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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다락방 공연에서 (홍대 책읽남ㅋ) 기혁오빠가 읽어준 이 <사라진 것들의 목록> 때문에 간만에 북콘서트 나들이.
나 혼자만 우두커니 서 있고, 모든 것이 -하이미스터메모리의 Fades away의 그 노래처럼-
잔잔하게 사라져가고 있는 걸까.
흐르는 시간을 잡을 수 없어도, 변화되는 세월을 감당할 수 없대도, 그래도.
기억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마음에 묻어둘 수 있다면 좋을텐데.
시간 속에 묻혀 나는 기억조차도 점점 지워간다.
그래서 천양희님의 시가 좋았다.
나 혼자만 우두커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가끔은 우두커니 있다고. 말해주고 있어서.
사라져 가는 것들 중에 가장 아쉬운 것. 사라지지 말았으면 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기혁오빠는 어린시절의 마음- 이라고 했다.
괜시리 뭉클한 마음. 어린시절의 마음 같은것. 나한테도 아직 남아있던가. 기억할 수나 있나.
역시 이 사람은- 참 멋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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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님의 따듯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시'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들.
인간의 삶 속에서 시를 발견하여 '시'라는 형태의 그릇에 담겨지는 것이라고,
비극에서 발화되는 것이 시라고-
북 콘서트가 끝나고 그 분께 받은 책 앞장 사인에는 "외로우니까 사람입니다" 라고 쓰여있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
정호승 님의 시집을 펼쳐 읽는데 이 책에도 <사라지는 것들을 위하여>라는 시가 나왔다.
천양희님의 시에, 옛날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스며드는 것이라했다.
내 지나온 날들이 어떻게 어디로 스며들었는지 일일이 알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에게, 어떤 시간에 스며들더라도 아름답게 스며들고 싶다.
올해는 시를 좀 읽어야겠다.
1월, 올해 첫 북콘서트의 시간들이 나에게 좋은 기억으로 스며들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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