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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에 김규항씨가 펜타포트를 다녀와서 쓰신 글이다.
얼마전 지승호씨가 김규항씨를 인터뷰했던 책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를 읽고 나서 이 분을 알게 되었는데, 그러고 나서 또 이분이 '락페스티벌'에 대해 쓰신 글을 보니 새로워서 퍼왔다.
분명 나와 같은 무대를 보았는데, 이분은 이분만이 느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김규항'의 언어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을 풀어내셨다.
좀 어려운 아저씨라고 생각했는데. Rock Mania라니. 그렇게 어려운 아저씨 아닐 수도 있겠다.






일요일, 두 아이(열일곱살 딸과 열네살 아들)와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에 갔다. 에고래핑, 킹스턴루디스카, 김창완밴드, 디르앙그레이, 뜨거운 감자, 그리고 그날의 헤드라이너 이언 브라운(스톤 로지스의 보컬이던). 자정이 훌쩍 넘어서야 돌아왔지만 아이들은 록페스티벌의 하루를 재미있어했다. “여행 일정과 겹치지만 않았다면 지산(지산 록페스티벌)도 가면 좋겠는데” 아쉬워도 하면서. 둘은 천천히 록음악에 빠져들고 있고 나는 그게 참 기쁘다. 10대 시절에 록음악에 빠져드는 일은 인생에서 몇 안 되는 ‘제때 하면 좋은 일’ 가운데 하나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열다섯 즈음 록음악에 빠져들었다. 그 전율의 순간, 그리고 이후 진행 과정에서 피어오른 에너지와 감성의 결들이 내 삶에 남긴 흔적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안 그랬으면 어쩔 뻔했나’ 안도하곤 한다.
딸은 꽤 어릴 적부터 나와 함께 음악을 들어 버릇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보고 문혜원이 부른 ‘아이러브락앤롤’을 흥얼거리기에 조앤 젯의 원곡과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것을 함께 비교해서 듣게 했더니 너무나 재미있어하던 기억이 난다. 그는 지금도 주로 여성 싱어송라이터, 혹은 보컬이 여성인 록밴드를 좋아한다. 아들은 작년 초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남학생답게 학교 다녀오면 가방 던져 놓고 동무들과(어지간한 아이들은 다 학원에 가버리고 없으니 자연스레 학원 다닐 형편이 안 되는 집 아이들과) 노느라 음악 따위엔 도무지 관심이 없었는데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많이 바뀌었다. 어제 전기기타를 품고 앉아 ‘스모크 온 더 워터’의 리프를 연습하는 그에게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와 깁슨 레스폴의 역사를 들려주었다.

나는 내가 양육을 맡은 두 아이가 록음악에 빠져들고 또 나름의 음악적 취향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10대의 끓는 피와 ‘10대를 위한 인류의 문화유산’인 록음악이 조우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한국의 10대들은 사정이 그렇지가 못하기 때문이다. 록음악이 그들의 끓는 피에 도달하기 전에 그들에게 음악적 취향의 씨앗이 생겨나기 전에, 치밀한 준비를 거쳐 ‘공장 생산’된 기획사 음악들이 그들의 귀를 마비시켜버린다. 아무리 자유시장의 기치가 신처럼 존중되는 신자유주의 시절이라지만, ‘시험 기술을 익히는 짓’을 공부라 강요받으며 종일 따개비처럼 책상에 붙어사는 그들의 우울한 삶을 생각한다면 너무나 잔혹한 일이다. 10대들을 위한 음악적 스크린쿼터라도 마련하자고 나설 법한 진보적인 미디어들도 한류니 뭐니 하며 한 동아리로 돌아가니 설상가상이랄까.

펜타포트에서 만난 후배가 자꾸만 두 아이의 얼굴을 쳐다보며 웃는다. 왜 그러냐고 하니 “까맣게 그을린 게 너무 신기”하단다. 여름철에 아이들 얼굴이 까맣게 그을리는 것 또한 수천년을 이어온 생태계의 한 풍경인데 이젠 그것도 신기한 일이 되어버린 모양이다. 하긴 한국의 10대들이 여름이고 겨울이고 얼굴 그을릴 겨를이 어디 있으며, 행여 잠시라도 그을릴라치면 ‘외모는 경쟁력’이라 생각하는 엄마들이 재빨리 자외선 차단제로 태양과 아이 사이를 가로막아 버리지 않을까. 변해가는 생태 풍경에 분노하는 우리가 왜 이 또렷한 생태 풍경엔 분노하지 않는지 잘 모르겠다. 우리는 강이나 산만 생태가 아니라 록음악의 열정에 솟구쳐 오르는 10대들의 몸뚱이도, 여름 햇볕에 까맣게 그을린 아이들의 천진스러운 얼굴도 생태의 한 풍경이라는 걸 이미 잊어버린 걸까.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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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스탁 코리아 (정확히는 Peace at the DMZ)가 취소되고, 지산 락페가 올해 역시 성황리에 끝났다.
우드 스탁이 취소되니 나는 더 억울해진다.
올해 ETP는 아예 계획에 없었던것이 아니라 '취소'가 되었다는 걸 얼마 전에 알게 되었는데,
이 느닷없이 나타난 '우드스탁 코리아' 도 그 '취소'의 원인 중 하나 임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남 탓하지 않으려고 해도, 'Peace at the DMZ'가 취소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내 심정은 Artie Kronfeld 할배라도 찾아가서 "내 ETP 내놔" 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우리나라 락페는 우리가 알아서 하니깐 당신은 당신네 나라 가서 알아서 하시라고.

아이러니하게도 펜타를 가기 전까진 그렇게까지 와닿지 않다가, 펜타를 다녀와서 확고하게 'ETP 존재의 필요성'에 대하여 절감했다. 화장실 문제는 빼놓고라도(..) 두 가지-  '사운드'와 '위치'문제를 들 수 있는데.
지산이나 펜타가 접근성이 너무 떨어져, 하는 수 없이 포기하는 도심의 사람들이 많은 까닭에, 그 사람들을 위한 도심형 대형 락페가 여름에 반드시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008년 ETP에는 중간에 폭죽사고가 잠시 있었고, 비가 좀 왔던 관계로 무대가 약간 딜레이 되었지만, 그래도 거의 모든 무대를 다 보고 귀가가 가능했다. (이번 펜타처럼 아예 엔딩 무대 자체를 한 곡도 듣지 못하고 나와야 하는 상황과는 다르다.) 그런 2008년이 있어서 09 ETP는 오차 없이 모든 공연이 진행되었고, 이 때 역시도 대중교통을 이용한 귀가가 가능했다. 티켓 가격도 만만치 않은 락페들인데, 텐트 야영이나, 셔틀 이용비 혹은 근처 모텔 숙박비 등등의 지출까지 하게되면 가격적 부담이 너무 커지게 되어 버린다.

둘째는 ETP만큼의 사운드를 다른 락페에선 듣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아무리 뮤지션들이 최고의 가창력과, 퍼포먼스를 보여주어, '사운드' 문제가 첫번째로 거론될 문제는 아니라고 해도. 비싼 돈을 주고 무대를 찾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최고의 뮤지션들의 무대를, 최고의 사운드로 볼 권리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진 그런, 사운드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락페로서는 ETP가 최고인 듯 하다.

이번 지산 공연 이후 환경 오염과 쓰레기 문제, 물가 폭등으로 말이 많이 나왔다.
작년만 해도 환경을 생각하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락페로서 지산의 이미지가 자리잡는 듯 했는데, 올해 그 지산 리조트에 널려있던 쓰레기 사진들과, 인터넷에 올라오는 인근 지역민들의 물가 폭등으로 인한 하소연 글을 보니 아직 지산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듯 보였다.


나는 서태지 매니아라, 여름 락페 문제에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다.
비록 올해는 ETP FEST가 무산되었지만, 내년은 반드시 열렸으면 좋겠고, 내후년은 더더욱 그랬으면 좋겠다.
이건 우리가 이루어주고싶은 그 사람의 꿈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이 락페스티벌이 5년, 10년, 더 견고해 졌으면 하는 건 우리 모두가 궁극적으로 이루고픈 꿈이기도 하다.

ETP의 개최는 분명 락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 사항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다.
이런 선택권이 그저 자기들 밥그릇 채우기에 연연해하는 사람들의 손에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내 소망이다.

(이런 거창한 글을 쓰려고 했던건 아니였는데 결말이 비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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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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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지산 락페에게 밀려버린 펜타가 이를 악물고 올해 공연을 준비했다고 들었다.
사실 옐로우 나인의 의리 문제 어쩌고 하는걸 떠나서.
락페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에 다양한 성격의 락페가 있었으면 좋겠고. 난 펜타포트가 우리나라 락페스티벌에서 갖고 있는 역사성에 의미를 많이 두는 사람이기 때문에 무시 못할 무언가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은 올해. '왠만하면 펜타를 다녀오자'는 마음이 있긴 했다.
라인업도 마음에 들었다. 토-일. 홍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밴드들 말고도, 간만에 Pia도 보고싶었고. Stereophonics, Ego-Wrappin', Hoobastank, LCD Soundsystem 같은 해외팀들도 내가 좋아하는 밴드들이 많았다.

그런데 공연이 임박해서 다시 라인업을 살폈을 때, Pia와 Stereophonics가 내가 가지 못하는 금요일로 바뀌어 버려, 여러가지로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래서 펜타를 가지 말아야 겠다고 마음 접었을 때 쯤. 아무 생각없이 응모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일요일 펜타에 가게되었다.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얼굴을 꽁꽁 싸매고, 그 멀고 먼(...) 인천 드림파크로 향했다.


도착했을 땐 메인 무대에서 이한철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한철의 노래를 들으며 메인 무대에서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있을 무렵 라이브를 꼭 한 번 보고싶었던 Ego-Wrappin'이 나왔다.
독특하다. 무대도, 의상도, 스타일도. 굉장히 흥겨운 재즈 무대인데. 락페 무대와의 이질감이 전혀 없다. 정열적으로 춤추고, 뛰어다니며 노래부르는 보컬 Nakano Yoshie씨의 목소리도 좋고. 브라스 소리도 좋다. 이 노래에 취해 밤새도록 춤 출 수도 있을 것 같다. Kuchibashini Cherry, Paranoia, Whole World Happy 등등을 불러주셨던 것(!) 같다.
12월에 내한 할 예정이라고.




Ego-Wrappin'에 맞춰 춤을 추다보니, 계속 춤을 추고 싶어져버린 마음에 서브 무대로 얼른 옮겨 가 킹스턴루디스카의 음악에 맞춰 또 춤을 췄다. 그 많은 사람들이 정신을 놓고(!) 스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은 좀 장관(...) 이었는데. 사람들이 그런 락페에서 뿜는 그 엄청나게 즐거운 에너지들은 정말 사랑스럽다. 에고래핑과 킹스턴루디스카의 음악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기분. 우린 또 흥겹게 스카 춤을 춘다. 서브무대 사운드는 정말 별로였는데. 사람들은 음악에 미쳐있는 순간만큼은 그런것들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 듯 하다.


두 무대에 에너지를 쏟아부어버려. 그 다음 무대인 김창완 밴드때에는 맥주를 마시며 잔디에 누워 공연을 즐겼다.
김창완 아저씨의 무대는, 참 독특하다. 김창완씨가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사람들을 선동하거나, 어떤 있어보이는 근사한 멘트를 하는 것도 아닌데. 난 그분 무대에는, 아니 그냥 그 분 자체에서 엄청난 카리스마를 느낀다. 그냥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와 아우라 만으로 사람을 압도하는게 있다. 
옛 노래와 요즘 노래를 섞어 부르는데, 거기엔 나이 든 사람들도 있고 매우 어린 친구들도 있는데, 그 모든게 문제 되지 않는 듯 하다. 그냥 모든게 다 잘어울리는 기분이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 운치있는 공연장에서 Dir En Grey를 기다렸다. 음악을 들어보지 않았기때문에 가장 궁금하기도 했다. 무슨 이유인지 Dir En Grey 공연이 너무 많이 딜레이가 되어버렸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난 Ian Brown의 무대를 못 보고 오게까지 되어버렸는데, 해마다 행사를 치르면서도 아직까지도 이런 미숙함이 너무 많이 보이는 펜타포트에 좀 실망스러운 부분도 어쩔 수 없이 생겼다.

Dir En Grey는 솔직히. '상상 이상' 너.무.좋.았.다.
뜨거운 감자를 보러 서브 무대로 가려고 몇번을 붙잡고 있던 바리케이트에서 손을 떼었는데, 내 발걸음은 도저히 Dir En Grey의 기타 소리 때문에 떨어지지가 않았다.
예전엔 일본 비쥬얼락 같은 것도 꽤 많이 좋아했었는데 (너무 옛날일이라...)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내가 이 밴드의 음악을 들어본적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 이 밴드를 라이브를 먼저 보게 되어 정말 좋았지 싶다.

디르앙 무대때는 슬램도 하지만, 주로 모슁을 하는데 모슁도 참 재밌을 것 같더라.
드럼과 베이스 소리가 심장을 두드리고, 일렉기타소리에 피가 끓을 때, 
락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심장에 봉인해놓은 무언가를 해제한다.
누구나 갖고 있는 열정과 광기.
드럼.베이스.기타. 이것들은 락 매니아들의 광기를 깨워주는 열쇠가 된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과 깨어나는 순간을 공유하는 일이 즐겁다.

막차 시간 때문에 Ian Brown을 보지 못하고 그냥 나왔다.

시설 문제와 위치와, 사운드(!).
그리고 심한 딜레이에도 변변한 공지 하나 없이 기다리게 한 점이라던지.
타임테이블의 급 수정. 비자문제로 오지못한 펜들럼이라던가.
몇년간의 경험에도 아직 수정해야 하고,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아마 내가 텐트촌을 이용했다면 더 생각할 부분이 많았겠지.
그 모든 문제를 일단 뒤로 미루어놓게 했던건.
음악과 음악인들 덕분이었다.

할 이야기가 많지만 나중에 더 해야지..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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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은 현재 3차까지.
펜타는 2차까지 라인업 떠있는 상태.

지산은.
Muse와 Pet shop boys가 나를 부르고 있고.

펜타는
LCD Sound system과 Ego-Wrappin. 
2차로 추가된 Stereophonics까지.
피아도 너무 보고싶고.ㅋ
특히나 2004년 ETP때 봤던 Hoobastank도 완전 다시 만나고 싶고-

둘 다 갈 수는 없으니 하나만 가야되는데
일단 펜타포트로 마음이 기울어진 상태.

작년엔 태지 전국투어 도느라 둘 다 못갔는데.
올해는 둘 중 하나는 꼭 가야지. :)
아직은 고민중. 

여름은 락페의 계절.
즐겨보자!



그나저나.
펜타포트 디자이너가 작년 ETP 디자이너랑 같은 팀이라더니. 
정말 디자인이나 색감이 너무 비슷하구나 ㅠ_ㅠ 이게 뭐니.


포스팅 하는 중에 죄송하지만 올해 ETP합니까? ㅠ_ㅠ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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