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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0'에 해당되는 글 45건

  1. 2010.09.29 100928. 2
  2. 2010.09.25 100925
  3. 2010.09.18 100918.
  4. 2010.09.17 100917
  5. 2010.09.13 100913
  6. 2010.09.07 100907- 흔들리며 사랑하며
  7. 2010.09.02 100903
  8. 2010.09.01 100901
  9. 2010.08.26 100825 유희열 라디오천국 "그녀가말했다" - 청춘의 송가.
  10. 2010.08.23 황지우 - 너를 기다리는 동안. 1

100928.

Diary/2010 2010. 9. 29. 00:38
#1. 생각을 두 가지 정도로 압축했다. '<그 곳>에 다녀와야겠다.'라는 것과 '12월엔 무조건 여기를 떠난다'는 것.
그 두 개가 같이 행해지지 못 할 수도 있다. 그 두 가지 때문에 달라져야할 것들도 수십개는 되겠고. 각각의 케이스에 대한 플랜도 따로따로 다 세워야하겠지만.
어쨌든 좀 단순해졌다.
김어준씨가 말한대로 선택에 대한 고민은 '기회비용'을 치루기 싫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래서 내 선택에 대한 기회비용을 기꺼이 치루겠다-라고 생각하면. 정말로 마음이 단순해진다.
저 말을 이렇게 날 합리화 하는데 써도 되나 싶기도 하고, 날 속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으로선 저 말만큼 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말도 없는 듯. 그리고 사실 나는 늘 저런 마음으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그래서 언제나 후회를 남기지 않으리라-하고. 물론 20대 후반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할 일도 좀 많이 있었지만.

머릿속과 생활은 단순해졌는데. 난 왜 어제 잠 못들었던걸까.


#2. 인간의 '뇌'라고 하는건 참 신기해.
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는것들도 하나의 연결 고리만 찾아내면.
그리고 그 연결 고리에 관심을 갖다보면.
잊고 있던 일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기억이 다 나버린다.

일부러 지운게 아니라 시간이 지운것들인데도.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 깊숙히 숨겨져 있는걸까.

너도 기억 나려나?
나는 차가운 사람이라는걸.
내가 그 말을 했을 때, 너는 아니라고 펄쩍 뛰었지만.
난 여전히 차가워. 정말. 차가워. 나 조차도 지칠만큼.
하지만 나는 결국 나의 그 차가움속에서 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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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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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25

Diary/2010 2010. 9. 25. 18:04
#1. 계속 짜증이 나 있는 상태.
어제 넘긴 보고서의 오탈자가 지금 발견된 것 때문에 나는 이토록 짜증이 나는걸까.
다음주 중간고사 때문에 이번주에 무려 네 번이나 과외를 가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이러는걸까.
오늘 아이폰 때문에 시끄럽고, 사람많고, 공기 탁한 곳에 있다 온 탓일까.
하루종일 짜증이 나서 견딜 수 없다.


#2.  아이폰을 오늘 받고. 번호도 새로 받았지만, 꺼내보지도 않고 있다.
옛날 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을 좀 정리할까 싶어서 지금 번호를 쓰고 있는건데, 다시 옛날 번호로 아이폰을 받아들었으니.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는 중. 

이 고민을 재룡이한테 말했더니, 그애의 한마디. "왜이렇게 어렵게 살아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게.
나 왜이렇게 어렵게 살지?

그토록이나 폭우가 쏟아지던 며칠 전. 휴가 나온 그 아이를 만났다.
오랜 옛 제자. 
지난날 연락도 없이 약속을 깨버린 나를, 그애는 탓하지 않는다. 웃으면서 넘긴다. 나를 잘- 알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내가, 이상하게 그애한테는 솔직해진다.
그 어떤 잣대로도 나를 평가하거나, 내 판단에 대해 옳고 그름을 말하지 않기 때문일거다.
'전적으로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

위태로웠던. 건드리면 터질 것 같았던 그 아이의 사춘기 시절에 
내가 붙잡고 있었던걸 그녀석은 아직도 고마워하고 있다.
그 고마움만큼 나도 고마워 하고 있다는걸, 모르겠지.

만날 때마다 "지난번에 우리가 언제봤지?" 하고 날짜가 헷갈리는 우리지만.
이번 만남만큼은 절대 잊어버릴 일이 없겠다.
폭우가 내린 추석 전날. 다리까지 물이 차올랐던. 홍대에서 만났다.


#3. 진짜 간단하지않은가.
나는 돈이 필요하고. 나는 가난하다. 그럼 돈을 벌어야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이용해서.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쓰는가 하는건 나중 문제.
그래서 현실을 부딪히기로 했다.
제발. 남들도 나처럼 다- 이렇게 고민하다가 다- 그저 그렇게 사는건 아니라고.
누가 좀 말해주면 좋겠다. 
진실이든. 거짓이든.


#4. 바뀐 가을 바람냄새를 맡으며, 눈이시릴만큼 파란 하늘을 보면서 Take 5를 들었다.
한칸도 남지 않은 엠피쓰리 배터리를 안타까워하며-

나. 당신이 필요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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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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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8.

Diary/2010 2010. 9. 18. 23:38
진심으로.
내일은 오늘보다 네 마음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지길.

삶의 무게같은건 그렇게 쉽게 가벼워지지는 않긴하지만.
내가 나눌 수 없어 안타깝지만.

이 가을 바람을 가로질러.
내 위로가 너에게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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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7

Diary/2010 2010. 9. 17. 17:42
내내 며칠 잠을 거의 못잤는데, 오늘 아침 일찍 떠져버린 눈.
여유로운 아침 시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감정이 북받쳐 버렸다.

그리고,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다.
외롭다-는 기분. 왜 외로운 건지 생각하다가 이런 문제 조차도 이유가 성립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못하는 스스로가 더 견딜 수 없어져 버린다.

어제 말한대로, 나에게 좀 더 여유가 생기게 되면 어쩌면 그동안 지나쳐 왔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될지도 모르겠고. 그럼 난 많은게 달라질 지도 모르고. 그게 두렵기도하고.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 순간인 것 같기도 하고. 날씨탓을 하며, 계절탓을 하며, 바쁜 탓을 하며 슬쩍슬쩍 넘겼던 것들. 사실 다 내가 직면해야 하는 것들이 아니였던가.

어제 루시드폴 공연 때문에 기타 앓이를 하다가, 하루만에 기타를 질렀다. 중고긴 하지만. 
질러놓고 내가 또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다.
이렇게나 무계획적이고, 현실감없이.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가.

이게 다 '이런' 기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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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3

Diary/2010 2010. 9. 13. 11:37
#1. 바쁜일이 많았던 지난 주말. 
하지 않으면 안 될 일들 때문에 힘이 드는데도, '가르치는 일'은 그렇지가 않다- 라는 사실이 참 신기하다.
내가 가르치는 일을, 이렇게 좋아하고 있다는 걸 진작 알았다면 내 인생이 많이 바뀌었겠지. 이것도 운명이지 싶다.
순전히 '돈' 때문에 하고 있는 일이 고달프지 않아, 무겁지 않은 것도 지금 내게는 감사할 일.

"난 가르치는 일이 '적성'인것 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참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라고 누군가에게 말했을 때, 그가 "그것도 괜찮지. 강남에서 족집게 선생님같은거 하면 돈을 잘 벌잖아." 라고 답했다. 
그의 그 말에, 내가 "난 그런건 싫어요.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진짜 공부를 가르치는게 좋아요"라고 말하자 그의 그 표정이란. 어쩌면 이렇게 세상 모르는 소리를 할까, 하는 표정. 
이 나이에, 이렇게 가난하게 살면서, 이렇게 현실감 없는 소리를 해대고 있는 내가, 어리석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게 '나'다. 지승호씨가 얘기했던 '여전함이 주는 위안과 안쓰러움'.



#2. M.
지난 달, 오랜만에 다녀온 집. 집 근처 버스 정류장에 내리는 순간- 깨달았다. 내가 집에 잘 가지 않는 수만가지 이유 중의 하나가 무의식으로 밀어넣은 어린시절 기억이 그곳에 가면 자꾸 꺼내지기 때문이라는걸.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익숙한 그 풍경에 나는 숨이 막혀온다는 걸. 나한테 유년시절의 추억같은 건 그 곳에 없다는 걸.
그 모든 기억을 무의식으로 밀어넣어 놓고, 없는 '척', 살아가는 나지만, 그것들을 '無'라고 치부하고 살 수는 없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태지'를 만났고, 내 오랜친구 M을 만났으니까.

M에 대하여 생각했다. 그 아이가 없으면 내 오랜 시간을 함께 해준 단 한명의 누군가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그 아이가 없어지면 내 십대는 없던 일이 되어버릴 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 내가 기억하고 살기에는 그 무게감을 감당할 수 없지만 그래도 한 사람쯤은 나 대신 내 시간의 단편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는 이기심. 
내 차갑고, 날 서있고, 외롭고, 아팠던 어린날을 모두 봐주었던 아이. 자주 얼굴을 보거나, 자주 통화하지 않아도 손 내밀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아이. 나에게 '친구'라는 존재는 한발자국쯤 떨어져, 뭔가 쉽게 물어보지 않아도 되는 존재라고 정의내린 건 그 아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서른살, 조금은 외로웠던 며칠 전 생일. 나는 M의 메세지를 기다렸다. 
나에게도 넌 정말 감사한 아이야.




#3. 넌 바람을 닮았고, 그래서 가끔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네가 생각난다고.
내가 보낸 그 노래는, '날 닮은 노래'가 아니라 '널 닮은 노래'라고.
들으면서 날 생각하라는 것이 아니라, 들으면서 네 생각이 났었다고-

언젠가 만나게 되는 날. 이야기 해 줄게.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아. 
넌 그게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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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목마른 젊음을
안타까워하지 않기로 하자.
찾고 헤매고 또 헤매이고
언제나 빈손인 이 젊음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하자.

누구나 보균하고 있는
사랑이란 병은 밤에 더욱 심하다.
마땅한 치유법이 없는 그 병의 증세는
지독한 그리움이다.

기쁨보다는 슬픔
환희보다는 고통, 만족보다는
후회가 더 심한 사랑, 그러나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어찌 그대가 없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으랴

길이 있었다. 늘 혼자서
가야하는 길이었기에 쓸쓸했다.
길이 있었다. 늘 흔들리며
가야하는 길이었기에 눈물겨웠다.

이정하 <흔들리며 사랑하며>

열여섯살인가, 열일곱살쯤에.
십대 중반에 읽었던 이 시를.
난 누구의 시인지, 제목이 무언지도 모르고 외우게 되었는데,
좀 우습게도, 그렇게 외웠던 이 시구(詩句) 덕분에, 나는 다 커 버리고 나서도 가끔씩 
나의 비어있는 손을 바라보면서, '부끄러워하지 말자.' '안타까워하지 말자'하고 되뇌이곤 했었다.

어쩌면 나는 이제 내 손이 비어있으면 안될 나이가 되어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문득 이 시가 생각나서, 
이제야 이 시의 제목이 무엇인지, 작가가 누구였는지 찾아 원문을 적어본다.

내 말의 행간을 읽어낼 수 있던 그 친구가 또 문득 그리워,
행과 행 사이에 무한한 의미를 담은 짧은 편지 한통을 쓰고,
부칠까 말까를 고민하는.

그런.
흔들리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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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03

Diary/2010 2010. 9. 2. 18:39
죽을만큼 아팠던 7년전. 아파서 의식이 없던 중간에 잠시 깨어나 이상은의 음악을 찾아서 들었고,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살고 싶다는 생각과 이대로 깨어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반반이었다.
물론 난 그렇게 쉽게 죽을리 없었고 그 후 며칠 뒤 깨어났지만. 
깨어나 태지의 노래를 들으면서 '아, 역시 살아야 하는구나. 살아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위태롭게 내 감정을 끌어올려 아슬아슬 살고 있는 나날. 무너지면 이대로 정말 끝이기에 절대 무너지지 않을만큼 나를 버티어 내고 있다. 마음을 무겁게 만들지도 않고. 힘들고 바쁜 것들과 직면하고 살아가는 중.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지난 이틀 내내 꿈에서 건져올린 단어 하나가 '지리멸렬' 이었다.
충격이었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못할 '지.리.멸.렬.한.'그곳에서는 삶에 대한 의지조차 모두 사라져
심지어 늘 기다리며 매달리고 있는 그 사람조차 그 곳에선 아무 의미도 아니였다. 
그사람이 아무 의미도 아닐 수가 있다는 사실이 더 충격이었다. 이대로 놓고 싶다. 모든걸 다. 그대로 도망가면 좋.겠.다. 아닌척 버티어도 무의식은 그렇지 않았던 거였다.

그리고 오늘 산더미같이 쌓인 일과 함께 그 사람의 음악을 들었다.
참 신기하게도. 너무나 오랜만에 듣는듯. 자꾸만 설레였다. 설레이고. 행복하고. 
그 사람 목소리가 새삼스럽고. 그의 노래가 새삼스럽고. 내가 미쳤지. 이 사람을 놓긴 왜 놓아. 그럴수나 있나. 하며.
'너와 함께한 시간속에서'를 듣는데 괜히 또 새삼스럽다. 
오늘따라 '슬픈 아픔' 가사가 유난히 잘 들린다.

"내가 널 만져줄게. 기운을 내봐."

응. 가야겠어. 나의 세상으로.
이 슬픈 아픔들이 다 날아갈 수가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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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01

Diary/2010 2010. 9. 1. 10:25
스무살 땐 누군가를 사랑하는게 너무너무 어려웠는데,
사랑이란 원래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남들도 다 이렇게 어렵게 사랑하고 사는가- 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
나만 어렵게 사랑하고 있더라.

서른살이 되어 사는게 너무너무 어려운데,
원래 사는건 다 이렇게 어려운건가.
나만 또 이렇게 어렵게 살고 있나 싶다.

9월의 시작.
어쨌든.
힘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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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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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유희열 라천의 주제는 '청춘의 송가'였다.
비를 뚫고, 음악을 타고. 유영하는 내 지난 날의 기억들이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않고,
그저 알싸한, 코끝 찡한, 아련함을 가져다 주어 참 다행이라고 느꼈다.

"감동은 아픈자의 특권이다."

그녀가 말했다.

"우리에겐 청춘의 송가가 무엇이었지?"

오래전 배낭여행을 다녀온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배낭 여행객들이 유럽의 명소로 손꼽히는 광장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Nirvana의 노래를 부르자
국적도 다르고, 피부색도 다르고, 말도 다른
많은 청년들이 다같이 불렀다고 한다.

그 얘길 듣고 이런 생각을 했다.

만일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우연히 모이게 돼서
캠프파이어같은걸 하게된다면
과연 어떤 노래를 합창하게 될까.
많은 사람들한테 가슴아린 추억이 있는 노래.
한 시절을 관통하는 젊음의 서러움이 서려있는 노래.
그런 노랜 무엇일까.

청춘의 송가는 여행지에서만 생각나는 것이 아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자연스럽게 볼륨을 키우게 되는것.
친구가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고 그 노래를 부르면 저절로 합창하게 되는것.
공연장에서 그 노래가 나오면 수많은 관객들이 다 같이 따라부르면서 눈물을 글썽이게 되는 것.
젊음의 감수성은 그런 노래 목록을 만들기 마련이다.


그녀가 말했다.

스무살 무렵.
그 땐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것에도 상처받았고.
내일마저 불확실했기 때문에
무언가에 열렬히 빠져들 수 있었어.
그리고 그 노래들이 우리의 빈 곳을 채워줬던 거야.
스무살 무렵에 만났던 구슬픈 청춘의 송가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다시 느낄 수 없는 유일한 것인지도 모른다.


감동은 아픈자의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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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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