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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18

Diary/2014 2014. 9. 19. 02:33

#1. 

생각할 것도, 스트레스도 많은 날들.

아, 나 참 예민한 사람이었지, 하고, 한동안 잊고 있던 스스로를 꺼내 어색하게 마주하고 있다.


살아가는 순간 순간,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balance'라면,

그 순간들을 이어붙였을 때 그것이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즉 directivity가 삶의 목표 비슷한 것이라는 걸 최근 깨달았다.



김연수 작가님의 어느 소설 한 구절처럼,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바람일테고, 어떤 방향의 바람을 잡아 탈 것인지는 나의 선택이겠지만.

지난 많은 날들, 나를 휘감는 바람을 알아채지 못했고 또 원하는 때에 바람이 불어주지 않았을 때도 있었으니까.

바람이 어디에서 어떻게 불어오고 있는지, 

지금 나를 휘감은 바람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는 지혜와 시야가 필요하다.

기도같은걸 하고싶어지는 요즘이다.



#2. 

classical inorganic chemistry와 material science 사이에서 참 어중간하다고 계속 생각하다가

최근 논문들을 훑으면서 과연 내가 어떤 논문들을 더 재밌게 찾아 읽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해보니

crystallography나 coordination chemistry쪽에 가깝다는 결론. 하긴 뭐 material쪽으론 base가 부족하고, 또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언젠가 기회가 되면 graphene쪽은 더 공부하고, 연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지난 논문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겠지.

오늘 박사님과 그런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박사님의 결론은 "결국 너도 올드한거야"라고.ㅋㅋ

앞으로 연구를 계속 하게 될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가 없지만 여러 가지를 열어두고 생각하고 싶다.



#3. 

이곳에서의 마지막 포항 출장.

마티케와의 마지막 주행.

내일은 마티케를 깨끗이 씻어줘야지. 문득 아쉽고,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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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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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인의 향기

movie 2014. 9. 8. 00:26



여인의 향기 (1993)

Scent of a Woman 
9.4
감독
마틴 브레스트
출연
알 파치노, 크리스 오도넬, 제임스 렙혼, 가브리엘 앤워,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정보
드라마 | 미국 | 157 분 | 1993-03-20


지난 몇 달, 토요일 밤 11시에 EBS에서 해주는 <세계의 명화>를 챙겨보는 취미(?)가 생겼다.

오래전에 본 영화를 다시 챙겨보는 일이 많지 않으니, 지금 다시 보며 새로운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이 좋고, 

또 제목은 익숙한데 보지 못했던 고전을 보는 재미도 좋다.


스무살 때부터 몇 년, 영화 음악 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하던 시절에 봤던 영화들은 

영상보다 음악들이 더 깊게 각인되어 있는데, 

그 때 만났던 영화 중에 하나가 여인의 향기.

어제 EBS에서 해 주는걸 챙겨 다시 봤는데, 지금은 스무살 그때완 또 다른 여운이 남는다.


그리고 전혀 새로운 두가지를 느꼈으니,

하나는 페라리 운전은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낸다는 것이고 (엥)

두번째는 이제 고인이 된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젊은 시절을 보고 있노라니 참 애틋하다는 것이었다. 

단역에 가까운 역할을 하던 그가 할리우드 최고 유명한 주연배우가 되어 죽음에 이르렀던 그 시간들이 

순간이었던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터널처럼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술로서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 내는 사람들은

작품으로, 지나온 시간의 끈에 자신만의 표식을 남기는 것 같다. 

표식을 따라가 보면 그 시절의 그들이 그곳에 있다. 참 멋진 일이 아닌가.



카포티가 다시 보고싶어졌다.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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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2014)

9
감독
실뱅 쇼메
출연
귀욤 고익스, 앤 르 니, 베르나데트 라퐁, 엘렌 뱅상, 루이스 레고
정보
드라마 | 프랑스 | 106 분 | 2014-07-24
다운로드

네 엄마는 여기 있어.

네 기억의 뿌연 물 속에.

기억은 물고기처럼 물 속 깊숙히 숨어 있단다.

이게 연못 수면이라고 치자.

캄캄하고 평평해서 아무 것도 안 사는 것 같지.

네가 낚시꾼이라면 기억들이 좋아할만한 미끼를 던져야지.

그러면 수면 밑에서 뭔가 움직이는게 보일 거야.

그럼 낚시줄을 던져서 짠!

저런걸 낚는거지.


추억을 낚아올릴 미끼로 뭐가 좋을까?

이거야.

추억은 음악을 좋아하거든.












무엇보다 음악이 좋았고, 색감이 좋았고.

피아노를, 우쿨렐레를, 가드닝을, 베이킹을, 여행을 꿈꾸게 하는 영화였기에, 그래서 좋았던 영화였지만.

깊숙한 기억을 건져내어 그것을 응시하고, 그래서 삶의 한 발을 앞으로 내딛고 나아가는 청년의 이야기-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리가 없었다.



오래 전 이은결의 마술을 보고 감동을 받아, 연례 행사처럼, 해마다 그의 연말 공연을 보러가던 때가 있었다. 

그의 마술에는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 행복한 것들만 꺼내어 눈 앞에 펼쳐내어 보이는 신비함이 있었다. 그래서 난 그의 마술을 좋아했다. 어쩌면 그의 마술이 나에겐 프루스트 부인이 내어주는 차 한잔이 아니었나 싶다. 행복했던 기억을 낚아주는. 


쓰디 쓴 차 한잔을 마시고, 쓴 맛이 올라오면 달콤한 마들렌을 베어 물고.

쓰고 아픈 기억을, 한 입 베어 문 마들렌으로 덮으며 살아가는 게 인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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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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