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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4.05 2015. 04. 04. 토이 7집 발매 기념 콘서트 <Da Capo>
  2. 2010.11.24 토이 - 유희열. 3



하루 종일 7년전의 그날이 생각났다.


공연을 보던 그 날의 햇빛, 기분, 너의 미소. 우리의 대화, 그 밤 어둠의 밀도 이런것들.

"다음 공연을 너와 함께 볼 수 있을까?"

나의 질문에 너는 그렇게 될 수 있을거라고 했다.



그때의 우리는 지금의 우리를 짐작조차도 할 수 없었다. 지나온 날들이 또 까마득하다.

시간이 흘렀다, 라는걸 이렇게 온 몸으로 느끼는 순간.

앞으로의 우리를 또 짐작조차 할 수도 없는 순간들.

더 깊어져 갈 '감성과 시간의 두께'.


공연을 함께 하는 내내, 우리 지나온 청춘의 모습들을 꺼내어 보여주겠다고 그가 약속했다.

그의 말대로 였다. 사랑과 이별이 뭔지도 모르던 날들부터 그게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게 돼버린 날들.

그와 함께 웃고 울었던 아주 많은 날들. 

그래서 당신의 노래 가사를 더 잘 알게되었던 날들.

그때의 나의 모습들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아련하다. 

그때가 좋았었기 때문이 아니라 다시 올 수 없는 시간들이니까.

그리고 우린 이제 하루하루 힘겹고, 위로가 필요한 날들을 살아가고 있는 어른이 되어버렸으니까.


언제나와 같은 그의 변태성 유머센스가 튀어나오는 순간에 나는 웃었고,

해철이형의 죽음 이야기 앞에서 나는 끅끅대며 울었다.


'여름날' 가사처럼

우리 얘기도 그래서 끝이 있겠지만,   

언젠가 또 지금의 우리를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다.


 

문득 아주 행복하다고 느껴졌다.


언젠가 그가 얘기했듯. 행복은 이런 잠깐의 순간을 담는 사진 같은 것인가보다.


공연 끝, 울고 있는 그를 

웃으며 울며 위로하고, 마음을 받았다.

수없이 많은 청춘의 나날들이 그의 음악속에 있다.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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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 유희열.

Music-/musician 2010. 11. 24. 13:09


한국을 떠나기 전, 몇가지 챙겨가진 않았지만 그들 중 토이의 CD가 있었고, 
가끔씩 꺼내어 듣는다고. 그럼 함께 봤던 그 토이 공연의 감동이 늘 떠오르곤 한다고.
많은걸 점점 잊고 살게 되지만 그런것들은 여전히 기억난다고.
 - 지난 겨울. 멀리 떠난 친구가 보내온 이메일에 써있던 그 말. 그리고 그 아이와 함께 봤던 2008년 토이 공연.
 
 - 언젠가 내가 '오빤 정말 좋은 사람이야' 라고 말했다며, 그래서 <좋은 사람>을 들을 때마다 내 생각이 났다던 남자친구.

 - 좋아했던 사람과 헤어지며 들었던 <소박했던, 행복했던>.

 - 토이 공연 티켓을 구하지 못해 발 동동 굴렀던 2001년 그 <여름날>.

 - 스무살, 감수성 예민한 남자친구를 만나, 어쩜 넌 다른 남자애들과 다르게 이런 음악을 좋아할 수 있냐고 좋아했던. 그래서 이어폰을 나눠끼고 함께 들었던 토이 3집.

 - 촌스럽다고 킥킥대고, 그래도 몇번이나 플레이해서 봤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의 뮤직비디오.

 - 우리 나중에 꼭 토이 공연 함께 가자고. 우리 서로, 음악을 영원히 좋아하는 어른이 되자고 약속했던 고등학교 친구들. 그리고 그 애들과 함께 나눠 읽었던. <익숙한 그 집앞>

 - 언제나 라디오 앞에 앉아 그의 이야기에 울고 웃은 고등학생 나. 라디오 키드.


각기 다른 필름을 꺼내어 영사기에 넣으면
다른 영화들이 상영되듯.

그의 음악 한곡 한곡에 내 지난 청춘의 나날들이 빛바랜 필름이 되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의 음악을 플레이 할 때마다. 내 10대와 20대의 지난 날들이 함께 떠오르는.
내 인생의 필름같은 그런 사람. 그런 음악.


11년전 수능이 끝나고, 그간 듣지 못한 라디오를 켰을 때,
그가 언제나있던 그 곳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확인했던 그 순간.
울컥 눈물이 솟아올랐던 잊을 수 없던 그 순간.

지친 퇴근길.
아무렇지 않게 켠 MP3 라디오에서 그 사람의 목소리가 따듯한 시그널에 얹어져
내 마음을 울리고 있는 11년이 흐른 뒤의 지금의 나.


언제나 같은 목소리.
같은 곳에 있을것만 같은.
그래서 '내 마음이 돌아갈 한군데' 쯤은. 
여기, 라디오 천국이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

유희열.

고마운 사람.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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