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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일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4-11-0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매일 글을 쓴다. 그리고 한순간 작가가 된다. 이 두 문장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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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생고생이 내게 없는 것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나의 장점, 내가 사랑하는 것들 때문에 생긴다는 걸 아는 순간, 구멍에 불과했던 단순한 욕망은 아름다운 고리의 모양을 지닌 복잡한 동기가 된다. 내가 사랑하는 것이 이 인생을 이끌 때, 이야기는 정교해지고 깊어진다.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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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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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여자친구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9-09-0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나는 다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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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읽었던 김연수 작가님의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다시 펼쳐든 주말이었다.

서른 살 쯤에 이 책을 읽을 땐 그저 잘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했고, 좀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어제 놀랍게도,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단편 하나하나, 등장 인물들의 슬픔과, 외로움과, 고통과, 그리움에 

내 마음이 모두 가닿는 것을 느꼈다. 

2014년이 시작되던, 잠이 오지 않던 날 밤, 이 책에 실려있는 단편 <모두에게 복된 새해 - 레이먼드 카버에게>를 다시 읽을 때만 해도, 이런 감정은 아니었다.

몇년 사이에 내가 달라진 것인지, 아님 김연수라는 작가에 완전히 적응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작가의 말에서 조금 힌트를 얻는다.


"그제야 이 소설들이 불꽃의 소설들, 전염의 소설들, 영향의 소설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를테면 이런 얘기다.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를 쓰던 어느 새벽, 나는 인터넷으로 불타는 숭례문의 사진을 봤다. 내가 소설 속에다 쓰던 불꽃이 그대로 현실로 옮겨진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나는 숭례문의 그 불꽃에 영향을 주고 또 영향을 받았다. 미신과도 같은 이야기지만 이렇게 말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고보니 이 책엔 몇번의 불꽃들이 나온다.  

어쩌면 지금 내 마음속의 분노와 슬픔의 불꽃들을, 이 소설들과 주고 받았을지도 모르겠다는 미신과 같은 생각이,

그래서 내 마음이 어딘가에 가닿았다는 생각이 문득 나도 들었다. 


내게 그런일이 일어났다면 당신들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마도 각자의 불꽃들이 외롭게 타오르던 한 시기.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건 부정의 문장도, 무엇도 하지 않았다는 말도 아니다. 우리의 얼굴이 서로 닮아간다는 걸 믿는다는, 역시 미신과도 같은 이야기다. 우리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그 이유만으로 이 미신 같은 이야기는 나를 매혹시킨다. -p.318


<세계의 끝, 여자친구> 작가의 말 중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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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마음의숲 | 2012-07-16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아무도 이기지 않았건만,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그 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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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땐, 유머가 너무너무 부족한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하루키 에세이를 읽고 난 뒤에 바로 이어 읽어서 그랬던건지, 엄청 지루한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같은 느낌.

다 못 읽게 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부분부분 와닿는 이야기도 많았고, 유익하기도 했고, 이 책이 좋아지게 된 어떤 순간도 있었다. "잊혀지지 않는 여름들이 있다" 로 시작되는, <여름의 첫 번째 숨결>. 이 글을 읽는 순간 내 아이폰에서 거짓말처럼 흘러나온 <기쿠지로의 여름> OST 음악을 들으며, 잊혀지지 않는 어떤 오래전 여름이 눈앞에 펼쳐진 순간에 말이다. 

기억에 남는 몇가지 글들을 기록해 둔다. 김연수 작가님이 다음번 에세이는 좀 재밌게 써주길 바라면서.



1. <눈, 해산물, 운하, 맥주, 친구>


행사를 끝마치고 나올 때부터 눈송이가 날리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근처 맥줏집에 앉아서 술을 마시는 동안에도 눈은 계속 내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합은 다음과 같다. 눈, 해산물, 운하, 맥주, 친구. 이 중에서 두개만 동그라미를 칠 수 있어도 대단한 행운인데(몇 년 전 홋카이도 오타루에 갔을 때, 나는 다섯 개에다 모두 동그라미를 칠 수 있었다) 그날은 4개까지 가능했다. p. 70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난 또 홋카이도 사진을 열어봤다. 언제나, 어느곳이나 여행은 늘 좋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주 오랫동안 꿈꿔오는 여행지가 있을것이다. 나에겐 그 중 한곳이 홋카이도 였고. 그냥 이 문장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끄덕. 그 겨울 그곳에서 맥주를 마셨던건 나에게도 엄청난 행운이었다.


2. <어쨌든 우주도 나를 돕겠지>


"사람은 예측한 대로 결과가 나오면 자신의 삶을 통제 한다고 생각하고, 그때 제대로 산다고 본다. 우리가 자꾸만 어떤 결과를 원하는 건 그 떄문이다. 회사원은 사장을 원하고, 사랑에 빠진 사람은 결혼을 원한다. 정말 멋진 사람,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사람,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자기계발서에 써 놓은 것처럼,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원하지 않고 20대를 보내는 사람도 있을까? 그럼에도 20대가 끝날 무렵에 우리 대부분은 알게 된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지질하며, 자주 남들에게 무시당하며, 돌아보면 사랑하는 사람조차 없다는 사실을.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일까?모든게 다 괜찮았는데, 왜 갑자기 이런 결과를 얻는 것일까? 그러니 20대 후반이 되면 우리는 모두 샐리처럼 울 수밖에 없다. 그건 아마도 20대란 씨 뿌리는 시기이지 거두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리라. 청춘이라는 단어에 '봄'의 뜻이 들어가는건 그 때문이겠지. 20대에 우리가 원할 수 있는건 결과가 아니라, 원인뿐이니까." -p.202-203



20대의 나에겐 정말로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를 위해 움직일거라는 코엘료의 연금술사속의 그 문장이 기도문 같았던 날들도 있었지. 하지만 이젠 "세상은 딱히 너를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나쁜 일이 생길 확률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나나의 문장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어느쪽이든 상관은 없다. 다만,내가 예측한 대로, 계획세웠던 대로 흘러가지 않아 고통스러웠고 후회가 많았던 내 20대가 이 글들을 읽으면서 아주 조금쯤은, 위로 받을 수 있었다.


3. <갑의 계획, 을의 인생>


계획할 때의 우리는 '갑'의 입장이다. 스킨스쿠버도 배우고, 이탈리아 에도 가고...... 못 하겠다는 말은 게으름뱅이들의 사전에나 존재한다는 듯이 의욕에 차서 계획을 작성한다. 우리 인생에도 무자비한 사주가 있다면, 그건 계획을 세울때의 '나', 즉 '갑의 나'다. 그러나막상 실천할 때가 되면, 우리는 '을'의 처지가 되어 갖은 푸념을 다 늘어놓는다. 왜 그 일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한 이유를 수천 가지도 더 댈 수 있다." p.206-207


2013년이 되고, 부쩍 계획을 많이 세웠다. 한동안 계획을 세우는게 무서웠던 지난 몇년간, 나는 정말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한 두가지 계획만 세워두고, 그것에만 집중하며 지내왔었다. 그런 나에게 김연수씨가 이 책에서 "GTD" 즉, "Get Things Done"이라는 시간관리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단, 끝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 단번에 끝낼 수 없다면 일을 잘게 쪼개서라도 시작한 일은 끝낸다. 어쨌든 시작한 일을 2013년의 하루하루에 나누어 담아 끝내보려고 한다.  


4. <이건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의 문제>


우주라는 공간은 나무의 나이테와 비슷하게 생겼다. 우주의 제일 가장자리에는 우주가 만들어지던 순간의 광경이 담겨 있을 것이다. 안 쪽으로 들어오면서 우리는 우주의 역사를 모두 보게 되리라. 그 어디쯤에는 은색 표지의 아인슈타인 전기를 읽고는 이 삶에서 내가 사랑한 모든 것들은 영원히 이 우주 안에서 나와 함께 있으니 이젠 외롭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소년의 모습도 담겨 있을 것이다. p.212


소설가가 상대성 이론을 읽으면 이런 글이 나오는구나, 싶었던 글.

따듯하고, 조금은 로맨틱하기까지 했다. 


5. <대화 없이도 우리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공연장 역시 내게는 혼자 있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공간이다. 도서관과 달리 공연장에는 혼자 가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대개 존경하거나 사랑하거나 친밀한 사람들과 함께 간다. 그렇지만 종이 울리고 일단 공연이 시작되면 객석의 관객들은 모두 혼자가 된다.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공연을 볼 수 없다는게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만일 수 있겠지만, 내게는 축복에 가깝다. 존경하건, 사랑하거나 친밀한 사람들끼리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고도, 서로 각자의 생각에 잠긴 채로도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사실만큼 아름다운 광경은 없다고 생각한다. 도서관이나 공연장을 나와서도 우리가 그렇게 존재할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한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꿈꾸는 삶이다." p.234


내가 간절히 꿈꾸는 삶이기도 하다. 

혼자 있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혼자인 사람들을 불쌍하거나, 안타깝게 바라 보는 사람들이 모두, 이 문장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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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 | 2012-08-2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심연을 건너가는 것!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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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오렌지 빛 하늘이 잠기는 동시에 반대편에서 역청 빛 물결이 밀려드는 어스름의 풍경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까닭은 그게 종말의 풍경을 닮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날마다 하나의 낮이 종말을 고한다. 밤은 그 뒤에도 살아 남은 사람들의 공간이다.
p.237




김연수 그대로의 섬세함은 여전하지만 이전의 글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조금씩 다른 모습들을 작품을 통해 만난다는건 참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행기 안에서 읽으려고 받아뒀던 e-book을, 터키에선 읽지 못하고, 

(이걸 다운 받기 위해 터키에서 그 고생을 해놓고!ㅋ) 

어느 날, 퇴근 후 문득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흔한 소재지만 절대 흔하지 않은 이야기로 만들어 낸 김연수.

문장 하나하나를 다시 곱씹고 싶어지는 날이 올 것 같아서, 

시간이 흐른 뒤, 분명 다시 읽고 싶어질 날이 올 것 같아서-

종이책으로 다시 주문.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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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감독 스티븐 달드리 (2008 / 독일,미국)
출연 케이트 윈슬렛,데이빗 크로스,랄프 파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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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카테고리를 어디로 지정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지극히 개인적인'시간의 상대성'에 대한 생각들이라 다이어리에 넣을 수도 있고,
<대책없이 해피 엔딩>을 읽고 나서, 영화를 보고 느낀 점들이라 책 카테고리에 넣을 수도 있으며,
영화 얘기니까 영화 카테고리에 넣어도 괜찮겠다.

<대책없이 해피엔딩>을, 더듬더듬 지난 날들 봤던 영화들의 기억들을 되새겨가며 읽다가,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가 다시 보고 싶어졌다.
무심히 영화를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진짜 내가 이전에 봤던 그 영화가 맞나 싶을 만큼,
한나의 복잡미묘한 그 심정이 고스란히 새롭게 느껴졌다. 마음이 애잔해졌다.
이전엔 이런 마음을 분명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 변화는 무엇일까.
나이를 먹었기 때문인가.


한나가 출옥하기 전, 마이클을 만나는 장면-
김연수씨가 "한나가 그 기억들이 실제로 자신의 인생에서 일어났던 일들인지를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느꼈다고 했는데, 난 좀 비슷하게 다른 느낌을 받았던 건,
한나의 감옥에서의 시간의 속도와, 마이클이 밖에서 느꼈던 시간의 속도는 분명 달랐을 거란 것이었다.
매일 매일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반복하고,
같은 사람을 만나고 (혹은 만나는 사람이 없었을것이고),
새로운 사건 없이 그저 그렇게 하루하루 비슷 비슷하게 살았을 한나의 시계는 아주 천천히 흘러갔을 테고,
그래서 그녀는 여전히 오래전 마이클을 대하던 그 시간에서 그렇게 많이 떨어져있지 않았을 것이었고,
마이클의 시계는 매일 매일 새로운 일상을 마주 하면서 빠르게 흘러갔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같은 공간에 서 있었지만 다른 시간 속에 서 있었을 것이고,
그것을 서로 마주본, 그 짧은 순간 깨달았을 한나의 처연한 마음 같은 것.
난 그런게 느껴져 마음이 먹먹해졌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모두 다른 시계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체감하는 시간의 속도는 제각기 다르지 않던가.
그래서 오래 전 헤어진 누군가와 다시 마주본 어느 순간에도 그 때와 같은 감정으로 대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우린 모두 다른 시계로 다른 시간속에 살고 있으니까.


향수를 자극하는 것들,
오래전 것들에게 갖는 아련한 마음들은 그런 것에서 오는걸까.
기억은 천천히 오고 있는데 우리의 시계는 너무 빨라서.
그리워하고 있지만 다른 시간속에서 다르게 살아가는 것들이 안타까우면서도,
미련을 갖고 아련해 하고, 추억에 잠겨있기에는 시계가 너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으니까.

그래서 어쩌면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가면서
같은 흐름을 가지는 이들이 더 소중해 진다.
흐름이 같기란,
같은 frequency를 갖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더 잘 알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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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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