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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07

Diary/2014 2014. 1. 8. 12:13
social과 non-social의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틀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옳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자신의 방식에 대해 회의를 품는걸 보고 내가 옳을 수도 있다고 희망해본다.
혼자만의 여행이 틀림없이, 아주 여러가지 의미로 필요하긴 할 것이다.

그러나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밥벌이에 대하여, 걱정부터 앞선다.
트라우마라 해도 좋다.
그게 무엇이든 가난이 두렵고, 답습이 두려운 것이다.

가난한 삶을, 내가 또 견딜 수 있을까?
다시 두려움의 문제에 당면한다.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면,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믿는다면,
그래서 내가 non-social 하다고 정의 된다면,
social 이란 단어 어딘가에 human이 감춰져 있다는 것이다.
Is it true? Who should define it?

날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과
이해가 필요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난 어쩌면 '이해' 가 간절히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다.
끄덕임이 그립다.

 
분명 난 너였고 너는 나였는데
벽에 다다른 순간, 너는 방향을 틀었고, 다시 달려나갔다.
달려가고 있는 너의 등을 부러움, 질투, 그리고 그리움을 담아서 보고있다.
멀어진다는 건 이런거겠지.
그리고 난 이제 어디로 방향을 틀어야 하나, 기웃대고 있다.
아직도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존재한다는건 행운이고,
여전히 스스로를 온전히 다 믿지 못하겠는건 불행이다.

어느 방향이든,
네가 그렇게 달려가다가
한번쯤은 돌아봐서 끄덕여준다면 그것도 나쁘진 않겠다.
고개를 끄덕여줄, 한때는 나였던 네가, 너무 멀리있어서
이렇게 가끔씩 나는 의기소침해지나 보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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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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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부터 이승환을 앓았다, 이상하게. 그가 무척이나 보고 싶어 기다렸던 공연.

가을에 GMF에서 보긴 했지만, 그래도 추운 겨울, 그의 지난 날들의 음악이 듣고 싶었다. 그럼 좀 따듯해질까.

춥고, 눈 내리고, 길이 얼어 걷기 힘들었던 날. 오랜 소원처럼 그의 음악들을 만났다. 



#1. 이제 나보다 우리를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대뜸 하수상한 시절에 안녕들 하시냐는 인사로 운을 뗐다. 

공연 때문에 정신 없을 줄 알았는데, '특별 회고전'이라는 공연 타이틀에 걸맞는 아련한 인사를 나눌 줄 알았는데, 그가 뱉는 인사가 서늘하다. 공연은 1집부터 10집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오면서 앨범 하나하나, 그 시절 이야기와 노래들을 들려주는 형식이었다. 1,2집 때 이야기를 하면서 유난히 '조력자들'이란 말을 많이 썼다. 문득 이 공연이 본인의 지난 날들을 돌아보는 의미보다 그렇게 함께한 '조력자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공연이었을까? 하는 생각.

영상속의 더 클래식(김광진), 정지찬, 유희열, 이규호, 그리고...... 오랜만의 오태호. 

붕장어에 소주 한잔을 마시며 단돈 만원에 샀던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박신혜양이 그런 말을 했더라. 이승환이 꿈을 향해 달려가되,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줬던 사람이었다고. 그게 감사했다고. 그 주변에 함께하는 수 많은 '조력자들'을 보면서, 어쩌면 이건 이승환 본인 삶의 모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의 꿈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가면서도 절대 주변을 잊지 않고 고마워 할 줄 아는 사람.



#2. 나는 예전보다 훨씬 더 노래를 잘 하거든요


이런 저런 방송 섭외가 들어오는데 다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엔 히든 싱어도 거절했다고. 아쉬워 할 팬들 맘을 알았는지, 어느 티비 프로에서 이승환 모창을 했다는 청년을 섭외해 공연에서 직접 '히든 싱어' 무대를 만들었다. 모창하는 청년이 이승환의 어떤 창법의 특징을 정확히 짚어낼 수는 있을지언정 그 목소리의 깊이와 가창력은 사실 비교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청년을 들여보내고 이승환이 말했다. "난 그때(예전)보다 훨씬 더 노래를 잘 하거든요." 이건 자랑질도 아니고, 자기 과시도 아니고 그냥, 그대로, 사실이었다.


매 순간을 죽을 각오로 무대에 오르고, 실로 가끔 무대에서 1분도 넘는 순간 동안 숨이 쉬어지지 않는 경험도 했다고. 우스개처럼 이자까야에 가면 요즘 메뉴판이 잘 안보인다는 말도 했지만,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나이 들어가면서, 음악 한 가지를 위해 포기 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겠지. 그래서 건강을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일테고. (그래도 내 또래 중에 내가 제일 건강할걸? 이라던 그의 멘트) 음악 때문에 연애를 하는 것 조차 두렵다는 사람. 장난처럼 말했던 '욕정'이란 말은, 그의 음악에 대한 욕망처럼 느껴졌다.



#3. 이 지긋지긋한 얼빠들 


"돈이 있어야 내가  하고 싶은 음악들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20대의 청년이 음악으로 번 돈은 오로지 음악에만 쓰겠다고 팬들과 약속했다. 약속. 팬들. 아주 많은 날들을 함께한 팬들. 이제는 소리 지르는게 무섭다며 놀려댄 '독신녀'들. 토요일 공연을 보러 오는, 불금이 뭔지도 모르는, 월요일이 힘들어 일요일 공연은 못 다니는, 그런 늙은 팬들. 그래도 센스 넘치는 팬들. 공연은 2/3 지점 뒤에서 봐야 제 맛인데, 아직까지도 앞자리를 사수 하는 '이 지긋지긋한 얼빠들'. 놀려대는 그와, 그래도 좋아하는 팬들의 관계를, 나도 좀 알 것 같다. 세월이 만들어낸 것들.


공연장 앞 팬들의 화환


#4. 난 서서히 내리막을 준비해 왔나봐요



하고 싶은 음악과 세상이 바라는 음악의 괴리. 조작이든, 조작이 아니었든 '사실'은 중요치 않았던, 은퇴하고 싶게 만들었던 사건들. 그럼에도 결국 한 길을 걷고, 그 안에서 무엇인가를 이뤄낸 자. 97년까지 자신의 인기는 정점을 찍고, 이젠 자신의 내리막을 담담히 보고 있다는 사람. 

그건 내리막이 아니라 그냥 아름다운 노을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려면 어떤가.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별도 뜨겠지. 그 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빛들이 보일텐데. 그의 음악은 여전히 반짝반짝 빛이 날텐데.




공연이 끝날 무렵, 조명으로 생긴 그의 그림자가 관객석 왼쪽 벽에 너울거리는걸 한참 보고있었다.

그의 몸짓이, 그림자를 통해 더 선명하게 보였다. 난 그의 그림자를 볼 일이 없겠구나, 싶어서. 그렇게 한참을 바라봤다.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던 겨울의 어느날, 라디오 DJ가 그에게 "20세기에 버리고 싶은 것들"을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이렇게 말하면 재수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저의 초창기 앨범들을 버리고 싶어요." 이유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지만, 그 시절의 촌스러운 모습들과 영상들, 음악들을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같이 보며 즐길 수 있을 여유가 생긴걸까? 그렇길 바라본다. 많은 시절 그의 음악을 들으며 울고 웃었던 수 많은 팬들 중 한 사람으로써.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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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208

Diary/2013 2013. 12. 9. 01:55

이틀 전 밤, "서태지 은퇴"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응답하라 1994> 때문인걸 알고 보는데도 마음이 가라앉았다.

지금도 이런데 그땐 어떻게 견뎠나 싶은 마음이다. 

아마도 그리움과 상처의 크기를, 그 실체를 감히 어림짐작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내 앞에 있는 거대한 산이 몇 미터고 내가 그걸 넘어야 한다고 누가 미리 보여준다면, 겁부터 먹을테니까.

그 때로 다시 돌아가 똑같은 크기의 상처를 견디라고 하면, 다시 할 자신은 없다. 


그 드라마를 챙겨 보진 않지만, 

오늘 저녁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재방송을 하는걸 보고 그 부분을 다 봤다.



삼천포가 윤진이한테 "서태지가 왜 좋냐"고 했을때 윤진이가 그러더라. 

학교서 아무도 내랑 안 놀아줘도 암시랑또 안 혔다고. 

"태지오빠 노래만 들으면 그냥 나가 막 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당게"


윤진이도 곧 알게 되려나. 

그래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강해진 그 마음으로 많은 날들을 버티게 될 거라고.

그가 돌아올거라고 기다리고 믿는 시간들을 통해 자라고, 또 더 많은 날들을  견디게 될 거라고.



이제 와 보니 그렇게 어린 애들을 울렸던 서태지도, 

사실은 참 어렸더라.  


드라마를 보고, 그 시절 그렇게 어렸던 우리의

서로를 놓아주고, 떠나보내는 마음들이 애틋하고 슬퍼 조금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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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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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라는 말도 없이

저자
김동영 지음
출판사
| 2013-11-1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나만 위로할 것]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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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읽는 생선의 책은 소설이었다. 

책 때문에 힘들어 하는 글을 몇번 트위터에서 봤는데, 그게 소설이었구나. 조금 놀랍기도 했다. 그가 소설을 쓰다니.

두번째로 샀던 생선의 <나만 위로할 것>을 먼저 읽고, 그리고 바로 이 소설을 이어서 읽었다.


내가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서른에 미국으로 여행을 떠났던 그의 여행 에세이를 읽었더랬다.

외로움과 침묵을 정면으로 마주보는 여행.  지나가는 계절 속을 통과하는 여행. 내 안에 꾹꾹 담아서 토해내지 못하는 말들을 쏟아내는 여행.

꿈꿨지만 결국 하지 못했던 것들.


그리고 서른 셋에 펴들은 <나만 위로할 것>은 그가 서른셋에 아이슬란드로 떠났던 여행기더라. 

우습고 별것 아닌 일이지만, 또 조금 신기하기도한 우연.


그러고 바로 이어 읽은 <잘 지내라는 말도 없이>는 어딘가 <나만 위로할 것>과 이어져 있는 것 같았다.

혹시 아이슬란드에서 만났었다는, 그에게 담배를 빌렸던 열일곱 두 소녀들 얘기가 모티브가 되어 시작된걸까. 

오래전 미국여행을 하며 '왼팔을 씹어 먹고 싶을만큼 외로웠던-' 과 같은 문장은, 실제로 생선이 썼던 문장들이기도 했고, 남자 주인공의 배경 또한 그와 닮아있었다.

그래서 이 소설은 80%는 소설이지만 20%쯤은 그의 에세이같기도 했다.


"선사시대 인류의 유골을 조사해보면 태반이 살해당한 것이라 한다. 두개골에 구멍이 뚫려 있거나 뼈가 예리한 것으로 잘려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연사는 드물었다. 치매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때까지 살아남기도 어려웠을 테지.나는 선사시대에 속한 인간인데 엉뚱한 세상에 떨어져, 거기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그 벌로 치매에 걸린 것이다." 

-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이 소설을 읽고 김영하 작가님의 소설의 한 부분이 생각났다. 


우린 이제 '너무 오래 살기 때문에 생기는 병'에 걸린다. 

세상은, 과학은, 끊임없이 불로 장생의 세계를, 그리고 '신의 영역'을 향해 달린다. 존 그레이의 말처럼 과학은 이 모든걸 다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사람들에게 품게 한다. 

과연 우리가 어느 순간 더 이상 늙지 않는 외모를 갖게 된다면, 지금보다도 수명이 훨씬 길어진다면,

 그 때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될까. 

'자연스러움'을 거스를 수 있는 의지는 우리에게 얼마만큼이나 있을까.

그 모든것이 다 통제 될 수 있는 세상은 과연 천국일까, 지옥일까.


지금의 내 대답과 10년 후, 20년 후의 내 대답은 아마 달라질 수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아직, 죽는 것보단 사는게 더 두렵다. 제대로 살아내지 못할까봐 무섭다. 


Kurt Cobain의 천천히 소멸되는 것보단 한번에 타버리는 것이 낫다고 했던 말 때문인가.

소설 속 주인공들이 그의 음악을 들었기 때문인가. 

책을 덮고 유난히 Kurt가 그리워져 오후 내내 Nirvana의 음악을 들었다. 그가 그 말을 남기고 떠났을 땐, 그게 그저 멋있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젠 난 그 때 그렇게 떠나버린 Kurt Cobain보다 더 나이들었으며 결코 그게 '멋있기만 한 문제'만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커트 코베인과 헤밍웨이는 스스로 머리통을 날렸고,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기타리스트는 이 세상에서 종적을 감췄다. 그랬다. 많은 뮤지션들과 작가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세상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내게는 그들의 음악과 문장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것들은 내 인생의 한 부분을 누르고 있었다. 그 음악들과 책들에 열광했을 때 나는 젊었다. 그리고 그것들 위에 내 기억들을 쌓아올렸다. 젊음의 힘으로 더 많은 음악과 더 많은 문장들을 구걸했다. 그것이 노인이 된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p.57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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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10

Diary/2013 2013. 10. 10. 17:48

변하지 말아주세요.


아주 이기적인 욕심으로 이렇게 바라본다.


변하지 말아주세요.

당신이 변해버리면,

그 시간속의 우리도 다 변해버릴 것만 같아서.

박제된 그 시간이 지금의 나한텐 가장 소중해져버려서.


지금 내가 붙잡고 있을 수 있는게 

그 시간속의 우리밖에 없어서.



변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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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906

Diary/2013 2013. 9. 6. 12:18

어떤 음악을 듣고 있다.

떠오르는 기억들이 무겁다.

잊으면 편할까 싶은데. 그러기엔 아직 나에게는 붙잡아 두고 싶은 기억들이 더 많다.

기억은 중력의 법칙을 받지 않아서, 대부분 어딘가로 날아가 버린다고 김중혁 작가님이 어느 소설인가에서 말했는데.

날아가버릴까 풍선을 꼬옥 쥐고 있는 어린 아이의 심정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 모두 그러안고 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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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29

Diary/2013 2013. 8. 29. 15:12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고 생각한다.

많은 일들이 있은 후에도, 난 여전히 여기에서. 별로 달라지지 못한 모습으로 서 있으니까.

하지만 모르겠다.

66살쯤 돼서, 평생을 매달려왔던 일을 접고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면 달라질 수 있을지도.


절대 뜨거워지지 않는 사람이라, 

누군갈 뜨겁게 사랑하지도 못하는 대신, 뜨겁게 미워하지도 못한다.

대신 마음에 서늘한 칼을 품고, 관계를 과감히 끊어내는쪽이 편하다.


그녀를 아직도 뜨겁게 증오하고, 미워하고 있는 누군가를 보며, 

저런 증오는 뜨겁게 사랑했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미 끊어내버린 관계.

그녀가 진짜 변했든, 변하지 않았든, 

나에겐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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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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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모든 것

저자
정이현 지음
출판사
창비 | 2013-07-0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996년 5월의 어느 날 봉인되고 멈춰버린 쓰라린 성장의 이야...
가격비교


정이현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정이현 소설을 읽게된다.

내가 여고, 여대를 나왔고, 그녀와 동시대를 살았고, 그녀가 그려내는 사람들이 아마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과 

그렇게 멀지 않았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쓴 몇권의 책을 읽고 나니 그녀의 작품들이 대단히 밀도 있는 작품들은 아니지만, 

그녀만의 특유한 문장과 느낌을 분명히 구분해 낼 수 있다.

그리고 책 속의 문장들 역시도, 그녀가 그려내는 여자들과 어딘가 분명 닮아있다.


안녕, 내 모든것. 

이 책이 처음 기획 될 무렵부터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의 '내 모든 것' 이라는 노래를 모티브로 

그녀가 소설을 쓰고 있단 얘기를 얼풋 들었는데, 그 땐 그저 제목 정도만 따 왔겠거니 했다.

읽고보니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도 등장하고,

90년대에 나와 함께 10대를 보냈던 아이들의 이야기다.


전작들에 비해서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

특히 이 전에 나왔던 '사랑의 기초'에 비하면 훨씬 좋았다.


가족의 부재, 어리고, 어리석었던, 사랑을 하던, 꿈을 꾸던, 그랬던 날들에 대한 이야기. 


나의 10대.

삶이 그렇게 죽음과 닿아있다고 느꼈던 때가 있었을까. 

백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지만,

그때의 서태지와 아이들에 빠져들었던 내 모습과, 

그 때의 그 해맑디 맑은 태지가 계속 그리워서 심장이 몽글 몽글.

과거에서부터 쭉 이어져 온, 어떤 것들.

손 내밀면 닿을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분들 때문에 눈물이 날 것 같았던,

그런 책.




창밖은 여전히 신비로운 어둠이 점령하고 있었으나, 차차 묽어지다 곧 희붐하게 밝아올 것이다. 날이 밝고 나면 그때 우리는 우리가 살았던 내일에 대해, 다시 도달하지 못할 어제에 대해 조금쯤 더 알게 될까.


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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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02

Diary/2013 2013. 8. 2. 13:07

#1. 긴팔에 카디건을 걸쳐줘야 오피스 패션의 완성....이 아니라 이렇게 해야 에어컨이 심하게 나오는 여기서 하루 버티고 앉아있다. 어젠 반팔을 입고 왔더니 카디건을 걸쳐도 너무너무 춥고 머리 아파서 그냥 퇴근해버렸네. 여름이 지겹다. 내내 가을을 기다리고 있지만 가을은 잠깐일테고, 더 견디기 힘든 길고 긴 겨울이 오겠지. 그리고 또 한살 나이를 먹고. 이렇게 사는게 맞는건지 요즘 계속 생각중이다. 아닌것같다, 아무래도. 


#2. 울산에서의 나의 하루를 읊어주자, 그애가 말했다. 넌 참 편안해 보인다. 안정된 삶을 살고 있네. 내가 이 안정됨과 규칙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아느냐고 반문하려다가 꿀꺽 말을 삼켰다. 울산에서의 나의 삶엔 이 regularity가 중요하다. 얼마전 김소연씨의 <마음사전>이란 책에서 "조금의 의욕과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한 평안함은, 스스로가 속해 있는 관계와 장소, 시간 따위를 잘 영위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문장을 발견했다. 그녀는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들을 이렇게 명징하게 표현해준다. 그래서 참 좋다. 저거였다. 내가 그날 하려던 말.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인다.


#3. 가지가 뛰어놀다 장미꽃 가시에 살짝 스쳤는데 엄청 아파하길래 "너에게 발톱과 이빨이 있듯 이 장미꽃도 가시가 있는거"라고, "그렇게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거"라고 가르쳐줬다. 그렇다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내가 가지고 있는것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처음 떠올렸을땐 차가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완벽하게 차가워지지 못하는 나다. 어쩌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많은걸 잊지 않으려 애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잊으려고 노력하고, 누군가는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던 프리모 레비의 말을 여기에 인용하면 너무 거창한가. 어릴땐 그의 음악 뒤에 숨어있으면 됐었는데. 세상이 무서울 때, 외롭고 힘들 때 언제든. 이제 그러지 못한다는 걸 안다. 서글프다. 하지만 내 안에 부모에게 받지 못한 seed money가 존재한다면, 그건 그와 그의 음악으로부터 왔을 것이다. 그 시절에 그를 만나 스스로를 소중히 하는 법을 배웠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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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시월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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