리는 음저협.
본질은 그곳이고, 그곳에서 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 문제로 서태지가 음저협을 탈퇴하고,
서태지 팬들이 저작권 문제로 싸우고, 소송하고, 음저협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고,
이재수와의 패러디 문제로 싸웠을 때


그저 이 모든 과정을 '돈 때문' 이라고 매도했던 사람들이 과연.
이진원씨의 죽음으로, 본질을 알게 될까. 그렇게 달라질까.

 


포항 내려가는 기차에서 MJ의 노래를 간만에 들으며 눈물이 핑 났는데,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안에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음악을 들으며 눈물이 또 왈칵 난다.

 


'아홉살 인생'이란 소설에서, 죽음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꼬마의 질문에 누가 대답해줬더라. 아버지였던가.
"그 사람에게 더 이상 무언가 해 주고 싶어도, 더 이상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게 죽음이라고"

 


#2.
대학교 졸업 후,
연구가 계속 하고 싶고, 화학이 계속 하고 싶으면 학교로 돌아가라고 했던 모교 교수님의 말씀에
적당히 돈 벌고, 적당히 즐겁게 살던 안일한 삶을 돌아보고, 학교로 돌아갔던게 스물 여섯살.


내 연구와, 내 공부를 위해 당연히 난 학교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학교로 돌아오고 나서 몇년이 지나고 '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있다면.
오래 있을 수록 바보가 된다는 것.


좋아하는 음악인의 죽음에 '저따위'로 밖에 말하지 못하는건,
학교에 너무 오래있어 어떤말을 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고.
그렇게 점점 말하는 방법도 모르는 바보가 되어가는 거라고 생각된다.
안타까운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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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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