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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

15년만에 그의 두번째 앨범이 나오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는데,

그의 음악은 여전히 이렇게 그 자리에 있다니.

가사도, 음악도, 그의 목소리도, 심지어는 외모까지.


'15년'이란 시간은 나에게만 이렇게 흐르고,

그에게는 흐르지 않은 것 같다. 

다른 시간을 사는 사람. 

쉽지는 않았겠다, 지난 날들이.


모든게 그대로인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니,

그는 나무처럼 같은 자리에 있었고, 

'나를 버려야 지키는 나를, 

나를 지키려 못 버린 나를 

돌고 도는 나를 기다려 준'건, 

내가 아니라 이 사람 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더 자유로워지겠다던 사람.

그리하여, 이제, 이렇게, 당신의 음악이, 

세상 밖으로-


좀 더 자유로워졌나요?


앨범 내 줘서 고마워요. :)



 p.s. 5월 공연 예정이시라고...! ㅋ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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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

저자
허지웅 지음
출판사
아우름 | 2014-03-0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허지웅 5년 만의 신작 출간! [마녀사냥] [썰전] 마성의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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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이 이렇게 유명해지기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그의 글을 좋아했는데,

명쾌하고 담백한 문체가 참 좋았다.

별로 어려운 말 없이 논리를 풀어내는, 하고자 하는 말을 명확하게 하는.

가끔 온라인에서 그와 싸우는 사람들이 (그는 거의 언제나 싸우고 있었으니까. 엥) 논리로 그를 공격하기보단

"어려운 말 골라서 말 어렵게 한다"고 까는 경우를 난 이해할 수가 없었을만큼. 


그랬던 그의 첫번째 소설.

정말 금방 읽히는 소설이었고, 또 허지웅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과연 이게 베스트셀러 1위까지 할 수 있을 소설이라곤 말하지 못하겠다.

뭐. 베스트 셀러라는건 꼭 그 작품 하나만으로 이야기 될 수는 없는 팩터가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그럼에도 책의 마무리가 좋았다.

나도 이렇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마음을 얻기 위해 사랑을 볼모로 상대를 겁박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신념을 지키기 위해 남을 희생시키는 사람보다 남의 신념을 위해 내가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것이 아니면 오직 저것뿐이라며 세상만사를 재단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과거만이 오직 숭고하고 고단했다는 자신감으로 남의 인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얹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만의 진심에 취해 남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될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안아줄 때는 핵전쟁이 일어나도 그 사람만은 피폭되지 않을 만큼 꼭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들을 조금은 덜 까먹는 사람이 되고 싶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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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13 - 가지

Diary/2014 2014. 3. 13. 17:24




가지가 나에게 왔을때 하고 있던 목끈. 

그리고 어릴때 빠진 젖니 두개.

저 장난감 같은 어금니를 볼 때마다 이가 간지러워 하루종일 빨래통을 물고 씨름하던

조그맣고, 호기심 많은 어린 가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가끔 가지의 눈을 보고 있으면

한치의 의심도 없이 스스로가 사랑받고 있다고 믿는다는걸 느낀다.

그게 참 고맙다.


마크 롤랜즈의 말대로 최선을 다해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는,

동그란 시간을 살고 있는 녀석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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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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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서 자주 틀어놓는 영상.

숲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도 좋고, 

재일의 피아노 소리는 더 좋다.


어린시절 내 또래의 소년이었던 그가 (실은 그렇게 봤던 그때에도 그는 이미 천재 소년이었지만,)

지금 이렇게 멋진 남자, 사람, 그리고 뮤지션이 되어,

이런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게,

세상에 없는 무엇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는게

참 미묘한 감정을 불러온다.



멋진 음악,

멋진 영상.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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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규호.



우울해서 죽을 것 같은 하루였는데,

이 오빠가 날 살렸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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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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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05

Diary/2014 2014. 3. 5. 15:43

수영 3일차.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누가 그랬나.

어릴때 그렇게 수영을 좋아하고 잘 했었는데. 낯설다. 낯설어서 아직은 재밌고.

사실은 재밌다고 느끼지도 못할만큼 정신없이 새벽에 눈 뜨자마자 수영장에 가서 물에 몸을 담그고 있다.

그냥 나는, 물 속에 내가 담겨있다는 느낌이 좋다. 수영장 냄새도 좋고.



어제는 자려고 누워있는데, 

문득 난 이제 내가 숨쉬는, 살아가는 이 곳 말고는 아무곳에도 안식처가 없다는걸 깨달았다.

스스로를 열심히 돌보지 않으면 안되는구나, 라고 생각하니 외로워졌다.

떠날 날이 슬슬 다가오니 두렵기도 하다. 어디서 어떻게든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생활을 하겠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너무 많이 타협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멈출 수 없다면, 계속 나아가야 한다면 내가 계획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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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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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21

Diary/2014 2014. 2. 21. 15:25

안녕 아저씨?


생일 축하해. :)

보고싶고,



듣고싶다. 


곧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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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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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배신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출판사
부키 | 2011-04-0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긍정주의는 미국의 신사상 운동에서 태동하여 신복음주의 교회 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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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로 시작하는 동요가 '양성평등 저해'의 이유로 유해 판정이 났을때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만일 이 노래가 유해하다면, 이건 '아빠'의 문제가 아니라 '힘내세요'의 문제라고. 


힘내기를 강요하는 사회.

긍정과 힐링으로 넘치는 사회.

긍정적이지 않음을 약점으로 여기고, '극복'해야 할 문제로 여기는 사회.

이 아이러니에 문제를 던지는 책이 바로 애런라이크의 '긍정의 배신'이었다. 


동기 유발 산업은 이런 새로운 현실을 교정할 수 없다. 동기 유발 산업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현실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고치라고 제안하는 것뿐이다. 기업 구조 조정은 환영해야 할 즐겁고 진보적인 변화이고, 실업은 스스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회이며, 새로운 ‘승리자’집단은 격동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기업들이 동기 유발 업체에 높은 비용을 치르면서 해 주길 바라는 일도 바로 그것이다. p. 164




이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는 아마도, 모든 문제를 당신에게 떠넘기기 위해 '긍정'이라는 교묘한 방패막을 쓸 것이다.

'긍정적이지 못한 개인'을 질타하면 모든게 쉬워지니까. 

조지 클루니가 주연을 맡았던 <up in the air>라는 영화도 떠오른다. 해고 전문가 조지 클루니가 누군가에게 해고를 통보하며, 이걸 기회삼아 너의 꿈을 찾으라고도 하지. 얼마나 달콤한가.


경영진이 더없이 사치스러운 세계에 격리되어 살아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폴드는 집을 다섯 채 가지고 있었고, 그레고리는 롱아일랜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집들 중 하나에서 헬기로 출근했다. 더즌홀은 위기관리에 관한 책에서 “걸프스트림에서 리무진으로 갈아타고 4성급 호텔에서 열리는 모임에 가는 인물은 끊임없이, 그리고 무비판적으로 점점 강화되는 인공의 환상 속에서 살게 된다. 그것이 문제다. 그는 삶의 알력에서 유리되어 마음에 드는 말만 들으면서 신격화된 존재가 된다. 최고급 제트기인 걸프스트림을 타고 3만 피트 상공에 떠 있으면 수많은 모기지 계약자를 탈선으로 몰고 간 일상의 위기 같은 건 당연히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아파 일을 못하는데 의료비 청구서가 쌓이고 차가 고장나 비싼 수리비가 들고, 갑자기 직장에서 해고되는 일은 시시하게 보일 테니 말이다. p. 262-263








애런 라이크의 비유대로다. 로또를 몇번을 맞아도 국내 최고 기업 총수의 재산을 따라 잡을 수 없다고 한다. 

일상의 위기를 맞는건 내가 게으른 탓이지 구조의 문제가 아니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의 거대한 음모일지 모른다.


이 책에 따르면 미국으로 건너온 유럽의 칼뱅 장로교의 지나친 금욕주의로 인한 '신경 과민'과 '우울증'을 극복하는 과정, 그리고 자본 주의의 발달로 인해 이런 과도한 긍정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긍정적 사고에서 제시하는 화려한 우주는 북극광이 드넓게 펼쳐져 빛나는 가운데 욕망이 그것의 실현과 자유롭게 결합하는 곳이다. 거기서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 당신이 바라는 그대로 이루어진다. 꿈은 밖으로 나가서 자기를 실현하고, 소망은 명확하게 표현하기만 하면 된다. 그 우주는 지독히 외로운 곳이다. p.110


자, 과연.

이 과도한 긍정으로 피로해지고 지쳐가는 지금이 지나가고 나면  어떤 시대가 도래하게 될 것인가. 

모두 지독하게 외로운 우주에서 미아가 되어 표류하게 될지도.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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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04

Diary/2014 2014. 2. 3. 11:55

어떤 여행자가 그랬지.

여행에서 돌아와 현관문에 열쇠를 꽂는 순간부터 한숨이 난다고.


스물 네 살부터 정식으로 독립해 나와 살면서 짧게는 1년, 길어봐야 2년씩 거처를 옮기며 살았다.


내 몸 하나 쉴 수 있는 그 작은 집들에, 늘 정 붙이며 살았으니

때론 내가 달팽이나 거북이 같기도 했고

신림동 달동네 언덕배기로 귀가할 땐,

동굴 속에 숨어드는 상처입은 동물처럼 느껴진 때도 있었다.



일주일짜리 여행을 마치고,

라오스의 가로등없는 어둑한 밤 거리가 편안했던건 

2년 반째 되어가는 이 시골 생활 덕분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집에 돌아가는 그 밤길이,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그 순간이,

그래서 온전히 다시 혼자가 되어 누워있던 그 순간이,


나는 참 좋았다.

돌아오지만 않는다면 여행은 멋진것이라던 괴테의 말이 언제나 맞는건 아닐테지.





여행을 다녀와서 나를 무겁게 누르던 하나의 그리움이 사라졌고, 

또 다른 하나의 집착이 사라져있음을 깨달았다.

누구 말대로 메콩강에 다 버리고 왔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들의 삶과 생활, 그리고 그곳의 많은 여행자들과 섞이고 녹아드는 여행을 하고 돌아오니

온전히 내가 나에게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하다.

더 넓어진 여행의 스펙트럼. 


점점 좁아지는 스스로가, 낯섦의 부재가 괴로웠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조금 뭔가 답을 찾은 기분이다.

어쨌든 다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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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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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랑일까 (2012)

Take This Waltz 
8.3
감독
사라 폴리
출연
미셸 윌리엄스, 세스 로겐, 루크 커비, 사라 실버맨, 제니퍼 포뎀스키
정보
드라마, 코미디 | 캐나다, 스페인, 일본 | 116 분 | 201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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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는 <우리도 사랑일까>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으나,

원작 제목은 레너드 코헨의 노래 제목과 같은 <Take This Waltz>이다.

영화 속에 레너드 코헨의 노래에 맞춰 왈츠를 추는 장면이 꽤 인상깊게 나오기 때문에 우리나라 제목이 좀 아쉬웠다.


영화를 채우는 건 다양한 '색(color)'들이다.

화면 속  다채롭던 빛과 색의 향연은, 이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사실은 그것이 또 다른 색깔의 사랑임을 말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다.

화려하고 강렬하지 않아도,

그래서 드러나기 어려워도,

은은하게 물들어 있는 색도 그 나름의 사랑의 색깔일 것이다.


방 안으로 빛이 길게 들어오던, 나른한 오후.

미쉘 윌리엄스의 외로워보이던 눈빛의 엔딩 장면이 기억난다.


화려한 빛깔의 사랑도, 언젠가는 빛으로 그 색이 바래져갈까.



레너드 코헨의 노래가 제목이었으나,

Jason Collett의 <Rave on Sad Song>이란 곡이 참 좋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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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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