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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내가 카니발 앨범을 처음 접했을때..느꼈던 감정들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적과, 김동률. 내가 너무 사랑하지만 너무 다른 두사람이 하나의 타이틀로 낸 앨범은
1+1이 2가 아닌 2000000이 되는 마법이기도 했고,
A+B가 Z쯤 되는, 그 어떤 화학 반응보다도 폭발적인...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줬던 기억.
 
그리고 11년 뒤의 콘서트.
10년동안 기다려온 콘서트라고 말하면 조금 오버스러울지 몰라도,
무대가 열리고, 오케스트라 연주로 시작되는 Carnival 오프닝곡을 들으며 마음이 벅차올라 잠시 눈물이 난것은 사실이었다.
 
사실 어찌보면 오늘 공연은,-적군말대로-
추억에 젖고, 감성에 젖어버려 음악적인 면이나 공연 무대,사운드 같은 측면이 조금 덜 눈에 들어왔을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늘 그들의 음악과 함께였고,
그들의 음악을,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나누며 어른이 되버렸으니...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다시 공연에 몰입하자마자 또 다시 내 마음을 울려버린 김동률이 불렀던 '다행이다'
그는,....마음을 울리는 노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분명해...
적군보다 더 원곡에 어울리는 느낌...
 
그리고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이적이 부른 '아이처럼'
이건 확실히 내 취향으로 바뀐듯^^
좋은 음악이야 장르에 상관없이 마음이 먼저 듣기 마련이지만
리드미컬한 음악 쪽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그리고 오늘...공연중 가장 황홀하고 충격적이어서...
잠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이럴수가.."하고  넋 놓고 있던
'강' 그리고 '우리가 쏜 화살은 어디갔을까.'
 
'강'에서 아쟁이 나오던 순간부터 사실 입을 다물지 못하고..
사물놀이를 보면서도 정말 기가막힌 편곡이구나..싶었는데........
"그렇게 찾아헤매던..."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찰나의 순간을 지나 불리워지는 '우리가 쏜 화살은 어디갔을까'.
이미 setlist를 알고 들어갔음에도,
"아....어쩌면 이렇게 이어질수 있을까...정말 아름답다.."하고 넋을 놓고 들었던 듯 하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서동욱의 등장.
그래..그는 저런 목소리를 가졌더랬지..그는 저런 표정을 지었었지...그는 저렇게 노래를 불렀더랬지..
잃어버렸던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운 기분...
아..! 맞아..! 그는 저랬더랬지....!
10년만에 보지만 변치않는 그 모습들이 아름답다.
 
이제는 아저씨티가 물씬 풍기는 그가, 김동률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모습에....
흘러온 시간이 고스란히 묻어져나온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또 변해버린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시간이..이렇게..이렇게..흘러가고 있구나....
변치않을 음악 속에서..
 
절대 무대에서 볼 수 없을거라 생각되었던 '그녀를 잡아요'를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고 있다니.. 또 다시 짜릿하다.
 
오늘 공연은 '카니발'이라는 느낌을 주기에는 조금 미흡한 느낌도 있었지만
(물론 마임은 넘 멋졌지만..조금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기에..)
그들이기에 가능했던 편곡과 연주는 정말 최고였으며,
흘러온 시간을 모두 담아 추억하고 떠올리며 행복해 할 수 있는 공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선율의 곡을 쓸 수 있고,
공연을 가능하게 만들며
이렇게 마음저릿한 가사를 쓸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음악인이
서로가 서로의 손을 맞잡고 또 한걸음 나아가고 있다는게
행운이고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며...
 
다음번 카니발 앨범을 기다려본다.
설레임을 가득안고-.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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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기대했던 로얄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나는 두시간 동안
짧은 시간이지만, 무한대의 우주로 잠시 여행을 다녀온 것만 같다.
 
쏟아지는 별,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시작된 첫 곡..
Take 1-
"내가 말했잖아. 너를 데려간다고. 너의 아픔들은 이제 없을거라고."
 
그 순간 나는 모든 나의 현실을 잊었다.
아픔도, 욕심도 없는..그저 아름다움만이 존재하는 새로운 세상에서
나와 같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청명하고, 아름다운 선율들과 가을밤 하늘을 가르던 그의 목소리. 
온 몸을 감싸는 전율에 울고 웃은
그저 나는 어느 가을날..밤.....
꿈을 꾸었던 것만 같다.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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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떨림은 인간의 영혼에 얘기를 하는 신의 숨결이라고, 
음악은 신의 언어라고 베토벤이 말했다. 

오늘 콘서트장에서 불과 몇미터 앞에서 밀려오는 공기의 흐름은 
나의 마음- 내 심장을 울리고, 떨리게 했다. 

그가 솔로 앨범 다섯개를 내기 전, 전람회였고, 카니발도 있었다. 

훌쩍 세월을 되돌려 대학가요제에서 부터의 그의 모습이 하나 둘씩 찬찬히 떠오르면서 
그는 여전히 우리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적고 있음을,
그의 사랑 노래에 나는 여전히 가슴시려움을 느낄 수 있다. 

게스트로 나온 이소은양이 이제는 조금더 감정이입을 하여 <기적>을 부를 수 있듯, 
나는 더욱 더 그의 가사를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되어버렸는데 
-어쩐지 그렇게 우리가 함께 늙어간다는게 너무 아름답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오래전부터 그의 음악과 내 젊은날이 함께 흘러와줬다고. 

<The concert>의 가사에 맞춰 시작되어 <Melody>의 가사에 맞춰 끝난 군더더기 없는 선곡과 조명, 
그의 말대로 라스베이거스에서 볼 수 있을법하게 꾸며진 무대와-나는 시카고가 떠올랐지만-
jazzy하고 swing풍의 아름다운 편곡들, 
멋진 세션들의 연주와 오케스트라, 
더욱 무대를 빛낸 게스트 이소은,이적,알렉스,정순용, 
그리고 그 모든걸 뛰어넘을만큼의 그의 혼신의 힘을 다한 열창.   

그 모든것이 어우러진 공기의 떨림이, 이토록 가슴뜨겁게 만들줄이야. 
너무나도 멋진 무대였다. 글과 말로는 절대로 설명할 수 없는. 
또 언제쯤 그의 무대를 만날 수 있을까. 
내가 좀 더 나이를 먹고, 더더욱 현실을 만나고, 팍팍하고 여유없는 삶을 "살아내고" 있을때조차도 
내가 음악이란걸 듣고 있다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오늘의 이 기분, 이 떨림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간절히 소망하는 밤.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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