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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Cezanne <Montagne Sainte-Victoire>

그녀가 말했다.

"내가 낯을 가려서 나도 불편해"

그녀는 사회 생활을 막 시작했기 때문에
자신의 이런 성격이 더 못마땅했다.

일을 하다보면 끝없이 낯선 사람을 만나야 했는데,
그럴 때 마다 혼자 있을 시간이 그리워져 스스로를 나무라곤 했다.

오늘의 폴 세잔의 탄생 172주년이었고
그녀는 집에 돌아와 그에 관한 책을 읽었다.

젊은 시절 파리에 있을 때 세잔은 매번 살롱전에서 낙방했었다.
그리고 나이 50이 되던 해부터 엑상 프로방스로 가서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아뜰리에에서 잘 보이는 생트 빅트와르 산을 좋아해서 자주 그렸고,
이것이 미술사의 걸작으로 남게된다.

세잔은 56세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전시회를 열게 되었다.
그때부터 그의 작품의 위대함을 알아채는 사람들이 생겼고, 인기를 얻기 시작했지만
그는 은둔 생활을 계속 지켜나가려고 애를 썼다.

그에게는 사교모임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고,
자신의 작업을 위해서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고독하게 탐구하듯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세잔은 사물의 표면이 아닌 내부를 그리게 되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은 큐비즘으로 이어져 현대 미술의 시초가 되었던 것이다.

그녀는 책을 읽다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 그렇구나. 모든 사람이 다 사교적일 필요는 없는 거구나.'

만일 모든 사람이 외톨이가 되려고 했다면
인간 세상은 지금처럼 번성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했다면
수 많은 예술 작품들이 세상에 나타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스스로 고독을 택한다.

그들을 통해 고독이 창조한다.
새로운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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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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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 유희열.

Music-/musician 2010. 11. 24. 13:09


한국을 떠나기 전, 몇가지 챙겨가진 않았지만 그들 중 토이의 CD가 있었고, 
가끔씩 꺼내어 듣는다고. 그럼 함께 봤던 그 토이 공연의 감동이 늘 떠오르곤 한다고.
많은걸 점점 잊고 살게 되지만 그런것들은 여전히 기억난다고.
 - 지난 겨울. 멀리 떠난 친구가 보내온 이메일에 써있던 그 말. 그리고 그 아이와 함께 봤던 2008년 토이 공연.
 
 - 언젠가 내가 '오빤 정말 좋은 사람이야' 라고 말했다며, 그래서 <좋은 사람>을 들을 때마다 내 생각이 났다던 남자친구.

 - 좋아했던 사람과 헤어지며 들었던 <소박했던, 행복했던>.

 - 토이 공연 티켓을 구하지 못해 발 동동 굴렀던 2001년 그 <여름날>.

 - 스무살, 감수성 예민한 남자친구를 만나, 어쩜 넌 다른 남자애들과 다르게 이런 음악을 좋아할 수 있냐고 좋아했던. 그래서 이어폰을 나눠끼고 함께 들었던 토이 3집.

 - 촌스럽다고 킥킥대고, 그래도 몇번이나 플레이해서 봤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의 뮤직비디오.

 - 우리 나중에 꼭 토이 공연 함께 가자고. 우리 서로, 음악을 영원히 좋아하는 어른이 되자고 약속했던 고등학교 친구들. 그리고 그 애들과 함께 나눠 읽었던. <익숙한 그 집앞>

 - 언제나 라디오 앞에 앉아 그의 이야기에 울고 웃은 고등학생 나. 라디오 키드.


각기 다른 필름을 꺼내어 영사기에 넣으면
다른 영화들이 상영되듯.

그의 음악 한곡 한곡에 내 지난 청춘의 나날들이 빛바랜 필름이 되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의 음악을 플레이 할 때마다. 내 10대와 20대의 지난 날들이 함께 떠오르는.
내 인생의 필름같은 그런 사람. 그런 음악.


11년전 수능이 끝나고, 그간 듣지 못한 라디오를 켰을 때,
그가 언제나있던 그 곳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확인했던 그 순간.
울컥 눈물이 솟아올랐던 잊을 수 없던 그 순간.

지친 퇴근길.
아무렇지 않게 켠 MP3 라디오에서 그 사람의 목소리가 따듯한 시그널에 얹어져
내 마음을 울리고 있는 11년이 흐른 뒤의 지금의 나.


언제나 같은 목소리.
같은 곳에 있을것만 같은.
그래서 '내 마음이 돌아갈 한군데' 쯤은. 
여기, 라디오 천국이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

유희열.

고마운 사람.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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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유희열 라천의 주제는 '청춘의 송가'였다.
비를 뚫고, 음악을 타고. 유영하는 내 지난 날의 기억들이 이제는 더 이상 아프지않고,
그저 알싸한, 코끝 찡한, 아련함을 가져다 주어 참 다행이라고 느꼈다.

"감동은 아픈자의 특권이다."

그녀가 말했다.

"우리에겐 청춘의 송가가 무엇이었지?"

오래전 배낭여행을 다녀온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배낭 여행객들이 유럽의 명소로 손꼽히는 광장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Nirvana의 노래를 부르자
국적도 다르고, 피부색도 다르고, 말도 다른
많은 청년들이 다같이 불렀다고 한다.

그 얘길 듣고 이런 생각을 했다.

만일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우연히 모이게 돼서
캠프파이어같은걸 하게된다면
과연 어떤 노래를 합창하게 될까.
많은 사람들한테 가슴아린 추억이 있는 노래.
한 시절을 관통하는 젊음의 서러움이 서려있는 노래.
그런 노랜 무엇일까.

청춘의 송가는 여행지에서만 생각나는 것이 아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자연스럽게 볼륨을 키우게 되는것.
친구가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고 그 노래를 부르면 저절로 합창하게 되는것.
공연장에서 그 노래가 나오면 수많은 관객들이 다 같이 따라부르면서 눈물을 글썽이게 되는 것.
젊음의 감수성은 그런 노래 목록을 만들기 마련이다.


그녀가 말했다.

스무살 무렵.
그 땐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것에도 상처받았고.
내일마저 불확실했기 때문에
무언가에 열렬히 빠져들 수 있었어.
그리고 그 노래들이 우리의 빈 곳을 채워줬던 거야.
스무살 무렵에 만났던 구슬픈 청춘의 송가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다시 느낄 수 없는 유일한 것인지도 모른다.


감동은 아픈자의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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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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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했다.

"'행복이란 따뜻한 한마리의 강아지다.'
이런말 들어봤어?
참 따듯한 말이지?"


'행복이란 따뜻한 한마리의 강아지다.'
이것은 스누피를 그렸던 작가, 찰스 슐츠가 한 말이라고 한다.
그는 평생 비글종의 강아지인 스누피를 주인공으로 그림을 그렸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비글이란 녀석은 웬만한 애견가도 두 손들게 하는 지독한 말썽꾸러기들이다.
그런데 그 사람의 만화를 보면
비글종의 강아지가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쓰고, 철학적인 사고까지 한다.


그의 만화을 보고있으면 그가 얼마나 동물을 사랑하는지,
또 동물들의 마음을 얼마나 잘 꿰뚫어보는지 알 수 있다.
사람도 동물 중 하나니까.


그녀는 이런 이야기를 이어갔다.
강아지들은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비결을 알고있다.


그들앞에 테니스 공을 하나 주면
그 테니스 공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테니스 공이 된다.
끝없는 호기심때문에 그들은 결코 지치지 않는다.
끝없이 공을 물어오고, 주인에게 다시 또 다시 던져달라고 떼를 쓴다.
마치 공놀이 안에 세상의 모든 비밀이 있다는 듯이.


강아지들은 매 순간을 200% 즐기는 법을 알고있다.
그 비법은 간단하다.
첫째로 지금 자신의 눈 앞에 있는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둘째, 사랑하는 사람과 있는것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라는걸 그 사람에게 끝없이 표현하는 것이다.


그녀가 만화책을 내려놓고 말했다.
"그러니까. 행복은 강아지한테 배우면 돼."


과거에 살지말고, 미래에 살지말고 항상 현재에 살면 행복해진다.
그래서 후회도 두려움도 없어지면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2010년 4월 5일,
유희열 라디오천국 <그녀가 말했다> 코너에 나왔던 이야기인데.
어쩐지 마음에 쿵 떨어지는 이야기였더래서...

과거에 살지 말고,

미래에 살지말고,

항상 현재에 살도록 하자.


(사진 모델은 우리 딸 똥가지. 작년 봄-)
("따뜻한" 이라는 단어를 읽는 혈옹의 목소리가 너무나 따뜻해서 아찔했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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