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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4.06.10 kyo의 편지
  2. 2010.08.30 100830 - Mobius의 끝& 그 후 1년.
  3. 2010.08.24 1995년 겨울, 태지의 편지. 1
  4. 2010.08.11 0811


<편지>

'거짓말' 잘 들으셨죠?

...

1집 활동 이후 이 노래를 기억 속에서 지우고 살았습니다.

그냥 이 노래를 떠올리는 게 서글프고 지루하고 싫었어요.

물론 공식적으로 활동도 없었지만,
간간히 노래 부를 일이 생겨도 이 노래는 부르지 않았습니다.

"내가 널 버릴테니, 지난 어두움과 상처를 니가 다 가져가"

그저 그 노래에게 다 떠 미루고,
아무렇지 않게 살라는 주문을 걸어 놓은 것 처럼...

그렇게 긴 시간은 흐릅니다.

돌아서면 뭔가를 잊고
그래서 뭔가를 잃는 나이가 되니

이젠 내가 널 멀리하려는
그 그럴듯한 이유조차
기억해 내기가
참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한겨울에 집밖으로 내쫓은 아이를
뒤늦게 찾아 나서는
못난고 미련한 부모의 마음으로

4월 11일 공연에서는
그 덧없음을 부둥껴 안고
흐느껴 울고
미안해 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가슴 한 켠에 평온이 자리 잡기 시작한 거 같아요.

오늘 공연에서는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담담하게 부를 수 있었음 좋겠는데.....

(어땠나요?ㅋ)

앨범과 공연 준비하면서,
많은 분들이 애써주셨는데요..

섬세하고 꼼꼼하게 악보와 편곡을 맡아준 귀요미 박용준님!
세상에나 전곡 베이스 업적을 이뤄주신 귀하디 귀한 Doekee 조동익님!
당근과 채찍식 호된 모니터링과 소리를 예쁘게 다듬어 준 등돌리면남 이종학님!
푸곰 아티스트들을 위해 애쓰시느라 밤잠 못주무시는 단벌신사 푸곰대표 허성혁님!
이번 공연 훌륭한 연주를 해주시는 민재현,이성렬,신석철,이경님!
앨범과 공연에 늘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 주는 안지혜님!
환상적인 조명을 위해 젤 먼저와서 애써주는 박순규님!
항상 내 옆에서 통로가 되어주는 고마운 윤소라님!
오랜만의 공연임에도 선뜻 기획을 감행해준 프라이빗커브 식구들!
음향에 정성을 쏟아준 바인사운드!
오랫동안 함께해온 정다운 우리 보물섬 같은 푸곰식구들
내 오랜 음악 좋아해줌이~ 다음 규호의바다 친구들!

그리고 아빠 엄마 동생 재호, 하늘나라 순애씨 사랑합니다!

오늘 종종 걸음으로 여기까지 와주신 여러분들!
모두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조동진님의 제 앨범에 관해 쓰신 글의 한부분을 공유합니다.


"이 음반의 연주를 들으면, 연주자들이 얼마나 규호를
아끼고 사랑하는지가 느껴진다.
그건 최고의 음악행위이며, 우리 삶의 목적이기도 하다.

최근 푸른곰팡이에서 제작된 일련의 앨범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래, 여기가 바로 보물섬이다. 어쩔래?

내가 왜 스티븐슨의 보물섬에 나오는 "애꾸눈 잭"이 되어가는지 이제야 알 거같다.

홍보는 젠장...!
보물을 어떻게 홍보 한단 말인가!?
보물은 곡괭이 들고 찾아서 오는 게 보물이지..."


보물섬 등대지기 조동진님~ 항상 감사드리고 건강하세요!


여러분! 오늘 말이죠~

물음표는 접고
마음속 빗장을 풀고
곡괭이를 들고 보물 하나 씩 꼭 캐가시길 바랍니다!


2014.6.7 KYO



지난 주 공연을 마치고, 사랑스런 KYO의 편지.

이번 공연에선 못 만났지만, 가슴 한 켠의 평온함이 언젠간 온 마음 전체로 퍼질 수 있길 바라며.

그리고 그 평온함을 내게도 좀 나누어 주길 바라며.

언젠가, 조만간, 곧 만나기를. :)

Posted by [TK]시월애
|
작년 태지 뫼비우스 전국투어가 끝난지 꼬박 일년이 되는 날.

8집 활동이 유난히 길었던 탓도 있지만, 사실 '기다림' 같은건. 아무리 반복해도 익숙해지질 않는다.
작년 오늘, 길었던 머리를 짧게 잘라, 허전함을 달래고. 
내 마음속의 그리움들을 일상에 섞는 연습을 시작했다.

일상의 어느 순간에, 
이를 닦으면서, 로션을 바르면서, 길을 걷다 하늘을 보면서, 신발끈을 묶으면서도, 일상의 바쁜 어느 순간에도.
문득 문득 가슴시리웁게 하는 그리움이나, 외로움같은,
오랜시간동안 나와 하나가 된 그 감정들.
떼어낼 수도, 없앨 수도 없는 그 감정들을, 
일상속에 조용히 침잠시켜놓았는데.

오늘 트위터에 올라온 석중씨의 편지 한통으로, 
휘휘 저어진 심장 속에서 부유하는 내 감정들.
나를 어지럽게 만드는.

아침에 읽었을 때, 점심에 다시 읽었을 때, 저녁에 또 다시 읽어봤을 때.
읽을 때 마다 그 마음이 한 발 한 발. 다가오는 것만같아.
자꾸만 코 끝이 찡해진다. 마음 여린 그가, 괜히 자꾸 웃음으로 마음을 감추고 있는 듯, 
슬쩍슬쩍 들어있는 우스개 이야기가 왠지 더 마음 아프다. 

이싸가 하이쿠에서 노래했던 대로, 나비조차도 먹고 살기 바쁜 이 세상속에서,
이렇게 가장 눈부시고 아름다운 추억을 나눈 우리가 있어.
나는 또 하루 힘을 내어 본다고. 고맙다고...

출처 : 석중씨 트위터 (http://twitter.com/kimsuk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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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
내가 열 다섯살때, 태지가 스물 네살때.
그가 우리에게 썼던 편지.
지금 봐도 우리가 참 가까이 있다고 느낄만큼. 다정한 편지고,
지금 보면 꽤 놀라울만큼 솔직한 편지네.
문득 서랍 정리를 하다가 잊고 있던 오래된 친구의 편지를 찾았던 기분으로.
잊고있던 그의 편지를 우연히 찾아 읽게 되었다.

엊그제 지승호씨의 신해철 인터뷰 책 <쾌변독설>을 다시 읽었다. 
거기에 그런 말이 나온다.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서, 여자는 결혼 적령기가 되면 기득권을 향해 모든것을 잊고 달려간다"고.
"나 과거에 ○○○ 좋아했었는데, 내가 미쳤었지." 라고 얘기한다고.

이런 편지에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태지가 있어서. 난 별로 변한 것 없이 여지껏 이렇게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잘 있었어? 
우선 맨 먼저 너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어.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모든 일이 순탄하게 되지만은 않았잖니. 
한 발자국만 잘못 내디디면 음악인으로서의 자존심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그 모든 것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고 마치 자신들의 일인양 절박하게 지키고 지지해 줬던 너희들에 대한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 
가끔씩 누군가가 내게 질문은 던지지."당신에게 팬들은 어떤 존재냐"고. 
그런 난 꼭 이렇게 대답해. "나에게 팬들은 절대적인 존재"라고. 
너희들이 있기에 이 모든 도전과 자유가 가능하다는 걸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는걸 알아줘.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난 사실 너희들한테 약간의 불만도 있어. 공연장엔서 가끔씩 너희들의 행동이 너무 폭발적이고 무질서하게 치닫는 경우가 있잖니. 물론 너희들을 무조건 비난하고 싶지는 않아. 아니 오히려 그런 너희들을 난 누구보다 잘 이해해. 아마도 너희들의 내부 어딘가에서 억눌리고 짓밟힌 억압된 부분들이 폭발하는 거겠지. 하지만 음악을 들을 때는 음악을 듣는 사람으로서 예의를 갖추는 것이 참 아름다운 행동이라는걸 아니? 내게는 소리지르는 팬들도 소중하지만 소리지르지 않고 조용히 뒤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 팬들도 소중하거든. 
요즘 팬레터를 읽어 보니 공부가 하기 싫어서 고민이라는 친구들이 있더라구. 내가 만점의 답을 줄 수야 없겠지만 오빠 입장에서 형 입장에서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우선 공부가 무조건 하기 싫은 건가 아니면 공부말고 꼭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어서인가를 생각해봐. 
혹 그런 다른 일이 있다면 네가 얼마나 그 일을 하고 싶어하는가를 생각해. 만약 그 일이 네 목숨보다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 난 그 일을 해도 된다고 생각해. '목숨보다 소중'하다는 조건을 내거는 건 여기가 한국이기 때문이야.우리나라가 좀더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라면 굳이 목숨을 내걸지 않아도 공부 이외의 다른 선택이 가능하겠지.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실 아직 그러지가 못해. 현실을 무시할수 없잖아.그냥 무작정 공부가 하기 싫다면 '아무것도 하기 싫은'마음이 어디서 생겨난건지를 곰곰이 생각해봐. 그리고 그 문제부터 해결해야지. 
그 경우를 모두 헤아릴수야 없겠지만 혹 부모님과의 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난 이런 얘길 해주고 싶어. 오직 대화만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나도 누구보다 부모님과 많은 대립을 겪었던 사람이야. 하지만 난 늘 안방에서 부모님과 마주앉아 무릎꿇고 얘기를 나눴지. 그래서 난 결국 부모님을 설득했고 최소한 내 입장을 이해시켜드렸어. 음악한다고 학교를 나올 때도 그렇게 했지. 물론 쉬운일은 아니야. 내가 가출했던것도 그런 이유고... 하지만 담을 싸고 입을 다물고 있어봐야 해결되는 일은 없어. 
우리 부모님들 결국 지금 나의 가장 든든한 지지자이셔. 
너희들에게 마지막으로 무슨 얘기를 들려줄까. 내 얘기? 난 잘 지내고 있어 가끔은 평범한 청년으로 돌아가 길거리를 활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지금의 생활도 나쁘진 않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깐. 4장의 앨범을 내면서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돌이켜보면 난 그다지 변한거 같지 않아. 얼굴은 좀 어른스러워졌고 춤도 좀 늘었지? 하지만 키는 안컸고(!) 고집도 그대로고 남이 하는 말에 혹하지 않는점도 그대로야. 
그래서인지 아직 술 못먹는것도 그대로이구... 
사실 연예계에 있으면서 술을 못 먹는다는 건 참 신기한 일이지. 지금까지 나한테 술을 먹이려고 한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은 말로 하지 어려울 정도야. 그중에 한 사람이었던 현석이나 종서형도 이젠 두손 다 들어서 누가 나한테 술을 권하면'그래봐야 힘드니 포기하라'고 옆에서 충고해 줄 정도가 됐어.크크, 중학교 때 수업시간에 도망쳐서 친구들이랑 소주 반병을 먹은 기억은 있는데... 그즈음에 술 취해서 주정하는 친구를 보고 '난 저러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을 먹은게 지금까지 계속된것 같아. 앗. 내가 술 얘기를 너무 많이 했군. 
하지만 이런 고집 덕분에 난 술뿐 아니라 정말로 중요한 것들에 대해서도 변치 않을 수 있었는지 몰라. 한번도 돈이나 명성이나 인기...이런것에 연연해서 살지 않았다고 지금도 가슴에 손을 얹고 얘기할수 있어. 
앞으로도 늘 변하지 않는 사람으로 남도록 노력할께. ' 너에게'의 가사 기억하니? 바로 그런 순수함 그대로 말이야... 그럼 추운 겨울 감기 조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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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한 시간속에서 -2002년 4월 인터뷰.-  (2) 2010.07.14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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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씨에 꽂혀있는 요즘.
그의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가 2000년에 나온 김어준과의 대담을 묶은 <쾌도난담>을 훑어보게 되었다.
거기에는 2000년 태지가 컴백 당시의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난 정확하게 그들의 대담이 2000년 8월 11일~2000년 9월9일 사이에 이루어졌다는걸 알 수 있었다. 
그들의 대화에 "컴백 방식이 너무 닭살 스럽다"는 표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8월 11일, 그가 보내왔던 편지 때문이었겠지.

남들이 보면 얼마나 닭살스러울까. 당연한 것 아닌가. 4년 반 넘게 그리워하면서도 아무 소식조차 알 수 없이 살아오다가. 이제 만나게 되었는데. 얼마나 애틋한지. 얼마나 심장이 터질 것 같은지. 당사자들이 아니면 알 수 없으니까.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주고 받는 편지인데. 닭살스럽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 그 편지는 '당신들'을 위한 편지가 아니라, '우리들'을 위한 편지였으니까.

갓 대학에 들어가 컴퓨터도 아직 구입하지 못했던 내가, 그의 편지를 읽기 위해 피씨방으로 달려가, 멀리서 전해온 그 편지를 읽고 내내 눈물흘렸던 그 무더웠던 여름 날.

오늘 아침, 아무 생각없는 바쁜 하루 속의 그저 어느 순간이었는데, 
그에게서 날아온 문자 메세지에 잠시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멈춰있었다.
마치 그의 문자 메세지가 10년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느낌.
10년의 세월을 거쳐 내 손안에 들어온 기분.

잠시. 여기가 어디인지. 지금이 몇년인지.
생각해 낼 수가 없었다.
기다려줘서, 너무 고마워. 수천 수만의 또 다른 나-  [T]

그 사람도 이제는 알 수 있겠지.
우리가, 
기다리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조차 없었다는걸.
우리가 당신을 기다린게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기를 멈추지 못하고, 마음 깊어가는 어느날.
그저 당신이 돌아와준 것 뿐이었다고.
고마운건 우리라고.

돌아와줘서, 정말 고마워. 또 다른 나인 당신.

2000년 8월. 그의 편지.:)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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