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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살롱에서 있던 지나님의 드로잉전 <울지마>
그리고 그 그림들과 함께 노래를 들려준 하이미스터메모리, 기혁오빠의 공연.

"괜찮아" 라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그림과,
함께 토닥이는 그의 노래.

그의 노래를 그녀가 그리고,
그녀의 그림을 그가 노래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
아름다운 커플. :)

다음 생이라는게 있다면 혹등고래로 태어나고 싶다.
노래를 부르며,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적도에서 남극까지 길고 긴 여행을 하고 싶어서.
지나의 <드로잉전>에, 울고있는 소녀를 위로 하는 존재가 고래여서 참 마음에 들었다.

하이미스터메모리의 목소리는
밀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가끔 그의 공연을 보고 오면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혹은 내 어깨에
살포시- 내려 앉아있어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있는 기분.

나는 가끔 그의 노랫소리가 필요한 날들이 있다.


지나님 드로잉전 中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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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온스테이지 공연.
포크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두 사람-
이장혁씨와 하이미스터메모리의 공연이었다.

이장혁씨는 라이브 무대에서는 처음이었는데
심장 가장 깊숙하게 있는 상처를 굳이 달콤하게 달래지 않고
같이 공감하게 하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게 하는 그런 음악.
드러머가 사정상 빠졌다고 기타 두대, 피아노 한대로만 꾸며진 무대였는데
그게 오히려 더 차갑고, 텅 비어있는 느낌이 들게끔 했다.
장혁씨의 목소리도 그런 자신의 노래들과, 가사들과 잘 어울렸다.

하이미스터메모리는 지금까지 내가 본 것과 다른 밴드 구성.
늘 혼자 기타 하나를 메고 있는 기혁오빠의 모습이었는데.
그 길고 예쁜 손으로 건반 치는 모습까지.

공연장이 작고, 드럼이 너무 가까워 드럼소리에 기혁오빠 목소리랑 다른 악기 소리가 조금 묻히는 듯 했으나
시간이 점차 지날 수록 사운드도 좀 안정된 상태-
기혁오빠는 무척 기분이 좋아보여, 얘기도 많이 하고 조금 약장수같은 멘트들 ㅋㅋ

밴드 형태의 하이미스터메모리는 처음이었는데, 기대보다 훨씬- 이상이었다.
특히 마지막 기타리스트님의 끝나지 않던 즉흥연주는 객석은 물론 음향,무대를 담당하던 분까지 흥분하게 해 주었다.

드디어 밴드 버젼을 보게 된 나에게 기혁오빠의 질문, "혼자, 둘이, 여섯이 언제가 제일 괜츈하던가요?"

모두 모두 멋있었다고 대답했지만 사실 난 밴드 형식이 젤 멋지더라. 킥-


네이버 온스테이지 사이트에서 하이미스터메모리 공연보기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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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혁오빠 말대로,
어쩌다 보니 난 그의 '혼자 하는 공연'을 계속 보게 되는 것 같다.
오늘, 홍대앞 상상공장에서 있던 다락방 콘서트 역시도.

후기를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그가 스무명 남짓한 관객을 위해 준비해왔던 귤을, 가방에 싸왔던게 불현듯 생각이 났다.
책상 앞에 앉아 귤을 까니,
풍기는 귤 향기가 오늘같은 차가운 무채색의 겨울날을 노랗게 물들여 주는 기분이 든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의 음악과 그의 미소가 슬며시 마음에 물들어 행복한 기분을 만드는 것처럼.

1집의 곡들과, 2집의 곡들을 불러주며
도란도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
달변가는 아닌데, 세련된 말투를 쓰는것도 아닌데.
그의 이야기들이 재밌고 좋다. 진실하니까.
달변가였다면, 세련된 말투를 썼다면, 아주 유머감각이 뛰어났다면
나는 그의 말을 절반쯤만 믿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진짜로 편안해진 마음이었다.
꼭 내가 그에게 위로를 받아야 겠다고 마음 먹게 되지도 않았고.
그와 함께 있는 그 공간속의 시간이- 시계로 잴 수 없는 그런 시간 같았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치고, 생각나는 노래를 또 부르고, 시를 읽어주고. 인터뷰를 하고.
짜여진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해서 어느 누구도 어떻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자유로운 그런 시간속의 공간. 어쩌면 '꽃순이'가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공간.

공연이 있기 얼마 전, 그에게 신청곡을 request할 기회가 있었다.
-그가 Beatles를 부르면 어떨까.
-그가 Demian Rice를 부르면 어떨까.
-그가 Denison Witmer를부르면 어떨까.

등등. 생각하고, 상상한게 많았는데-
문득 故김광석씨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가 떠올랐다.
그가 부르는 그 노래는 어떨까. 얼마나 잘 어울리고 그러면서 따듯하고 특색있을까.

그렇게 request한 노래를 불러준, 고마운 그.
내가 상상했던것보다 훨씬 멋졌다.
김광석, 김현식, 유재하 같은. 고인이 된 분들을 뛰어넘고 싶다고.
그들을 뛰어넘으려면 죽기전엔 힘들거라며 농담처럼 말하는 그.
무대에서 늘 웃고 있어 잘 보이지 않던, 그의 음악에 대한 고뇌같은걸 슬쩍 훔쳐봤다고 해도 되려나.

다음엔 합주하는 공연에서의 그를 봐야겠다.


아- 내 기타 실력은 언제 늘지?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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